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Climate] 푸드시스템과 기후위기가 주고받는 것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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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Climate] 푸드시스템과 기후위기가 주고받는 것들에 관하여
  • 2020.10.20 16:30
  • by 이미옥 (아이쿱협동조합연구소 이사)

지구온난화의 대략 3분의 1은 전세계 농업과 식품 생산·유통·소비 등 푸드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진다. 지구의 얼어붙지 않은 땅 중 4분의 1 이상이 가축방목에 사용되고 있고, 경작지 중 3분의 1이 농장동물을 먹이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 식생활의 중심이 육식으로 바뀌면서 더 많은 양의 고기를 더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시스템들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심각한 기후위기의 주요 원인으로 자리 잡았다. 라이프인에서 농업과 식품시스템이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에 대한 솔루션으로서 채식 위주의 식단, 지구환경을 되살리는 농업방식, 그리고 식료품 과잉생산에 따른 음식물 쓰레기 이슈 해결을 위한 시도들과 같은 몇 가지 대안과 움직임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기후변화로 농업부문이 큰 피해를 입는다

올여름 우리나라는 중부지방을 기준으로 52일이라는 역대 최장기 장마를 기록했다. 누적 강수량도 780mm로 49일 장마를 기록했던 2013년 406mm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18년은 역대급 폭염이었고 2020년은 역대급 장마, 이렇게 매년 급변하는 날씨의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 때문이라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후 전문가들에 따라 여러 의견들이 존재하고 있지만, 막상 우리가 현실 속에서 직면하는 현상들은 이미 만만치 않다. 기나긴 여름 장마가 지나간 후 배추, 무, 시금치, 토마토, 브로콜리 등 야채를 사려고 해도 찾기 어렵더니 점차 이전보다 비싼 가격으로 등장하고 있다. 추석 무렵의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일도 예전만 못한 품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부문의 피해는 이렇게 즉각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좀 더 긴 기간에 걸쳐 달라지고 있어 도시인들은 못 느끼는 경우도 있다.

올해 환경부와 기상청이 공동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평가보고서 2020』은 에너지, 물, 교통, 산업, 토지, 바다, 정주공간 측면에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이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해 어떤 방안들이 필요한지 등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지구 평균 지표 온도가 1880~2012년 동안 0.85°C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는 1912~2017년 동안 약 1.8°C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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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20대 이상 성인 대부분이 살아가고 있을 205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1.5°C 이내에서 멈춰야만 그나마 인류가 대응할 수준의 기후 위기가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가입해 감축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온실가스가 현재와 같은 양과 속도로 배출되는 경우, 21세기 말에는 평균기온이 4°C 상승하면서 2018년보다 더 심한 폭염이 '평균'이 될 거라는 예측이다. 기온 1°C 상승할 때마다 사망위험이 5% 늘어난다고 하니 우리의 미래 세대가 살아갈 일상이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벚꽃 개회시기가 크게 앞당겨지고 소나무숲은 15% 감소하며, 고품질의 사과 재배 가능지역이 거의 없어진다. 제주감귤, 한라봉, 복숭아, 단감 등의 재배지역이 재배치되고, 난지형 작물들의 재배 확대와 한지형 작물들의 급감으로 미래의 식탁은 현재와 다른 모습일 것이다.

식품생산이 전체 온실가스 4분의 1을 만들어내며 특히 축산업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탁월한 적응능력을 갖고 있다는 면에서 또 나름대로 적응하며 살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농업과 식품생산이 기후에 큰 영향을 받으면서 동시에 전체 온실가스 생산의 주범이기도 하다는 점을 주목해봐야 한다. 고기후학자인 윌리엄 F. 러디먼에 따르면, 약 1만 2천 년 전 인류가 벼농사와 목축 등 농업을 도입하면서 기후를 통제하기 시작했으며, 광범위한 개간작업과 산림파괴, 조리, 난방 등을 통해 대기 중에 3천억 톤의 탄소를 방출했다. 인간이 방출한 온실가스가 이미 시작되었어야 할 빙하작용을 중단시켰다. 

2018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보고서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식품의 환경적 영향 감소' 에 따르면, 오늘날 식품공급체계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전체의 4분의 1인 26%를 차지한다. 축산업과 어업을 통해 식품 온실가스 배출의 31%, 작물 재배 과정에서 27%, 축산용 목축지와 사료 재배, 작물 재배를 위한 토지 사용으로 24%, 마지막으로 식품 가공, 운송, 패키징, 소매 등 과정에서 18%의 온실가스를 만들어낸다. 

농업 부문 중에서도 특히 축산업이 미치는 영향력은 엄청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06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축산업에 드리운 긴 그림자'라는 보고서를 통해 농업과 식품 체계가 온실가스 3분의 1을 만들어내며 특히 축산업이 전체 온실가스의 18%를 배출한다고 발표한다. 인류의 단백질 섭취 중 3분의 1을 공급하기 위해 영구동토 이외의 땅 중 4분의 1이 가축방목에, 경작지 중 3분의 1이 농장 동물을 먹이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월드워치연구소는 만약 축산업의 전체 라이프사이클과 공급망을 모두 고려한다면 인위적인 온실가스의 51%가 축산업 분야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현대문명과 인류의 진보를 향한 산업기반은 지구환경에 심대한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육류소비를 줄이고 가축 사육두수를 줄이는 것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상황이며, 이제부터 우리의 농업을 비롯한 정부의 정책과 기업들의 방향 역시 다른 곳을 향해야 한다. 이미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경제 성장과 함께 지속가능한 지구환경, 불평등 해소를 고려하는 방향으로 산업구조와 사회시스템을 전환하고 있다.

※ 본 글은 아이쿱 해외협동조합 연구동향 <기후위기시대의 푸드솔루션> 시리즈의 요약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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