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을 '편식하는' 미생물로 재활용률을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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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편식하는' 미생물로 재활용률을 높이다!
19일, 11번째 SIT 컨퍼런스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는 새로운 방안' 주제로 진행
  • 2020.11.20 14:33
  • by 전윤서 기자

행복나눔재단의 Social Innovators Table(SIT)은 연간 3회 개최되는 컨퍼런스로 하나의 주제를 선정해 발표와 대담을 진행하고 사회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이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혁신가들을 한 테이블에 모아 네트워킹을 진행해 사회혁신가 간 협업을 도모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19일 오후 2시 '플라스틱 재활용'을 주제로 SIT의 열한 번째 컨퍼런스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날 컨퍼런스는 환경을 위협하는 플라스틱 문제와 재활용 현황을 살펴보고 사회혁신가와 함께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우리나라의 재활용률이 62%로 세계 1위라고 하지만 분리 배출되었다고 해서 다 재활용되지 않는다"라며 컨퍼런스 서두를 열었다. 흔히 플라스틱 재활용이라 하면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전부 재활용할 수 없다. 불순물이 섞여있거나 다양한 플라스틱이 혼합되어 있다는 이유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은 15%에 불과하다. 

생산-사용-폐기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한 지금.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 슈퍼빈 김정빈 대표와 리폴라 서동은 대표가 발제를 맡아 각 기업의 활동들을 소개했다. 

■ 누군가가 돈을 주고 살 수 있도록 쓰레기를 분리하고 선별하려면?

김정빈 대표는 자신을 '똘똘한 쓰레기통을 만들고 있는 수퍼빈의 선장'이라 소개했다. 슈퍼빈은 인공지능 기반의 순환자원 회수기기 네프론을 만드는 소셜벤처이다. 이 네프론 안에 투명 PET병, 알루미늄 캔을 넣으면 카메라 장치가 이를 분석해 재활용 가능 여부를 판독한다. 또한 휴대번호를 입력하면 재활용의 가치만큼 현금으로 보상도 해준다. 

재활용 선별장에서 인간이 만든 '아수라지옥'을 보았다고 말한 김 대표는 누군가가 이 문제를 풀어야 하며, 자신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기여되기를 바랐다고 밝혔다. 수퍼빈은 ▲폐기물에 대한 인공지능 데이터와 머신러닝이라는 신기술을 이용한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틱스 기술 ▲디자인을 통한 이미지와 오브제를 활용해 쓰레기와 전쟁을 하면서도 시민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방법을 택했다. 김 대표는 이를 통해 쓰레기가 돈이 되는 문화, 재활용이 놀이가 되는 문화를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수퍼빈 소재화 가공으로 처리된 폐플라스틱.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수퍼빈 소재화 가공으로 처리된 폐플라스틱. 온라인 화면 갈무리

김 대표는 지구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해치고 있는 생산-소비-폐기 일반적인 경제구조인 선형경제에서 벗어나 폐기물이 자원화되는 순환경제에 돌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퍼빈은 자원순환 회수로봇 네프론이 선별해서 모은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을 직접 구축한 물류망을 통해 가공공장에 전달하고 있다. 특히 이 물류차량들은 IoT(사물인터넷) 시스템으로 로보틱스 제품들과 연계되어 최적화된 동선을 제시하고 그에 맞는 수거 체계를 설계하도록 돕고 있다. 김 대표는 이로써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순환자원들을 모아 가공하는 공장을 직접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현재의 폐기물 가공공장과 달리 선별과정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후반 공정에서 폐수와 화학적 공정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김 대표는 이를 '전체 설비가 스마트 팩토리화 되는 것'이라 설명했다. 

현재 10만 명의 사용자들이 네프론을 통해 재활용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수퍼빈은 순환자원 회수 로봇을 판매, 렌탈, 운영하며 물류망과 가공공장까지 설계하는 것을 2022년까지의 목표로 삼고 있다. 

