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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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시대,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
  • 2020.10.29 11:52
  • by 송소연 기자

올해 54일이라는 역대 최장기간의 장마가 이어졌다. 원인은 지구온난화. 환경부와 기상청이 발간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1912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나라의 평균 지표면 온도는 1.8도가 올랐다. 지구온난화를 초래하는 온실가스가 이러한 추세로 계속 배출된다면 21세기 말 한반도에 사과 재배지는 없어지고, 감귤은 강원도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게 된다.

기후변화로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하루를 위한 에너지를 얻고 즐거움 위해 소비하는 음식들이 어느새 기회위기의 주범으로 거론되고 있다. 바로 육류다. 보통 온실가스 배출은 화석연료로 인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화석연료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축산업이다. 온실가스의 20%는 축산업으로 인한 것으로 세계 자동차, 비행기, 트럭, 배와 기차를 합한 13%보다 많은 수치다.

어떻게 우리의 밥상을 지속가능하게 바꿔야 할까? 이와 관련해 환경·안전·보건 분야에서 활동하는 '숲과 나눔'이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21일 열린 행사에서는 '기후위기 시대, 미래의 식탁'을 주제로 우리가 지금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하는지 대해 논의가 진행됐다.

첫 번째로 이윤희 숲과나눔 연구원이자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고기, 어떻게 줄일까? : 육류 저감 행동의 영향요인과 유도 방안 연구'를 발제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육류 소비는 약 54kg으로 지난 50년 동안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 심지어 돼지고기는 주식인 쌀보다 더 많이 섭취할 정도로 대한민국은 어느새 '육식' 중심의 사회가 되었다. 육식은 성인병으로 대표되는 각종 질병의 원인일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과 기후위기를 초래하는 데 이번 연구에 따르면, 고기를 먹는 것과 환경의 상관관계를 인지하는 사람들은 15% 정도 수준으로 낮았다.

▲ 이윤희 연구원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채소 섭취는 2배, 육류는 1/2으로 줄여한다"라고 강조했다. ⓒ라이프인 
▲ 이윤희 연구원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채소 섭취는 2배, 육류는 1/2으로 줄여한다"라고 강조했다. ⓒ라이프인 

이윤희 연구원은 "육식을 선택하는 가장 큰 요인은 개인적인 입맛이 가장 컸는데, 육식 선호 취향에는 '고기를 먹어야 영양 보충이 된다', '골고루 먹어야 한다'라는 인식, 사회적인 인식이 반영되어 있다"라며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 채소 섭취는 2배, 육류은 반으로 줄여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농지의 83%가 가축 사육에 사용되고 있으며, 농업에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58%가 동물성 식품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고 있다. UN도 기후변화보고서를 통해 국가들은 땅을 회복시키는 형태의 농업으로 신속하게 전환하고, 육류 생산을 극적으로 줄여서 재앙적인 기후 변화로부터 지구를 구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음식과 사회 : 사회학적으로 먹기'의 저자이기도 한 김철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는 어쩌다 치킨, 삼겹살, 한우 등심을 사랑하게 되었나'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 축산업이 본격화된 건 1950년대 후반부터로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축산 진흥이 포함되면서 축산업에 대한 육성과 지원이 시작됐다. 이후 미국의 '공장식 축산시스템'이 전국적으로 적용되면서 우리 식탁에도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됐다. 양돈산업의 경우 1960년 ~ 70년대 일본에 수출하는 과정에서 일본인이 좋아하는 돈가스용 등심과 안심을 조달하고 남은 부산물을 활용해 요리를 만들면서 삼겹살, 족발, 돼지국밥, 순대 등을 즐겨 먹게 됐다.

김 교수는 "현대 육식문화는 대량생산의 공장형 축산이 추동되면서 동물은 고기를 위해 도구로 전락했다. 고기는 공장에서 찍혀 나오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내가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라고 전했다. 매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천만 마리의 닭들이 죽는 데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AI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상품성이 떨어져 살처분되는 것이다. 
 

▲ '기후위기 시대, 미래의 식탁' 토론회 장면. ⓒ라이프인 
▲ '기후위기 시대, 미래의 식탁' 토론회 장면. ⓒ라이프인 

이어서 진행된 토론에서는 허지원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BigWave) 올식 연구소 플래너와 이근행 농어촌사회연구소 부소장이 참여했다.

빅웨이브는 기후변화와 자신의 다양한 사회적 관심사를 연결하여 논하고 행하는 청년 네트워크이다. 허지원 플래너가 소속된 올식 연구소는 지속가능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공유하고 베란다 텃밭, 비건 쿠킹클래스 등을 운영한다. 허 플래너는 30년 후를 살아갈 미래세대로서 미래를 바꾸기 위한 노력과 채식을 통한 유쾌한 경험을 공유했다.  

이근행 부소장은 "현대인은 옥수수 인간"이라며 "모든 가공품에 옥수수로 만든 기름과 시럽이 들어가고, 대부분의 곡물 사료에는 옥수수가 포함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쇠고기의 경우 1kg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옥수수 7kg이 필요하다. 미국 옥수수 생산량의 60%가 소의 사료로 소비되며, 대부분 GMO일 가능성이 높다. 상품화한 농식품은 기업화, 산업화, 자유무역으로 확대되어 기후변화를 겪게 되고 그 기후변화가 다시금 먹거리의 생산과 수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부소장은 "기후위기와 팬데믹은 먹거리 생산과 소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이제부터라도 석유에 의존한 농업 체계를 벗어나 순환농업을 확대해 곡물의 자급률이 높이고, 수입 곡물 사료에 의존하는 축산과 마블링을 선호하는 육류소비를 줄이는 것이 땅과 사람과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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