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경] 국제협력-사회적경제의 '통역'을 맡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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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경] 국제협력-사회적경제의 '통역'을 맡겠습니다
창업지원기관 언더독스 김영주, 안지혜 이사 인터뷰
  • 2020.10.15 15:00
  • by 김정란 기자

코로나 시대, 연대의 필요성이 가장 크지만, 내 눈앞의 절박함이 크다 보니 넓은 세계를 품는 것이 욕심처럼 보이기도 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감염병 위기 이전에도 여러 가지 위기는 있었고, 그때마다 더 큰 연대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해외에 방문하기조차 힘들어졌지만, 랜선을 타고 국제협력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라이프인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송진호 상임이사 인터뷰를 시작으로 코로나 시대에도 국제협력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조직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주관기관에서 국제협력과 사회적경제조직의 연결을 돕고 있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속에서의 국제협력은 어떤지 들어봤다. [편집자주]

언더독스는 창업 생태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만든 사회적기업이자 창업지원기관이다. 소셜벤처들의 창업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며 트레이닝을 도왔던 언더독스는 올해 한국국제협력단이 주최하고 신한은행이 후원하는 청년 사회 혁신 허브인 코이카 이노포트의 한 프로그램인 이노랩에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참여했다. 이노랩은 창업 3년 이내 기업들의 사업고도화 코칭을 목표로 한 프로그램이다.

사회적기업을 직접 창업했던 경험을 토대로 창업팀들의 고민을 함께하는 언더독스의 안지혜 이사(이하 지혜)와 국제협력 분야에서 일해온 경험을 통해 국제협력과 기업가들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하는 김영주 이사(이하 영주)를 만났다. 이들에게 이노랩을 통해 국제협력에 사회적경제를 더하는 일에 힘을 보태면서 느낀 것들에 관해 물었다. 

▲ 왼쪽부터 언더독스 안지혜, 김영주 이사.ⓒ라이프인
▲ 왼쪽부터 언더독스 안지혜, 김영주 이사.ⓒ라이프인

언더독스 소개를 부탁한다.

▲지혜-창업 트레이닝과 코칭을 하는 기업이다. 컨설팅이나 코칭보다는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려고 해왔다. 우리 스스로가 사회적기업 창업가이다 보니 같이 할 수 있는 동료를 만드는 것에 대해 고민하다 트레이닝하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사회적경제 관련 이벤트를 기획, 운영하고 연구 조사 활동도 한다. 사회적기업 발굴과 육성은 창업 과정이 기존 시장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우리의 트레이닝이 다른 분야 계신 분들에게 다양하게 적용될만한 포인트가 있다고 생각해 이노랩에 참여하게 됐다.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해 온 영주 님이 우리와 합류하면서 자원봉사 관련 스타트업, 비영리, 국제개발협력 스타트업의 문제 해결 관점에서 생각해볼 것들을 제안, 기획하고 있다.

▲영주-이노포트는 글로벌 사업이라기보다 국제 사회 문제를 해결한다는 교집합이 있어서 우리가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언더독스의 경우 구성원들 대부분이 창업을 경험했거나 창업 생태계에서 밀접하게 일해본 분들이다. 나는 창업보다는 이전 직장에서 해외 파트너와 교류하고 프로젝트 작업을 해와서 언더독스가 국제 사업에 나서면서 합류하게 됐다. 당시 국제협력을 위해 일하던 단체들이 몇 개 안되던 시절에 네트워킹을 하는 일을 했다. 한국의 국제협력에 있어 다양성을 둔다는 의미를 갖고 일하고 있다.

이노랩을 주관하면서 국제협력에 대해 느낀 점은? 전통적인 국제협력과 '언더독스의 국제협력'은 무엇이 다른가?

▲ 김영주 이사ⓒ라이프인
▲ 김영주 이사ⓒ라이프인

▲영주-우리가 해외의 기관들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논의하면서 느낀 것은 국제협력에 있어 전통적 방식으로 해야 해결될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그 문제의 특징에 따라 맞춰진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현지에도 이와 관련해 수준이 높은 분들이 많이 계시고, 개발 위주의 국제협력 등은 현지에서 거부할 수 있는 역량은 된다는 점을 느끼고 있다. 현지에서 사회적경제를 하시는 분들이 우리가 내놓는 것보다 더 나은 대안을 내놓을 수도 있다. 우리가 배우고 있는 부분이 많다. 

