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만드는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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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만드는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
제1회 한국-캐나다 공동체와 도시재생 공동세미나 개최
  • 2020.10.07 14:42
  • by 송소연 기자

코로나 이후 앞으로 닥쳐올 수 있는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지난 9월 23일 성공회대학교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위기 속에서 연대와 협력의 방안을 모색하고, 공동체적 관점으로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대비해 볼 수 있는 '제1회 한국-캐나다 공동체와 도시재생 공동세미나'가 개최됐다. 

세미나는 김창진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 원장이 좌장을 맡고 ▲크리스 도브잔스키(Cristobal Dobrzanski) 지역사회전진기금(Community Forward Fund : CFF) 대표 ▲톰 암스트롱(Thom Armstrong)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주택협동조합연합회(Co-operative Housing Federation of British Columbia : CHF BC) 사무총장 ▲박영철 마을살이연구소협동조합 이사장 ▲장봉수 前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과 과장이 참석해 한국과 캐나다의 공동체와 도시재생 사례를 공유했다.

'경제가 좋다'라는 문장은 모든 경제주체에 관한 이야기지만, GDP와 주식시장은 주요 대기업의 성과만 반영되어 모든 경제주체의 상태를 알기 어렵다. 현재 주식시장은 부양책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코로나 이전보다 호황이지만, 실업률은 대공항과 비슷한 수준으로 심각한 상태다. 주로 영세한 기업에 타격을 입었고, 취약계층의 일자리는 40%가 감소했다.

크리스 CFF 대표는 "사회연대경제가 대안경제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 경제의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사고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며, "사회연대경제가 일반 경제의 자본을 활용해 일자리를 만든다면, 일자리를 줄이고 있는 일반 경제보다 GDP에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 이후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지역사회이며,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어 주류 경제 사이클에서 튕겨 나갈 수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 크리스 도브잔스키 CFF 대표는 "코로나 이후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지역사회이며,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어 주류 경제 사이클에서 튕겨 나갈 수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라이프인
▲ 크리스 도브잔스키 CFF 대표는 "코로나 이후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지역사회이며, 사회안전망을 더욱 촘촘히 만들어 주류 경제 사이클에서 튕겨 나갈 수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했다. ⓒ라이프인

한편, 2015년에 설립된 CFF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밴쿠버와 온타리오주의 토론토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비영리단체와 사회연대경제 조직을 대상 기금(약 110억)과 캐나다 협동조합기금(Canadian Co-operative Investment Fund : CCIF, 약 250억)을 운영한다. CCIF의 경우 협동조합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퀘벡의 데자르뎅 금융그룹과 협동조합보험회사인 코퍼레이터, 신협중앙연합회, 개별 신협 마련한 기금으로 대출이 어려운 신생·소규모 협동조합 또는 대출 연장 및 일부 상환이 필요한 협동조합의 대출·투자를 진행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CFF의 인내자본은 파도를 기다려주는 것이 특징인데, 코로나 19는 협동조합의 재정 건전성의 역량과 그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내는 지역사회의 역량을 시험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resilience)의 무대가 되고 있다. 캐나다는 주 정부와 연방 정부에서 추진하는 여러 가지 긴급구호, 소상공인 지원책에 더하여 캐나다의 각종 협동조합을 포함한 사회연대경제 기금에서도 코로나 비상대책 프로그램을 조성해 신속하게 운용되고 있다. CFF도 지역사회공동체 사업체가 존속해야만 지역사회의 발전과 번영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해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협동조합에 대출 확대 및 상환을 유예하고 있으며, 특히 주택협동조합의 모기지 매월 상환을 장기유예해 주는 등 노력으로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있다.

이어 김창진 원장이 아쉽게도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톰 사무총장을 대신해 '코비드 상황에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주택협동조합과 도시재생'을 통해 '공동체토지신탁 주택협동조합' 모델을 설명했다. 

공동체토지신탁(Community Land Trust : CLT)은 비영리, 사회적경제 조직이 땅을 영구적으로 소유 관리하면서 공동체가 만든 가치를 지역 내에서 공유하는 모델로, 저렴한 주택의 지속적인 공급과 지역공동체의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주택협동조합연합회(CHF BC)는 주 정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동체토지신탁 방식으로 공공택지를 확보하고 민관협력기금 등을 조성하여 사회주택 공급한다.
 

▲ (왼쪽부터) 박영철 마을살이연구소협동조합 이사장, 김창진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장, 크리스 도브잔스키 지역사회전진기금 대표. ⓒ라이프인
▲ (왼쪽부터) 박영철 마을살이연구소협동조합 이사장, 김창진 성공회대 사회적경제대학원장, 크리스 도브잔스키 지역사회전진기금 대표. ⓒ라이프인

밴쿠버시는 2010년 동계올림픽 이후 중산층도 내 집 마련이 어려울 정도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세입자가 도시 외곽으로 밀려나 지역사회가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밴쿠버시는 지역사회의 부동산 보전과 밴쿠버 주민의 거주 안정을 목표로 밴쿠버공동체토지신탁(Vancouver Community Land Trust : VCLT)을 설립하고 중산층, 노년층, 취약계층, 소수자들을 위한 영구임대주택사업을 실행했다. 벤쿠버시는 VCLT에 공급가 기준 2,400만 달러(약 210억)에 달하는 토지를 99년 동안 10달러에 임대했고, 주택협동조합을 통해 적정주택을 358호를 공급할 수 있었다.

