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제 해결에 사회적경제는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이 문제를 주제로 사회적경제 전문가, 사회혁신전문가 등이 한 자리에 모여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미래 인재인 청년들에게 최근 대한민국의 현실은 냉혹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학에 입학해 4년을 공부해도 '취업'이라는 더 큰 벽에 부딪쳐 상처받고, 사회에서 소외되기 다반사다. 지난해 청년층(15세~29세) 실업률은 9.9%로 2000년 이래 가장 높았다. 일자리에서의 소외는 개인의 좌절을 넘어 사회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져 더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뉴스토마토'와 '토마토TV'가 사회적경제를 키워드로 삼아 청년 일자리와 미래인재상의 대안을 모색해 보는 '2018 미래인재 컨퍼런스(Future Leadership Conference 2018)'를 지난 23일 개최했다. 청년의 꿈과 사회적경제를 접목해 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결과 사회적 가치 확산의 기회로 자리잡을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모색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컨퍼런스는 '사회적경제와 청년'이라는 의제와 '청년이여, 사회적경제에 도전하라!'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사회적경제는 경쟁과 배제가 아니라 구성원이 서로 협력해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 등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추구한다. 청년들이 일자리와 비전을 찾지 못해 좌절하는 엄혹한 현실에서 사회적경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는 게 이번 컨퍼런스의 목표다. 

이날 컨퍼런스는 이종수 한국사회투자 이사장이 '왜 사회경제인가 - 사회적경제와 청년'이란 주제의 기조연설로 컨퍼런스의 포문을 열었으며,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2030 청년과 함께, 우리가 가야할 길'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이어 이원재 다음세대 정책실험실 'LAB2050' 대표(4차 산업혁명시대, 사회적경제의 역할), 김윤태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과장(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 방향),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체인지메이커를 돕는 체인지메이커), 안지혜 이지앤모어 대표(사회적 경제로 세상을 바꾼다 : 청년기업가의 창업 도전기) 등 전문가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이종수 이사장은 기존연설에서 "공존과 혁신에 기반을 둔 사회적경제는 청년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새로운 시대정신"이라며 "미래사회의 구성원인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꿈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는 시간만큼의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청년들에게 들려 주고 싶다. 청년들의 열정, 창의성,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이 새로운 가치를 요구하는 미래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청년 스스로 길을 개척하라"고 당부했다.

이종수 이사장은 사회적경제의 주요 특징으로는 ▲자발적 참여와 민주적 의사결정에 기반한 조직 운영 ▲구성원간 이익 공유와 사회적 가치 우선 추구 ▲구성원간의 연대와 협력을 근거로 한 상호협력 ▲시장 조직과 경쟁하는 동시에 시장과 정부의 한계 보완 등을 꼽았다.

이 이사장은 "2030세대를 살아가려면 창의적이면서 새로운 직업과 상품, 서비스, 사회적 모델 등을 개발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며 "갈등이 존재하는 사회에서 개인과 가족, 지역사회가 상호 의존적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자신의 목적과 인식을 다른 사람들과 조화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주민 의원은 "우리나라는 노동자의 나라이기 때문에 청년들의 삶이 경제와 어떻게 연관되었는지 알려면 일자리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다"며 청년들이 창의성을 발휘하거나 혁신을 시도하지 못하는 근본 원인을 '사회의 왜곡되고 불공정한 시장구조'로 진단했다. 박 의원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정치권이 힘을 합쳐 평등하고 공정한 '새로운 사회'를 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의원, 기성세대와 청년세대 힘 합쳐 사회문제 해결해 갈 사회구조 만들어야

박 의원은 "사회 구성원들이 소수의 좋은 대기업 일자리만 바라보게 되니, 역동적인 창조와 혁신 역시 불가능하게 된다"며 "기성세대와 청년세대가 힘을 합쳐서 창조성과 혁신성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구조로 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리가르도 IMF 총재는 한국을 '집단자살사회'라고 한탄한 바 있다. 우리 청년들이 마주하는 지금의 한국 사회는 기성세대들의 영향이 크다. 그러기에 기성세대들의 시선만으로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청년들이 지금의 현실에 분노하고 정치권에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 너무도 필요하다. 청년 문제뿐만 아니라 일자리, 교육, 주거 등 한국의 여러가지 사회적 문제에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주제세션에서는 먼저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적경제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이원재 다음세대 정책실험실 'LAB 2050' 대표가 진행했다. 

이원재, 4차 산업혁명시대에 사회적경제 역할 커질 것...노동부, 사회적경제 통한 일자리 창출 

이원재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발달로 기계가 사람이 있던 자리를 대체하고 있지만 환경·사회 등 사회적경제가 풀어낼 수 있는 관련 사회적 문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사회적경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오히려 더 커졌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일자리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윤태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과 과장이 '(문재인 정부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 방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윤태 과장은 "유용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청년들에게 생계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정부도 사회적경제가 발전하고, 사회적경제 활성화로 좋은 일자리가 창출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정과 제도개선을 통해 지원을 효율화 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다. 정부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정책방향에 맞춰 지속가능한 생태계성장 인프라 구축과 사회적경제 붐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청년 사회적기업가 양성과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많은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사회적경제 현장에서 실제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청년들의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는 '체인지메이커를 돕는 체인지메이커'라는 주제로 루트임팩트가 지원한 사회적 기업 사례를 발표했다. 두손컴퍼니, 에누마, 미래교실네트워크 등이 강연에서 소개됐다. 

허 대표는 "사회적기업가는 사업의 목적이 분명하고 기존의 사회적문제를 비즈니스 방법으로 해서 해결하는 사람들"이라며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이 실제로 행동에 옮길 수 있게 돕는 게 루트임팩트 존재 이유이다. 사회 변화를 꿈꾸는 체인지메이커가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안지혜 이지앤모어 대표가 '사회적경제로 세상을 바꾼다 : 청년기업가의 창업 도전기'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지앤모어는 해외의 월경 컵을 수입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기업이다. 월경 때 생리대밖에 쓸 수 없었던 여성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권을 제공했다.

안지혜 대표는 "여성들의 월경문제를 해결하고자 고민하였기 때문에 발전해 나갈 수 있었다"며 "사회적기업을 통해 여성들의 근본적인 월경용품 문제 해결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6회째를 맞는 '미래인재 컨퍼런스'는 '뉴스토마토'가 지난 2013년부터 개최, 청년의 고용문제 해법과 미래인재상을 제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