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와 지방정부가 손을 잡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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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와 지방정부가 손을 잡으면
  • 2020.10.30 16:55
  • by 노윤정 기자
ⓒGS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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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가 진행한 국제사회적경제 온라인 포럼의 '지속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 실현을 위한 지방정부와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협력과 파트너십'(Collaboration and Partnership between Local Governments and SSE Actors in Achieving Sustainable and Inclusive Society) 세션이 22일 열렸다. GSEF 국제사회적경제 온라인 포럼은 내년으로 연기된 GSEF2021의 사전 행사로,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와 GSEF2021 멕시코 지역 조직위원회(LOC)가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큰 도전, 더 큰 연대: 변화의 통로로써 공동체와 사회적경제의 힘'이라는 주제로 진행했다.

■사회적경제와 지방정부의 파트너십, 지역에 어떤 임팩트 만들고 있을까

▲ 엠마누엘 후세(Emmanuelle Rousset) RTES 부회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엠마누엘 후세(Emmanuelle Rousset) RTES 부회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이날 세션에는 4명의 국내외 연사가 참여하여, 지방정부와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협력과 파트너십을 주제로 각국 사례를 공유하고 당면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했다.

프랑스 연대경제를 위한 지방자치단체 전국네트워크(RTES)의 엠마누엘 후세(Emmanuelle Rousset) 부회장이 첫 번째 연사로 나서, RTES가 지역과 프랑스 전역에서 사회적경제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소개했다. 엠마누엘 후세 부회장은 "지역경제발전, 특히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도록 여러 사업이 필요하다. 이런 분야에서 사회적경제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활동하는 협동조합들의 사례를 전했다. 일례로 빈곤율이 높은 마르세유 북부 지역에서는 한 협동조합이 집의 빈 공간을 관광객들에게 임대하는 활동을 했으며, 아름다운 농촌 경관을 자산으로 관광 사업을 도모한 협동조합도 있다. 협동조합 활동을 통해 생겨난 농촌의 식당이나 카페는 주민 교류의 장이 되기도 한다.

또한 사회적경제나 취약계층, 취약지역을 우선시하는 공공조달 사업을 RTES 차원에서 구상했으며, 주민들에게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부동산 문제에 접근할 것을 설득하고 실제로 주민들이 움직이도록 독려해 농촌 지역에 소형 기업들을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RTES에서는 지역의 선출직 공무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주민들의 기술 훈련을 위한 워크숍도 개최한 바 있다.

엠마누엘 후세 부회장은 "(이러한 사업들은)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지 않고 고향에 남아있도록 하는 유인책이 되기도 한다"며 "이러한 사업들을 보면서 사회적경제 방식을 사용하는 데 비용이 그렇게 많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비용이 적게 든다"고 밝혔다.

▲ 아야코 코이케(Ayako Koike) 일본 사회적경제진흥협회(ASSEPJ) 이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아야코 코이케(Ayako Koike) 일본 사회적경제진흥협회(ASSEPJ) 이사. 온라인 화면 갈무리.

두 번째 발표는 일본 사회적경제진흥협회(Association for the Promotion of SSE in Japan: ASSEPJ)의 아야코 코이케(Ayako Koike) 이사가 맡았다. 아야코 코이케 이사는 일본의 비영리단체이자 일본 사회적경제진흥협회 회원 단체인 WE21 재팬(이하 WE21) 소속으로, 가나가와현을 기반으로 한 WE21의 활동을 소개하며 지역과 사회적경제의 연대 사례를 전했다.

WE21은 자원 재활용을 통해 지역과 연계하고 있으며, 각 지역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재활용·재사용·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는 WE21 매장을 설립하도록 독려하는 등 지역에 기반한 시민참여를 중시한다. 또한 WE21은 공정무역 모델에 기반을 둔 150여 개의 사업을 30개 국가의 122개 단체와 진행하고 있다. 일례로 필리핀의 한 NGO가 방치된 광산 지역 문제 해결에 지원을 요청해와, 또 다른 광산 개발 반대와 환경 회복을 위한 활동에 동참하기도 했다. 이렇게 WE21이 수행하는 국제적 민간협력 사업의 특징은 직접 현지를 방문해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WE21은 아시아 여성과의 연대를 지향하는 단체로, 비영리 금융기구인 '여성·시민 커뮤니티뱅크'의 지원을 받았으며, 가나가와현 푸드뱅크와 협력해서 취약계층을 위한 식료품을 제공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방정부와 협력한 사례로는 공립학교에서 환경 관련 워크숍을 진행하고 WE21 매장에서의 일자리 체험을 제공한 점을 들 수 있다. 장애인고용센터와 협력하여 실업 상태의 장애인을 지원하기도 했다.

