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온 미래⑨] 미래학자가 본 코로나시대는 "리빌드(Rebuild)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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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온 미래⑨] 미래학자가 본 코로나시대는 "리빌드(Rebuild)의 기회"
강홍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인터뷰
2006년 발간된 ‘메가트렌트가 코리아’가 예측과 미래와 코로나시대
  • 2020.10.02 11:39
  • by 송소연 기자
08:30

코로나19로 이전과 이후의 세상은 사회·경제적 충격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달라졌다. 보건의 문제를 넘어 소비 급감과 경기침체, 소득감소와 일자리 위기 등 사회·경제 전반의 심각한 충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는 분명 세계적 재앙이지만, 우리에겐 뜻밖의 선물이기도 하다. 코로나 사태는 가히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 할 정도로 인식 틀에 강력한 충격을 주었다. 코로나19로 우리 삶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변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빠르게 대안을 찾기는 어렵지만, 새로운 세상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교류하고 연대하며 협력하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게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다. 코로나로 인해 불편한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겠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꿔보자. 라이프인은 '언택트에서 온택트로', '개발에서 회복으로', '치료에서 치유로', '관심에서 참여로', '경쟁력에서 공존력으로' 등의 주제를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긍정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사회적 회복과 사회구성원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보다 강력한 행동 의지를 가질 때 희망의 시그널을 놓치지 않고, 코로나19의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주]

 

코로나19로 우리 사회는 코마 상태를 경험하고 간신히 깨어나 숨을 쉬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미래를 전망하고 준비해야 할까? 강홍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라이프인과 인터뷰를 통해 "위기를 낭비하는 것은 죄악이다"라고 강조하며, "코마 상태에서 회복한다는 것은 리빌드(Rebuild, 재건)할 수 있는 기회이며,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환골탈태 수준의 사회 재조립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카이스트에 오기 전 강 교수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서 디지털미래연구실을 이끌며, 정보통신부와 진행한 'IT의 사회문화적 영향연구:21세기 한국메가트렌드'를 총괄했었다. 연구를 통해 디지털미래연구실과 300여 명의 각계 전문가가 3년 동안 철학·사회·경제·정치·커뮤니케이션 등의 분야에서 나타날 사회 변화를 진단하고 예측했는데, 그 내용은 2006년 '메가트렌드 코리아'로 발간됐다.

▲ 21세기, 우리 앞의 20가지 메가트렌드와 79가지 미래 변화를 예측한 '메가트렌드 코리아(2006)' ⓒ 한길사
▲ 21세기, 우리 앞의 20가지 메가트렌드와 79가지 미래 변화를 예측한 '메가트렌드 코리아(2006)' ⓒ 한길사

메가트렌드 코리아에서는 20가지 메가트렌드, 79가지의 미래 변화상을 구체화하고 전망했다. 메가트렌드 코리아가 발간된 지 올해로 15년, 연구까지 포함하면 18년이 지났는데, 그 당시 예측한 미래가 현재와 얼마나 잘 맞아가고 있는지 궁금하다.

메가트렌드는 미래와 구분되는 개념이다. 메가트렌드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는 사회변화의 추세다. 변화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고, 메가트렌드도 아직 유효하다. 그 당시 변화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기술)를 선택해 설명했는데, 그때와 부르는 이름은 달라졌어도 내용은 그대로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단어는 최근 등장했지만, 이것을 설명하는 개념과 구성요소(인공지능, 유비쿼터스, 가상현실, 드론, 사물인터넷 등)는 그 당시에도 존재했다. 예측했던 미래와 현재가 얼마나 비슷한지는 사회 현상의 경로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 같다.

▲ 강홍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라이프인
▲ 강홍렬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라이프인

메가트렌드는 미래를 IT라는 렌즈로 바라봤는데, 코로나19는 예측했던 미래에 어떤 변수로 작용했나?

