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경제 살리는 백신은 바로 '로컬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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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경제 살리는 백신은 바로 '로컬 민주주의'
제2회 경남 사회혁신 국제포럼 개최
  • 2020.10.22 18:26
  • by 송소연 기자

경상남도가 "코로나19, 로컬 민주주의"를 주제로 제2회 경남 사회혁신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19일 기조 세션을 시작으로 21일까지 민주적 지역경제, 지역과 청년, 디지털 민주주의, 시민교육, 공간 민주주의, 마을민주주의를 다루는 6개의 세션과 부마와 광주의 현재 과제를 다루는 특별세션, 그리고 6개의 온라인 특별강연으로 구성되어,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경남도는 혁신을 위한 공론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지난 1월 산업위기 지역의 지속가능한 전환전략을 주제로 제1회 경남 사회혁신 국제포럼을 개최한 데 이어 이번 제2회 국제포럼을 진행했다. 이번 국제포럼은 코로나19로 중요성이 한층 커지고 있는 로컬과 민주주의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민주적 지역경제, 마을 민주주의 등의 국내외 우수사례를 소개해 혁신을 향한 로컬 민주주의와 지역공동체의 과제를 함께 모색했다.

기조세션은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특임장관과 매튜 브라운 영국 프레스턴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참여해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사회혁신,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영국 프레스턴의 지역순환경제, 경상남도의 사회혁신과 로컬 민주주의 노력에 관해 이야기 들어 볼 수 있었다.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특임장관 "좋은 아이디어는 시민으로부터, 정부는 거들 뿐"

대만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방역 활동과 대국민 소통에 성공한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대만은 마스크 실시간 재고 앱을 제작해 한국 등 여러 나라에 전파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천재 해커 출신 오드리 탕(Audrey Tang) 디지털 특임장관이다. 대만도 마스크 대란을 겪었는데, 탕 장관은 발 빠르게 '거브제로(g0v, 대만에서 활동하는 시민개발자 그룹)'에 도움을 요청했고,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마스크 앱을 개발할 수 있었다.

▲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사회혁신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특임장관, 갈무리 화면
▲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사회혁신 대해 설명하고 있는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특임장관, 갈무리 화면

그녀가 맡은 디지털 장관(Digital Minister)의 역할은 대만에서도 새로운 컨셉으로 주요한 역할은 공공정책 분야에서 정부와 시민 간의 소통이다. 탕 장관은 취임 후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PDIS(Public Digital Innovation Space)를 만들었는데, 시민들은 온라인으로 정책을 제안할 수 있으며 일정 이상의 공감을 얻은 정책은 장관이 직접 검토한다. 또한, 매주 수요일은 누구나 사전 예약 없이도 오프라인 공간에 방문해 장관에게 정책을 직접 제안할 수 있다. 

탕 장관은 추진하고 있는 '규범 먼저(norm first) 혁신 전략'에 대해 "우리는 먼저 실제 사회 사람들을 참여시켜서 사회의 협력방식에 관한 규범을 공동창조하고, 그다음에 도시 전체로 공동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같은 스마트기술이 시민참여와 같은 민주주의에 기반하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타이페이의 PEV(Personal Electric Vehicles : 초소형 개인용 자율주행차)를 적용한 심야버스, '외딴섬을 위한 원격의료(telemedicine)', 미세먼지 오픈 데이터 포털 '공기 질 지도' 등의 사례를 공유했다.

도심 재개발 사업 대신 시민의 손으로 '공동체의 부'를 만드는 영국 프레스턴市

영국 북서부에 있는 프레스턴(Preston)시는 시민들이 지역경제의 주인이 되어 통제력을 갖고 지역사회의 부를 함께 공유하는 '민주적 지역경제' 또는 '지역사회 부 만들기 전략'의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를 이끈 매튜 브라운 영국 프레스턴 시장은 금융위기로 지역사회가 힘든 시기에 1조 규모의 도심 재개발 사업을 포기했다. 그 대신 지역경제전략센터(CLES)와 손잡고 지역중추기관(앵커기관)의 전략을 수립하고 지방정부 연기금을 지역 내 학생기숙사, 호텔, 사무공간에 투자하도록 했다. 

