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살림, 다음 세대의 일과 생활을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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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살림, 다음 세대의 일과 생활을 보여주다
스페이스 살림 강현숙 운영단장 인터뷰
  • 2020.12.02 15:11
  • by 전윤서 기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운영하는 스페이스 살림은 여성혁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가족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여성가족복합공간이다.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여성 기업, 젠더 관점으로 미래 세대를 성장시키는 기업 또는 친환경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스페이스 살림에 입주해 있다. 여타 스타트업 입주 센터와는 달리 스페이스 살림에는 사무실, 매장, 스튜디오, 시간제 돌봄, 아동동반 공유 사무실, 젠더 관점의 투자 등 비즈니스에 집중하고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프로그램을 갖추었다. 

또한 시민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으로 카페, 마을부엌, 옥상텃밭, 옥상정원, 옥상공연장, 마을 서재 등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이 이끄는 기업, 아이를 돌보는 남성. 고정되어 있지 않은 성 역할을 보여주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연스럽게 성 평등을 배워가는 공간’이다. 라이프인은 스페이스 살림의 입주기업을 찾아가 기업의 고유한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 여성을 위한 두 번째 공간이 필요하다
유엔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1995년, 중국 북경에서 제4차 세계여성대회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북경 선언(Beijing Declaration)'과 '행동강령(Platform for Action)'이 발표되었다. 북경 선언과 행동강령은 전 세계 모든 여성을 위한 평등, 발전, 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12개 주요 분야에서 여성의 역할과 권리를 규정했다. 입법, 정책, 예산 등의 모든 과정에 성 평등 관점을 반영하는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를 실천 전략으로 제시하는 등 많은 국가에 성평등 실현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국제적 동향에 따라 우리나라 또한 여성발전기본법이 제정되는 등 성 주류화를 위한 행동에 동참했다. 

이때 만들어졌던 상징적인 공간이 지금의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다. 서울여성플라자의 터는 본래 여성 노숙자 보호시설이 있던 터였다. 여성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바느질과 같은 직업교육이 시행되었던 보호시설이 경기도로 이전하면서 2002년, 한국 최초의 여성을 위한 공간이 탄생했다. 18년이 흐른 지금.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 새로운 단짝 친구가 생겼다. 혁신성장과 몸으로 성평등을 익혀나가는 공간으로 마련된 스페이스 살림이 그 주인공이다. 
 

▲ 스페이스 살림 조감도 ⓒ스페이스 살림
▲ 스페이스 살림 조감도 ⓒ스페이스 살림

스페이스 살림은 여성혁신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가족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과 구름다리로 이어진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7층으로 지어졌으며, 전체면적 17,957m² 규모이다. 이 자리는 미군기지 '캠프 그레이'가 있던 자리였다. 2015년 서울시가 국방부로터 부지를 매입하게 되면서 내부공모에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당선됐다. 애초에 여성의 손 살림, 공예를 통해 창업을 모색하는 공간으로 기획되었지만, 4차산업혁명이 도래하고 경제적 자립도가 낮은 손 살림 분야 특성 때문에 혁신적인 여성 기업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수정되었다. 

■ 일과 생활이 어우러지는 스페이스 살림
스페이스 살림의 강현숙 운영단장은 "사무실뿐만 아니라 우리의 제품을 팔아볼 수 있는 매장 공간, 영상 촬영이 가능한 스튜디오, 다목적 홀, 공유 사무실 등 비즈니스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나 아이를 맡길 수 없는 상황일 때, '시간제 돌봄'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해 돌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라며 스페이스 살림의 차별화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스페이스 살림에는 여타 스타트업 입주 센터와 달리 특별한 공간과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여성 창업자들이 마음 건강과 몸 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하는 자기 돌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스페이스 살림의 또 하나의 실험 공간으로 아동동반 공유 사무실이 있다. 이 공간의 타깃층은 돌봄 공백을 호소하는 여성 창업가만이 아니다. 바로 일하는 아빠들도 포함된다. 강 단장은 "여성이 늘 아동 돌봄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이 공간은 부모의 성별에 상관없이 그들의 자녀와 함께 일을 하는 실험적인 공간이다"라며, "스페이스 살림의 공간은 일과 생활이 어우러지게 설계되었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살림의 건물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떠올리게 하는 골목길이 컨셉이다. ▲사무공간 ▲콘텐츠 제작 공간 ▲교육공간 ▲판매공간이 골목길을 중심으로 분산되어 있어 작은 마을들이 결합해 있는 구조를 보여준다. 이로써 자유롭고 일-돌봄-커뮤니티가 균형을 이루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스페이스 살림 추진단은 5년의 정비기간을 거치면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는 마중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주요 시설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그 결과 시민들이 언제나 드나들 수 있도록 한 카페, 마을부엌, 옥상텃밭, 옥상정원, 옥상공연장, 마을 서재 등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되었다. 특히 개방된 구조를 가진 마을 서재의 경우 성평등을 보여주는 다양한 도서를 구비해 놓았다. 강 단장은 "폐쇄된 공간은 문턱이 높다. 스페이스 살림의 상징 같은 마을 서재에는 문턱이 없다. 밖에서도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이다"라며 항상 열려있는 공공 공간임을 강조했다. 

■ 여성 기업가들이 원하는 것
입주 기업들은 기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판로 지원, 네트워크, 투자 등 기업에 맞는 성장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이 성장하려면 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투자자들의 경우 남성의 비율이 높고 여성특화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 일례로 남성 투자자가 여성의 생리대에 대해 잘 모르는 것처럼. 스페이스 살림은 투자판에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맞추기 위해 도움을 준다"라고 강 단장은 말했다. 따라서 여성 창업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투자자와 연결해주는 오작교 역할도 수행하고, 혁신적인 여성 기업을 투자해줄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독려할 예정이라 밝혔다. 

강 단장은 "이 공간에 입주한 기업들의 성장이 가장 큰 목표이다. 더불어 여성이 이끄는 기업, 아이를 돌보는 남성. 고정되어 있지 않은 성 역할을 보여주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이 자연스럽게 성평등을 배워가는 공간이었으면 한다. 아동동반 공유 사무실 등 일과 생활을 결합한 우리의 실험들이 유종의 미를 거두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강 단장은 "공간을 운영하거나 사업을 진행하는 데에 가장 필요한 것이 유연함이라고 생각한다. 스페이스 살림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조언과 필요에 따라 만들기도 하고 없애기도 하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페이스 살림 강현숙 운영단장 ⓒ라이프인
▲스페이스 살림 강현숙 운영단장 ⓒ라이프인

스페이스 살림은 12월 1일 시범 운영에 돌입했다. 앞서 총 3차에 걸쳐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진 여성 기업, 젠더 관점으로 미래 세대를 성장시키는 기업 또는 친환경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모집했다. 현재 높은 경쟁률을 뚫고 그로잉맘, 그레이프랩, 디플리, 베지스푼, 퍼플더블유, 화난사람들, 여기공협동조합, 플레이식스 등 혁신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이 차례로 입주 중이다. 라이프인은 향후 스페이스 살림의 입주기업 5곳을 찾아가 기업의 고유한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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