VCLT의 설립은 CHF BC가 주택협동조합을 운영해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주도했고, 벤쿠버시의회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사업 재원은 컨설팅 단계부터 참여한 밴쿠버 신용협동조합인 밴시티(Vancity)와 뉴마켓 펀드(New Market affordable housing funds, 비영리조직이나 사회적 경제조직의 주택공급을 돕기 위해 마련된 기금)가 임팩트 투자를 진행해 추가 투자를 유치를 끌어냈고, 밴쿠버시는 추가 보조금 지급 없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코로나 19로 사회적 이동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지역사회와 동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것은 주민참여와 민관거버넌스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의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도시재생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BC 지역의 공동체토지신탁으로 진행된 사회주택은 거주지역의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다양한 활동에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것은 주택 내 사업 효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행정의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와 역량 강화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노인, 장애인, 정신질환자, 노숙인 등 주요 돌봄 대상에게 지역사회의 자립을 위한 주거와 다양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해 수용시설에서 지역사회 복귀를 돕고, 다양한 소득층을 거주하도록 해 빈부의 격차로 인한 주거 양극화를 해소하고 있다. 
 

박영철 마을살이연구소협동조합 이사장은 미국 포틀랜드시 사례를 통해 '마을공동체와 주민주도형 시민참여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했다. 포틀랜드시가 세계적으로 포용성과 창의성이 넘치는 선진도시로 거듭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그 계기는 1974년 시민운동가 출신 닐 골드슈미츠가 시장으로 선출되어 조례로 제정된 주민조직인 '마을회의소(Neighborhood Associations)'를 공식승인과 관련이 있다. 크고 작은 커뮤니티와 주민들이 마을회의소를 통해 시 정부의 공식적인 파트너로 활동하여 시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공식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적인 도시재생사업과 사람중심의 대중교통체계를 실현할 수 있었다. 현재 포틀랜드시에는 94개의 마을회의소가 있으며, 인원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인구 6천 명인 마을회의소에 900여 명이 회원인 곳도 있다.

▲ 포틀랜드의 마을회의소 지도 ⓒportland.gov
▲ 포틀랜드의 마을회의소 지도 ⓒportland.gov

박 이사장은 "국내 주민자치회는 행정안전부에서 50인 이내로 구성하도록 권고하고 있어 다양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구조이고, 마을공동체지원센터도 대부분 지자체 위탁사업으로 진행되어 자율적인 운영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하며 제도 설계의 관점에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장봉수 前 경기도 마을공동체지원과 과장은 경기도 공동체활동 지원현황과 발전방향에 대해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체계 구축 및 기반조성 지원, 주민주도의 마을공동체 활성화 및 인식확산, 지역중심 아동돌봄공동체 지원을 통한 새로운 돌봄 문화 조성으로 주민 주도의 공동체 회복해 행복한 삶터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정토론에는 ▲강소라 경기도 광릉숲 생물권보전지역(Biosphere Reserves : BR)사업 총괄매니저 ▲신상현 심곡동주민자치회장 겸 원미도시재생주민상인협의체장 ▲강선영 경기맘스 대표 ▲김한주 생각실험 사회적협동조합 대표가 참여했다.
 

▲ 지정 토론자들은 지역에서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사업를 하면서 느낀 경험과 고민을 나눴다. ⓒ라이프인
▲ 지정 토론자들은 지역에서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사업를 하면서 느낀 경험과 고민을 나눴다. ⓒ라이프인

강소라 매니저는 "마을공동체는 팬데믹에 대응하는 즉각적인 최소단위의 복지 허브로서 위기의 사회에 미래형 거버넌스를 보여주었다"라며 남양주 오납읍 사례를 공유했다. 오납마을에는 비영리환경단체 '행복한 아궁이'와 6개의 자생공동체가 오남마을협의체를 구성하고 있다. 협의체를 주축으로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지역방역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는데 이를 통해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에 논의되어 온 지역권과 근린권에 대한 중요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강선영 대표는 앞으로 닥쳐올 기후위기와 팬데믹, 대공항과 같은 상황이 온다고 가정할 때 마을공동체는 필수적이며, 사업을 위한 사업이 아닌 마을에 필요한 방식의 맞춤형 마을공동체 복지를 펼칠 때라고 이야기했다.  

신상현 주민자치회장은 "지역의 현황과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도시재생에 참여해야만 지역에 맞는 사업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다"라며 주민동원이 아닌 주민주도 사업이 되려면 "주민 참여 기회와 시스템, 마을공동체성을 성장시킬 수 있는 시간과 함께 주민의 성숙된 성장을 무엇이 필요한지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한주 대표의 생각실험 사회적협동조합은 강동구 암사동에서 어린이 교통안전 보장, 지역커뮤니티 강화, 평생교육 활성화, 지역일자리 창출 등의 지역의 문제를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방식으로 해결하며 지역을 재생시키고 있다. 독서모임으로 시작한 생각실험은 공동체에서 사회적연대경제를 담아 도시재생에 이르면서 겪은 ▲마을공동체에서 동아리 외 월급 받는 일자리가 없으면 활동할 수 없는 상황 ▲공동체와 도시재생에서 현장지원센터가 공모에 의한 용역사업의 한계 ▲정부와 지자체의 수평적 거버넌스 ▲일하는 사람과 활동하는 사람의 전문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한 고민을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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