김 대표는 "쓰레기 문제는 한국만이 아니고 전 세계 문제"라며, "국내 매출을 약 1000억 원 정도 달성하고 나면 그렇게 만들어진 사업 모델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끝으로 "이제 새로운 소재를 바깥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풍요롭기 위해, 편안하기 위해 쓰고 버리는 쓰레기가 로봇 장비에 의해서 선별되고 이송되고 가공되면 도시 안에 있는 쓰레기가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만들어지는 자원은 지구생태계의 생물의 다양성을 지키는 강력한 힘이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 재생 플라스틱도 새 플라스틱과 같을 수 있을까?

리플라는 플라스틱 분해 미생물을 활용해 플라스틱의 순도를 올리는 기업이다. 플라스틱의 재질은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폴리스타이렌(polystyrene, PS),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 페트), 폴리아미드(polyamides, PA, 나일론) 등으로 다양하다. 플라스틱은 종류에 따라 분리해야지만 재활용이 가능하다. 플라스틱이 같은 종류로 깨끗하게 모일 때 '순도가 높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순도가 낮을수록 불량품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제품을 만드는 업체의 경우 순도가 높은 플라스틱을 선호한다. 

▲현재의 재활용 프로세스. 온라인 화면 갈무리
▲ 현재의 재활용 프로세스.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일반 가정에서 플라스틱이라고 여기고 버려진 각기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은 재활용 선별장에 도착한다. 이때 같은 재질의 플라스틱을 사람의 손으로 선별한다. 그 이유는 같은 재질을 하나로 모아 가공공장으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플라스틱이 복합소재, 혼합소재로 이루어져 있어 재활용되지 못하고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칫솔, 장난감 등 분류하기 힘든 '생활계 플라스틱' 때문에 재활용플라스틱은 최대 98%의 순도를 가진다. 98%는 수치로 보았을 때 큰 수치인 것 같지만 이는 낮은 순도를 가진 플라스틱으로 구분된다. 시장에서 보자면 100% 순도의 플라스틱과 1.6배 정도 가격 차이가 난다. 

리플라의 서동은 대표는 "2%의 이물질을 없애서 재활용 불가능했던 것들을 재활용할 수 있게 만들고 재활용 공장의 매출을 높여줄 방안을 고민했다"라며 "리플라는 물리적 방법이 아니라 생물학적 방안에 고민했다"고 밝혔다. 

▲ 플라스틱을 편식하는 미생물. 온라인 화면 갈무리
▲ 플라스틱을 편식하는 미생물. 온라인 화면 갈무리

서 대표의 말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없애는 게 아니라 잘 남겨야 한다. 바로 미생물을 통해서 말이다. 리플라는 플라스틱을 편식하는 미생물을 찾기 시작했다. 플라스틱을 분해하면서 특정 플라스틱 재질을 먹지 못하는 박테리아를 통해 한 가지의 재질만 남기는 방식으로 높은 순도의 플라스틱을 회수하기 위해서였다. 리플라는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총 287종의 플라스틱 편식 박테리아를 찾았다. 그중 4종의 박테리아가 분해 효율성이 높고 산업화하기 용이하다는 유의미한 실험 결과를 도출했다. 따라서 기존의 공정 시스템에 미생물 배양액이 담긴 바이오 탱크를 추가 도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로써 순도 높은 재활용 펠렛추출이 가능해지고 재활용 공장은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재생 소재화'하는 비율이 높아져 폐기처리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 

리플라는 향후 3년간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2024년부터 바이오 탱크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대표는 "플라스틱이 더 높은 품질로 재활용되는 것 그리고 재활용 공장들이 현재보다 돈을 더 잘 벌면서 행복해지는 것"이 리플라의 비전이라 설명했다. 

발제 이후에는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재활용 활성화에 필요한 사회 제도적 변화에 대한 질문에 서동은 대표는 재생소재 사용을 의무화하는 제도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정빈 대표는 등록되지 않은 포장재 사용을 금지하고 판매 후 회수, 재활용 의무를 생산자에게 부과하는 독일의 신포장제법을 예로 들면서 순환경제를 구현하는 제도와 관련된 논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탄생한 플라스틱. 이 편리함이 지구를 위협하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이겠지만 이미 지구에는 버려진 플라스틱이 넘쳐나고 있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잘 사용하는 것 또한 인간에게 남겨진 숙제이다. 이 숙제를 잘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수퍼빈과 리플라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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