▲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영국 프레스턴의 지역순환경제 설명하고 있는 매튜 브라운 영국 프레스턴시장, 갈무리 화면
▲ 시민들의 손으로 만들어가는 영국 프레스턴의 지역순환경제 설명하고 있는 매튜 브라운 영국 프레스턴시장, 갈무리 화면

지역의 부를 유지하고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일련의 정책들과 정책을 우선순위로 두었고, 지역 투자와 지역 조달에 초점을 맞춰져 사업이 추진됐다. 공공기관, 대학, 병원 같은 지역중추기관(앵커기관)들은 지역의 노동자 협동조합 등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해 지역사회에 부를 확산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공급하는 데 기여한다. 프레스턴시도 이를 지원하기 위해 예산, 공공 연기금, 지역금융기관, 신용금고 등의 자금을 지역에 투자한다. 발생한 수익은 공공서비스 및 공공주택에 대한 추가 투자와 통신·친환경 에너지 같은 생산적인 인프라를 공적으로 관리하는 데 사용한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코로나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지역, 시민 중심의 민관협치" 강조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되는 한국판 뉴딜(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사회적 뉴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지역주도형 뉴딜이 성공해야 하며, 지역주도형 뉴딜은 지방정부 혼자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에 동남권 메가시티 플랫폼과 같은 권역별 발전전략과 민주적인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포스트 코로나를 헤쳐나가는 중심에 지역이, 그 지역의 중심에 시민이 있다"며 "시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가 경남과 대한민국에 적용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전하며, 경상남도가 추진 중인 그린뉴딜을 위한 기후위기 비상선언, 디지털뉴딜을 위한 스마트공장 확산보급과 코로나 민관 공동대응, 청년이 주도하는 청년 정책플랫폼, 시민참여 정책 결정, 지역혁신플랫폼 등을 소개했다.

▲ 기조강연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경상남도
▲ 기조강연하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경상남도

이어서 진행된 이야기마당에서는 김의영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송경용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공동대표,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 교수,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코로나 시대에 지방자치단체의 주도적 역할을 통한 로컬 민주주의 발전방안에 대하여 토론했다.

국민이 행복한 사회는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민주주의가 이룩된 상태다. 김 지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 "격차 해소"를 뽑으며, "경제적인 빈부격차 해소 없이는 민주주의의 실행은 어려우며, 지역 격차와 남북 격차도 해소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이를 달성하기 위한 근본적인 철학적 원리는 "균형"으로 "인간이 자연을 독점해 생기는 문제가 기후위기이며, 균형과 견제가 조화가 이룰 때 우리 사회가 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송경용 이사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과 같은 중심과 주변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권력과 자원을 분산해 자생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영국의 사회적가치 기본법, 지역주민우선법(Localism Act)처럼 정권이 바뀌어도지역민의 참여와 소유가 보장될 수 있는 법제화는 로컬 민주주의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기 위해 무엇보다 일상과 주변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 제2회 경남 사회혁신 국제포럼 이야기마당 장면 ⓒ경상남도
▲ 제2회 경남 사회혁신 국제포럼 이야기마당 장면 ⓒ경상남도

박구용 교수는 "금융위기를 통해 신자유주의는 사망 선고를 당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대정신의 부재로 신자유주의는 죽은 채로 살아 돌아다니는 좀비 자본주의가 되었다."라며 "사회적 연대의 공백을 채우는 것은 좀비 자본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이며, 한국판 뉴딜도 이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경쟁 위주의 거버넌스보다는 지역 중심의 거버넌스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홍기빈 대표도 "시장경제는 사람과 자연을 상품으로 만드는데, 이를 움직이게 하려면 돈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죽은 시체나 다름없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생태 위기와 불평등도 인간과 자연이 상품화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했다. 민주주의는 복잡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과 자연을 살린다. 화폐가 주는 인센티브 이외에 지역을 살리고자 하는 인간적인 면을 회복하게 되면서 조금 더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조직화 될 수 있다"라며 뜻을 같이했다.

마강래 교수는 "도시계획사와 전염병의 역사는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과거 페스트와 콜레라로 도시가 재정비되었다. 코로나로 지방으로 사람들이 이동하기보다는 도시는 더욱 전염병에 강해질 것이다. 한국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문제 심각한데 12%의 면적에 50%가 넘는 인구가 집중되어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은 마치 모노폴리와 비슷하다. 시간이 갈수록 부는 한쪽으로 쏠려 약자들은 판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판돈을 모아 이러한 시스템을 리셋시키는 아이디어는 행정지역의 통합과 유사하다. 행정지역 통합은 증대되고 있는 분권에 대한 논의가 맞물려 지역민이 주인이 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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