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무역 왜 하냐고요? 굳이 안 할 이유도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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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왜 하냐고요? 굳이 안 할 이유도 없잖아요"
2020 서울시 공정무역마을운동 포럼 개최
  • 2020.12.04 12:17
  • by 송소연 기자

내가 사는 마을에서 공정함을 알리고 실천하는 공정무역 코디네이터들의 포럼이 개최됐다. 12월 2일 청년문화공간 JU 동교동과 온라인 ZOOM에서는 '공정무역 마을운동 내가 사는 마을부터'라는 주제로 '2020 서울시 공정무역 마을운동 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제2기 공정무역 마을운동 코디네이터 양성과정을 수료한 전문 활동가들이 그동안 지역구에서 진행한 활동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공정무역 마을운동 코디네이터는 공정무역 운동의 가치를 이해하고 자신이 속한 지역을 공정무역마을로 만들어가는 시민운동가다. 작년에 이어 올해 진행된 제2회 양성과정은 서울시 주최 '소비자의정원' 주관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들은 지난 8월부터 12주 동안 진행된 교육과정에서 8주 강의와 4주 실무를 통해 공정무역 전문가로서 필요한 역량을 길렀다. 

한금희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 위원장은 축사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말을 인용해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집을 나서기도 전에 세계의 절반도 넘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있다"라며 "공정무역 마을운동은 연결을 연대로 만들고, 소비를 통해 공동체의 실천을 만드는 운동이다"라고 전했다.

▲ '2020 서울시 공정무역 마을운동 포럼'이 12월 2일 청년문화공간 JU 동교동과 온라인 ZOOM에서 개최됐다. ⓒ라이프인  
▲ '2020 서울시 공정무역 마을운동 포럼'이 12월 2일 청년문화공간 JU 동교동과 온라인 ZOOM에서 개최됐다. ⓒ라이프인  

기조발제는 김아영 소비자의정원 대표가 '시민과 마을, 그리고 공정무역 마을운동'이라는 주제를 통해 공정무역 마을운동의 시민활동가 양성이 필요한 이유와 시민단체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공정무역 마을운동은 저명한 권위자가 가치를 전파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것을 이해하고 공정한 가치를 실천하게 만든 운동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사람'과 '관계'인데 시민단체는 협치(사회의 각 주체가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정책과정)가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라고 설명하고, "지구 반대편에서도 시민의 기본권과 공정함이 실현될 수 있도록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행동하자"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진행된 발제는 서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선영(강서구) ▲함정희(성동구) ▲박지연(구로구) ▲정은주(양천구) 공정무역 코디가 각 지역의 현황에 맞춰 공정무역 마을운동을 설계하고 실행하고 있는 내용을 공유했다.

공정무역 마을운동의 첫걸음 조례 제정 

강서구에서 활동하는 이선영 코디는 '공정무역 마을운동에서 조례제정의 의미'라는 주제로 공정무역 마을운동의 첫걸음인 공정무역 조례 제정의 중요성 알렸다. 강서구 내 공정무역운동은 2019년 이전에는 교육과 캠페인 위주로 진행되어 왔는데, 2019년에 공정무역코디가 생기면서 공정무역 마을운동으로 확장되었다고. 지역의 공정무역을 지지하는 단체로 구성된 강서구공정무역협의회가 만들어졌고, 지역의 활동가들은 공정무역조례를 제정을 위해 힘썼다. 공정무역 전시, 공정무역 꾸러미 전달, 공정무역 티파티, 입법간담회, 정책간담회를 진행하며 끊임없이 구의회에 방문했고, 그 결과 올해 10월 공정무역 조례가 제정됐다. 

공정무역마을이 되기 위해서는 5가지 조건(▲공정무역지지 결의안(조례) 통과 ▲공정무역 제품 판매 ▲공정무역 홍보 및 캠페인 ▲지역사회의(학교, 종교단체) 참여 ▲공정무역운영위원회 구성)을 만족 시켜야 한다. 특히, 공정무역 조례는 공정무역 활성화를 위한 지원의 근거를 제도화하는 과정으로 책임과 성과를 위한 지지 기반이 된다. 

▲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가 제시하는 공정무역마을이 되기 위한 5가지 목표(5 Goals)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
▲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가 제시하는 공정무역마을이 되기 위한 5가지 목표(5 Goals) ⓒ한국공정무역마을위원회

공정무역마을을 확산하는 마중물, 공정무역과 마을을 잇는 공정무역코디

공정무역 코디네이터 과정을 이수한 코디는 지역에서 민간협의회 구성, 활동가 양성, 지원자원의 조사 등의 활동을 추진한다. 성동구의 함정희 코디는 공정무역 실천기관인 마을도서관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정무역 마을운동을 소개했다. 성동구는 2019년 5월 공정무역 자치구 선언을 하였고 올해 본격적으로 공정무역 자치구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책 읽는 엄마 책 읽는 아이'는 지역의 공정무역 단체와 공정무역 마을운동을 함께할 수 있는 단체를 찾고, 공정무역 다과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성동구를 공정무역마을로 만들기 위한 의견을 모았다. 현재 지역 민간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을 논의 중이며, 마을 시민교육을 통해 지역에 공정무역을 알릴 수 있는 활동가를 양성하고 있다. 

박지연 코디는 "구로구는 60~80년대 노동운동을 이끈 지역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현재도 노동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정함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공정무역의 마을의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로구에는 다양한 공정무역 단체가 존재하며 네트워크가 잘 구성되어 있다. 내년에는 성공회대학교가 공정무역 대학을 진행할 예정이며, 공정무역 티파티, 정책간담회를 추진 중이다. 박 코디는 "도서 '가난한 사람들의 선언'에 나오는 '아래로부터의 대안'을 공정무역 코디가 잘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2020 서울시 공정무역 마을운동 포럼'의 토론 장면 ⓒ라이프인
▲ '2020 서울시 공정무역 마을운동 포럼'의 토론 장면 ⓒ라이프인

공정무역 조례 제정 이후 지역사회에 생기는 변화는?

양천구에는 2019년 11월 양천공정무역 협의회가 구성되었고, 올해 6월 공정무역 조례가 제정됐다. 양천구의 정은주 코디는 공정무역 조례 제정을 통해 공정무역운동이 마을 안에서 진행될 수 있는 커뮤니티 운동으로 확산되어 다양한 시민활동가를 연결할 수 있었고, 지역주민을 교육하고 생각을 나누며 실천으로 연결됐다고 공유했다.

김아영 대표는 "시민들이 조례를 만든다는 것은 그 지역 사회에서 시민성을 획득하는 과정으로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다. 이는 생활정치와 연결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2019년 1기 코디 과정 이수 후 현장에서 활동 중인 코디들의 활동과 2기 과정을 수료한 코디들의 연합을 통해 지역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공정무역운동이 코디를 중심으로 조직화되고 있으며 코디들 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공정무역운동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공정무역의 주류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렸다. 

새로운 도전은 아무도 안 해봤기 때문에 계획대로 되기 힘들다. 공정무역코디들은 "실행은 그 상황에 맞춰서 '러닝 바이 두잉(Learning by doing, 실행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는 탐구)' 해봐야 알 수 있으며, 최대한 뜻이 같은 사람들을 모으고, 같이 손을 잡아준다면 일어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약 20명이 넘는 공정무역 코디들이 지역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새로운 시도가 어떤 멋진 결과를 만들어 낼지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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