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아름다움, 그리고 더불어 사는 가치를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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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아름다움, 그리고 더불어 사는 가치를 꽃피우다
이향숙 ㈜한글피움 대표 인터뷰
  • 2020.10.09 09:47
  • by 노윤정 기자
▲ 이향숙 ㈜한글피움 대표. ⓒ본인 제공
▲ 이향숙 ㈜한글피움 대표. ⓒ본인 제공

㈜한글피움의 이향숙 대표는 소위 '경력단절여성'이었다. 대학에서 섬유공예디자인을 전공하고 미술관 큐레이터로 근무하던 이 대표는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지역 대학의 평생교육원과 도서관 등에서 손글씨를 가르치며 다시 일을 시작한 것은 몇 년이 지난 후였다. 그렇게 강사로 일하면서 이 대표는 이전의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력단절여성과 청년들. 경력단절 경험이 있는 이 대표는 그들의 고민에 공감했고, 결혼 등의 이유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이나 청년, 고령자 등 고용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이들을 지원할 방법을 고심했다.

"우리가 잘할 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그리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까지 함께 담보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이런 고민을 거듭하던 중 이 대표는 사회적기업에 대해서 알게 됐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이윤'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까지. 고용시장에서의 취약계층과 더불어 살 방법을 고민하던 이 대표는 자연스럽게 사회적경제 분야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한글피움은 2012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의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창업팀으로 한글 디자인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한글피움'이라는 이름 안에는 우수한 '한글'의 아름다움을 '꽃피운다'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 한글피움 텀블러. ⓒ한글피움
▲ 한글피움 텀블러. ⓒ한글피움

이 대표는 한글피움에 대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의 형태를 예술적 의미로 재해석하고 공예적 디자인 감성과 작가적 마인드를 담아내어 한글 디자인의 우수성과 미래지향적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한글사랑의 시민의식을 고취"하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 사업을 예로 들자면, 한글피움은 자체 보유한 한글 서체 등을 활용하여 의류, 가죽제품, 식기, 한지공예품, 머그잔, 텀블러, 패브릭 제품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한글피움의 사업은 지역 청년과 여성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며 사업을 영위하는 것 자체로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한글과 고유 문화유산을 재해석하여 디자인으로 만들고, 그 안에 사회적 가치까지 담아내고 있는 한글피움. 574돌 한글날을 맞아 라이프인은 이 대표를 통해 한글피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향숙 대표와의 일문일답.

한글피움은 '한글'을 소재로 한 디자인 상품 개발로 시작하여 다른 영역으로도 사업을 확장한 상태다. 한글피움, 패션 고은, 카페 고은, 예술체험공방피움 등 운영하는 브랜드도 4개인데, 각 사업에 관해 설명해 달라.

디자인 상품 제작 분야의 경우, 한글피움 고유의 디자인 상품 개발 및 제작, 그리고 일반 기념품 디자인 제작 및 유통까지 확장하여 다양한 판촉물과 기념품을 맞춤형으로 제작하고 있다. 또한, 수공예 액세서리 제작도 하고 있는데 이는 초기 사업에서 확장한 영역이다. 디자인 전문 인력이 아닌 경력단절여성들의 일자리를 만들고, 영세했던 한글피움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만든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제품 디자인은 나와 디자이너의 영역이었고,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다품종 대량생산으로 성장시키며 매출 증대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2014년 은제품, 여성의류, 패션잡화의 디자인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패션브랜드 '고은'을 론칭했다.

▲ 한글피움 한글사랑티세트. ⓒ한글피움
▲ 한글피움 한글사랑티세트. ⓒ한글피움

매장 사업의 경우, 일단 광주 서구 매월동에서 패션카페 고은을 운영하고 있다. 한글피움의 매장형 카페 1호점으로 한글피움의 신규 사업 확장의 시작점이다. 앞으로 이러한 매장형, 체험형의 복합 카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나아가 지역에서의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과 함께 지역형 창업 브랜드를 고민해 보고자 한다.

▲ 카페 고은은 2019년 롯데백화점 더웨이브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선정됐다. ⓒ한글피움
▲ 카페 고은은 2019년 롯데백화점 더웨이브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로 선정됐다. ⓒ한글피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는 것은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인가?

그렇다. 초기에는 디자인 영역에서의 성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일자리와 기업의 지속가능성, 생존을 생각해야 했다. 이상만 추구하기에는 한글피움의 브랜드 인지도가 미약하여 시장 진입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디자인의 우수함을 인정받아 시장에서 관심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팔릴 제품을 개발해서 만들어야 한다'라는 고민 끝에 수공예 액세서리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를 통해 무궁무진한 시장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고, 이는 나아가 패션 시장까지 진출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했다.

(사업을 확장하면서) 처음에는 기업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사업의 영역을 나누고 브랜드를 정립하면서 기업을 운영하는 시기와 상황에 따라 (사업적인) 공격과 준비의 방법 및 기술, 그리고 꾸준한 수익창출 기반 마련의 중요성을 터득하게 됐다. 그러면서 기업의 정체성 또한 확고하게 정립했다. 지금 한글피움은 더 나아가기 위한 끊임없는 준비를 통해 100년 기업을 준비하고 있다.

▲ 한글피움 티셔츠. ⓒ한글피움
▲ 한글피움 티셔츠. ⓒ한글피움

한글피움은 사회적기업으로, 고용시장에서 소외된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든다는 소셜 미션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했다. 경력단절여성 등 고용 취약계층을 위한 한글피움의 활동을 설명해 달라.

한글피움은 일자리창출형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고용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들의 일자리 창출, 사업에 따라 청년, 여성, 노인의 일자리를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한글피움은 지역의 아동센터 등에서 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광주 북구 삼각동에 새로 오픈하는 커뮤니티 하우스에서는 보다 다양한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행정안전부의 '2020 지역자산화 지원사업' 예비 대상지로 선정됐다. 지역자산화 대상지 공간을 어떻게 운영하고, 어떻게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공간으로 만들고 있는가?

현재 광주 북구 삼각동에 공방·매장·카페이자 신규 창업공간 및 공유 부엌 등 공간대여 사업을 하는 지역주민 커뮤니티 하우스를 준비 중이다. 주택가에 방치된 작은 공원 지역을 활용해서 총 3층 규모의 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며, 올해 12월 중 오픈 예정이다. 주택가 내에 있고 바로 앞에 공원이 있어서 아늑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려고 하고, 주민과 함께 운영하는 프리마켓 등을 준비하고 있다.

한글피움은 지역사회와 어떤 방식으로 연계하고 관계를 맺는지 궁금하다.

지금까지는 찾아가는 방식 위주였지만 삼각점(커뮤니티 하우스)을 오픈한 뒤에는 지역에서 찾아오기 좋은 연계 활동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지역주민과 영세기업들이 고객을 접하는 프리마켓을 만들고 판로를 확장하며 꾸준하게 제품을 개발하고 성장해가는 창업의 징검다리를 만들어 보고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사실 우리도 뾰족한 수 없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방법을 찾고자 노력을 모아봐야 하지 않겠나. 아직은 특별한 방법을 찾지 못했지만, 기업을 운영하는 다른 대표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미루었던 온라인 시장 진출에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하는 시기라는 생각은 하고 있다.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고객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를 인정해주는 고객을 많이 만들고,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더불어 사는 삶에 이바지하는 착한 소비에 대한 만족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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