아야코 코이케 이사는 WE21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이유에 대해 ▲명확한 미션을 수립하고 서포터 조직·자원봉사자 모집·기부금 모금 진행 ▲국내외 사회적경제 분야와 긴밀히 연계하며 경험을 공유하고 솔루션을 모색 ▲교육에 대한 투자 등을 꼽았다. 특히 아야코 코이케 이사는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분들과 좋은 관계를 구축하며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 배워나갔다.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이 실제 사업을 진행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자금을 교육에 투자했다"고 부연했다.

▲ 말릭 디옵(Malick Diop) RACTES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 말릭 디옵(Malick Diop) RACTES 대표. 온라인 화면 갈무리.

세네갈의 사회적경제 지원을 위한 지방정부와 시민사회 네트워크인 RACTES(The Network of Actors and Local Authorities for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의 말릭 디옵(Malick Diop) 대표가 세 번째 연사로 나서 발표를 이어갔다. 말릭 디옵 대표는 RACTES에 대해 "지역 차원에서 아래로부터 주체들을 모으는 과정을 거치며 성장했다"며 "그래서 우리는 지역 공동체 프로젝트이자 사업이자 경험이다. 지역 차원에서의 실험으로부터 시작하여 전국적, 국제적 차원으로 나아갔다"고 소개했다.

소개에서 알 수 있듯이 RACTES는 지역경제 개발 정책에 사회적경제 관점을 담는다는 취지를 가진 조직이다. 말릭 디옵 대표는 이러한 지향 하에 RACTES 회원들이 공유하는 가치를 ▲민주적인 의사결정 체계(거버넌스) ▲상호보완적인 연대 ▲책무성 ▲자율성 및 타인의 정체성에 대한 존중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이어 말릭 디옵 대표는 정부와 여러 지역 공동체 주체들 간의 협력을 강조하며,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한 활동들을 공공 영역에서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정책 입안에 참여하기 위한 강력한 협력 모델 구성과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한 공동결정 과정을 강조했다. "다른 주체가 하는 일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강력한 사슬을 만들기 위해 협력할 필요가 있다. 지방정부가 내린 결정이나 기본적인 규칙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결국 모든 것이 마비될 것"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형성된 파트너십을 통해 지역사회 역동성이 되살아나고 국가적으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말릭 디옵 대표는 사회적경제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패러다임의 전환을 겪고 있는 이 시기는 기존의 방식이나 체계를 재검토하고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 터. 말릭 디옵 대표는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이야기하며 "우리의 체계를 전면적으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었고 일하는 방식도 완전히 바꿨다. 공공조달 시스템도 바꾸어냈다. 그리고 사회적경제 방식을 19개 지방정부에서 재조직할 수 있었으며, 이것이 시장과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경제 전반, 대출 제도를 재편하며 사회적경제 분야의 금융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 김영식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 김영식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 온라인 화면 갈무리.

마지막으로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김영식 사무국장이 사회적경제·시민사회와 지방정부가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지역개발 등의 문제 해결을 도모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파트너십 형성의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영식 사무국장은 협력 사례로 ▲사회적기업 해피커넥트와 SK텔레콤이 협업하여 진행 중인 인공지능(AI) 돌봄 서비스 '행복 커뮤니티'(사회적경제기업, 일반 기업, 지방정부 간의 파트너십) ▲서울 양천구의 '착한 소비 프로젝트'(지방정부, 소상공인 간의 파트너십) ▲서울 성동구 '필수노동자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한 필수노동자를 위한 입법 사례(지방정부, 중앙정부, 국회 간의 파트너십) ▲플랫폼 노동자 공제기금 조성(사회적금융 기관, 플랫폼 노동자 단체, 지방정부 간의 파트너십) 등 네 가지 사례를 들었다. 특히 필수노동자를 위한 입법 사례의 경우 "사회적경제 주체가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나 사회적경제 분야에 다수의 필수노동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사회적경제와 지방정부가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데 발생하는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김영식 사무국장은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역량 부족이 빈번히 문제로 언급된다.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 품질이 많은 지방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 지방정부 조달에 참여시키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다. 준비가 잘 된 기업도 있지만 (사회적경제기업의 역량에 대한 우려로 인해) 이들 역시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적 지속성의 문제'를 꼬집으며 "지방정부의 장(長)이 바뀌었을 때, 새로운 장이 사회적경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면 정책에서 사회적경제가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가 더욱 중요하다. 그래야 정치인들이 사회적경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식 사무국장은 "자금이 중요하다. 자금이 없다면 파트너십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우리도 파트너십 과정에서 예산을 담당하는 분들과 긴밀히 협력해서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제 발제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도 연사들은 사회적경제가 지방정부와 더욱 긴밀히 협력하고 사회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이를 위한 선결과제로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 제고와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역량 강화, 규모화하기 위한 자금 조달을 강조했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고 더욱더 폭넓은 연대 활동을 펼칠 때 사회적경제가 정책 과정에 참여하고 새로운 사회문제들에 대응하는 해결책으로 작동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한 차례 미뤄진 제5차 포럼 GSEF2021은 내년 10월 4일부터 8일까지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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