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예술과 공학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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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예술과 공학의 만남
예술공학창작소 크래커 김화슬 대표 인터뷰
  • 2020.12.20 16:40
  • by 전윤서 기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운영하는 스페이스 살림은 여성혁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가족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여성가족복합공간이다.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여성 기업, 젠더 관점으로 미래 세대를 성장시키는 기업 또는 친환경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스페이스 살림에 입주해 있다. 여타 스타트업 입주 센터와는 달리 스페이스 살림에는 사무실, 매장, 스튜디오, 시간제 돌봄, 아동동반 공유 사무실, 젠더 관점의 투자 등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갖추었다. 

또한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으로 카페, 마을부엌, 옥상텃밭, 옥상정원, 옥상공연장, 마을 서재 등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이 이끄는 기업, 아이를 돌보는 남성. 고정되어 있지 않은 성 역할을 보여주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연스럽게 성 평등을 배워가는 공간'이다. 라이프인은 스페이스 살림의 입주기업을 찾아가 기업의 고유한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미술 시간. 연필과 물감, 크레파스, 도화지가 떠오르는가? 익숙한 이 풍경이 공학을 만나면 어떻게 달라질까.

■ 예술과 기술이 만나 탄생한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대학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했던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의 김화슬 대표는 평면 회화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것에 한계를 느꼈다고 한다. 졸업 후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되면서 작품 활동도 소홀해졌다. 김 대표가 눈을 돌린 쪽은 다름 아닌 공학이었다. 다시금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자 예술공학 대학원에 진학해 배움의 깊이를 더했다. 대표는 우연히 2014년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한 공모전에 참가한 계기로 인해 예술공학이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접하게 되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디어아트 작품 활동과 예술과 공학을 결합한 예술교육 비즈니스로 이어졌다. 

▲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의 김화슬 대표.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의 김화슬 대표.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김 대표는 "주변에서 예술 작품을 만드는 활동을 하고 싶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없을까 생각했다."며 졸업을 앞둔 당시 심정을 밝혔다. 크래커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15년이었다. 이때 청년창업지원프로그램에 합격해 가장 먼저 교육에 손을 뻗었다. 

크래커(Craker)는 기술이라는 의미의 'Craft'와 만드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Maker'를 합친 단어이다. 그동안 예술과 공학을 결합해 미술 교육을 진행했다. 미술과 전기회로를 접목해 초보 메이커가 즐길 수 있는 미술 놀이 도서도 출간하기도 하고 미술 놀이로 배우는 전기회로 교구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초기에는 수업 내용을 구성하고, 교육 참여자를 모으고, 홍보하고 교육을 실행하는 것까지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었다"며 김 대표는 설명했다. 점차 방과후 학교 또는 기관들과 접점이 생기면서 강사도 양성해 나갔다. 2016년에는 미디어아트 전시에 참여하면서 팀원 개인이 아닌 미디어아트 그룹 크래커(Craker)로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현재는 미디어아트 작품을 기획하고 제작 설치 그리고 미디어아트에 사용되는 기술을 활용한 예술교육을 중점으로 하고 있다. 

▲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작품Seenthesizer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작품Seenthesizer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 '이걸 만들 수 있다고요?'

미디어아트와 연계된 예술교육은 어떠할까? 김 대표는 크래커가 진행했던 미디어아트 연계 예술교육 중 하나를 소개했다. 2018년 대전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작은 미술관에서 진행한 전시로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를 목적으로 한 전시였다. 김 대표는 "지역 상인들을 직접 만나고 지역의 이야기를 듣고, 지역을 알아가는 과정에 지역에 사는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이후 서울 관악구에 소재한 기관에서 은천동에서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지역의 이야기를 듣고 작품으로 표현하는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학교 안에서 진행한 예술 공학 교육 또한 특별했다. 김 대표는 "크래커의 예술 공학 교육은 학생들이 기발한 상상을 구성하는 것부터 또 그것을 기술적으로 실현하는 것까지 가능하게 한다. ‘이걸 만들 수 있다고요?’ 의심했던 선생님들도 아이들의 결과물을 보며 깜짝 놀라곤 한다"라고 말했다. 동작을 감지해 반응하는 소리, 빛이 나는 나뭇가지를 가진 나무. 예술과 공학이 접목된 교육은 개인의 상상력에서 출발해 학생들 저마다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만든 후 그것을 움직이게 하거나 빛이 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표현의 가능성이 확장된다"라고 덧붙였다.

▲ 올 초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진행한 전시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 올 초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진행한 전시 ⓒ예술공학창작소크래커(Craker)

크래커가 만들어내는 작품은 상호작용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예술과 공학이 만났을 때 시너지(synergy)가 흥미롭다. 크래커는 예술과 기술이 접목된 예술작품을 만든다. 하지만 기술이 전면으로 주목되고 관객들이 마냥 신기해하는 상황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기술은 단순히 표현 도구일 뿐이다"라며 중요한 건 '작품을 통해서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이라 강조했다. 특히, 올 초에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크래커가 전체를 기획한 전시의 경우 시민들의 삶이 녹아있는 물건을 빛으로 비추는 작품의 경우 흥미로운 기술효과 뿐 아니라 관객의 추억을 불러일으켜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이때 관객들이 작품의 의도를 알아봐 주고 그 공간 안에 (작품이) 오랫동안 남아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았다."고 말했다.

언제가 가장 뿌듯하냐는 질문에 아이들이 작품을 보러 와 '엄마, 대단해'라는 말을 해주었을 때 가장 뿌듯하다는 김 대표. 앞으로 스페이스 살림의 메이커 스페이스를 활용하거나 입주기업들과의 협업 등 활동을 이어가고 대면 활동이 어려운 시기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온라인 콘텐츠를 확장할 예정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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