다른 어떤 요인보다 세상의 변화를 빠르게 추동(推動)시킬 수 있는 것이 IT다. 우리는 IT가 만들어낼 메가트렌드라는 변화의 동력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장애 요인의 대부분은 사회구조 안에 있다.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경직되어 있다. 이러한 사회구조의 맥락을 완전히 뒤집어 놓은 것이 바로 코로나19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IT의 강력한 가능성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고, 대표적인 것이 '비대면'이다. 언택트라고 이야기하는 것들은 메가트렌트의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사람들은 비대면을 새로운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그 당시 말했던 것들이 그대로 구현됐다.

▲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전망하는 21세기 '메가트렌드 코리아'. ⓒ라이프인
▲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전망하는 21세기 '메가트렌드 코리아'. ⓒ라이프인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지금과 비슷하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보통 BC(비포 코로나)-AC(애프터 코로나)로 나누어 많이 이야기하는데, 아직 코로나가 끝나지 않았다. 현재 우리는 코로나시대에 살고 있다. 아직 누구도 포스트 코로나시대가 언제 시작될지 모른다. 지금과 포스트 코로나시대는 완전히 다를 사회상을 가질 것이다. 사람들은 생각보다 연결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며, 많은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비대면을 유지하고 있는데 현재의 이러한 기억은 굉장한 트라우마와 불안감이 될 수 있다. 

코로나시대가 끝나면 오히려 스킨십에 대한 갈급과 공동체적인 부분이 부각되지 않을까?

절대적이다. 비대면이라는 것이 가져다주는 비인간성과 반동의 개념으로 볼 수 있다. 끈끈했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이 커지면서 혈연, 지연, 학연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강해질 것이다. 사회현상만 보면 비대면이 당연하고, 네트워크의 발달이 비대면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 비대면이 가속화될 수는 있다. 하지만, 대면 없이 친밀한 사회적 관계를 온라인으로만 형성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대구 확산과 2번째 웨이브를 보더라도 이전 상황을 회복(Resilience)하려고 하는 부분이 강하게 작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공동체의 회복이 중요하다 인식에서 이를 지속하게 만드는 사회적경제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사회적경제 조직이 취약하므로 오히려 코로나를 가장 이겨내기 힘든 곳이기도 이기도 하다. 현재 상황이 사회적경제 조직에 어떤 임팩트를 만들 기회가 될까?

경제학에서 정상이윤(Normal Profit)이란 시장에서 생존 가능성이 보장되는 레벨이다. 시장에서 정상이윤과 사회적 가치(Social value)를 함께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만약 이런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굳이 사회적기업일 필요는 없다.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현상을 경제 프레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으나, 정상이윤에서 일정 부분 포기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아직 사회적기업은 일반 경제학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개념이다. 현재의 비대면 상황은 기술 의존도가 높은데, 이러한 기술의 반동으로 휴먼터치를 그리워하게 된다. 인간미를 찾고 싶어 할수록 공동체적 관점과 서비스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면서 똑같은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더라고 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게 될 것이다. 이런 부분은 사회적경제 조직에 기회가 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발견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있다면?

코로나19는 우리 사회를 환골탈태시킬 기회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압축성장으로 인한 다양한 사회 문제를 지니고 있다. 세월호나 촛불집회는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고칠 기회였지만,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잔인하지만,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중풍으로 쓰러지면 신체 한 부분에 마비가 올 수 있는데 이 부분을 인정해야 회복할 수 있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4차 산업 혁명은 생산양식에 대한 변화다. 이러한 변화는 반드시 이해관계의 변화를 수반한다. 그동안 우리는 구조적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 적이 없었다. 갈등을 전략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로드맵이 필요하다. 정부의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 시민들의 일상 속에 시그널을 제시 할 수 있을 때 개인도 희망을 그리며 포스트 코로나시대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라이프인
ⓒ라이프인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이제 어떻게 할까' 고민하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쉬지 않고 던지고 있다. 시대 상황에 비추어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고 조망하고 대안을 준비하는 것은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최선의 미래를 만들고자 하는 노력일 것이다. 미래와 지금과 다르리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유연하게 준비하지 못하면 변화에 경직될 수밖에 없다. 최소한의 타의와 연대로 서로를 의지하며 공동체 복원에 신경 쓰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으며, 개인과 사회시스템 모두 톨레랑스(tolerance, 타인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에 대한 존중)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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