이전의 국제협력 방식과 우리의 방식을 구분 짓기보다는 사회적기업의 기술, 경험을 어떻게 녹여서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만들지에 집중하려고 한다. 현장에 계신 분들은 기존의 국제협력 방식에 한계를 느끼실 때도 있을 텐데, 새로운 방식과의 교집합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새로운 사례를 만들어보자.' 이 부분에 힘을 실으려고 하고 있다.

▲지혜-우리가 느끼는 변화는 한국국제협력단이 무거운 기관치고는 쇄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아쉬운 점이 있긴 하다(웃음). 스타트업을 지원할 때는 빠르게 움직여야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아무래도 준공공기관이다 보니 여러 절차들을 통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이 좀 아쉽다. 하지만 관련 사업을 대하는 태도에는 놀랐다. 특히 이노포트의 경우, 사업 담당 부서가 아예 따로 배정됐다. 이런 것들이 국제협력의 방식을 바꾸어나가는데 대한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창업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나가는 것이다. 창업가들이 '한국에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솔루션을 해외에도 적용해볼까' 생각하는 기회는 만들어주고 있다고 본다.

사실 주관하기 전까지는 이노랩에도 전통적 개발협력 업체들이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생각과 달리 한국에서 소셜벤처라고 알려졌거나 일반 영리 기업이 코이카 사업을 통해서 본인이 가지고 있던 선의를 현지에 적용하길 고민하면서 오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 맥락에서 코이카와 우리가 서로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 단계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잘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중간역할이다. 김 이사가 개발협력 경험을 갖고 계신 것이 중간 역할을 할 때 도움이 된다. 기존 국제개발협력 방식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있고, 현지에 계신 분들은 본인이 하던 일을 사회적경제가 대신 하려고 한다거나, '현장도 잘 모르면서' 하는 느낌을 가질 때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조금 더 현지 사경 부문에 계셨던 분들을 조심스럽게 만나도록,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가 잘해야 하는 일이다. 개발협력과 사회적경제를 만날 때 통역을 잘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워진 점은 없나?

▲지혜 -이노랩은 우리가 국내 지원을 해드리는 것이어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언더독스 자체에서 현지 창업가를 육성하는 부문이 있다. 코이카 이노포트는 우리가 글로벌 사업할 때 겪는 문제를 같이 겪고 계신다. 언더독스의 글로벌 사업 중 "전 세계를 돌면서 창업가를 만나보자" 했던 부분들은 전부 안 되고 있다. 물류 쪽은 정말 어려울 것이다. (할 수 없는 일) 대신 가상 교육 등을 하고, 콘텐츠를 준비하는 일 등을 하고 있다.

느끼는 부분도 많다. 우리가 이전에 개발협력 한다고 하면서 현지에 가서 감시해야 하고, 말로는 "현지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직접 가고, 직접 모니터링하겠다고 하는 부분들 등 우리가 '거만했던' 부분들이 있지 않나? 진짜로 '협력'을 해야 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우리가 만든 기금이 있더라도, 현지 조사가 안 되면 아무것도 안되는 상황이다. 말뿐만이 아니라 현지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실질적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되기도 한다. 소셜비즈니스 상황이 안타깝지만, 협력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못했던 부분들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영주-우리 계획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원래 계획한 것보다 접하는 빈도수는 많아지고, 규모는 작아졌다는 점은 장점이다. 또 너무 많은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됐기 때문에 일종의 경쟁이 되기도 했다. 주목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인지했던 것 중 하나가, 한국의 사회적경제가 다른 언어로 공유되는 경우가 너무 없었다는 점이다. 잘 찾아야 5년 전 사례들이더라. 우리는 한국 안에서도 따끈따끈한 스타트업을 만나지 않나? 가장 관심받는 곳들과 만나서 한국 사회적기업을 소개하는 웨비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행사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한국에 우호적이라고 생각했던 나라 외의 나라에서도 접속하는 걸 보고, 우리가 들어갈 수 있는 시장들을 어느 정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고 싶은가?

▲ 안지혜 이사ⓒ라이프인
▲ 안지혜 이사ⓒ라이프인

▲지혜-우리가 늘 얘기하는 메시지와 같다. 최대한 고객이든 현지 사람에게든 최대한 많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개발에 대해 우리가 환상이 좀 있지 않나? 아마 어떤 부분에서 심금을 울려서 관심 가진 부분이 있을 텐데, 그것만 보고 준비하면 어느 순간 '이게 아닌 것 같은데' 하는 포인트가 나올 것이다. 이건 내 스스로 '나도 그때 알았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포인트다. 지금도 좀 더 알려고, 배우려고 하는 부분이 있다.

현지에 계신 분들은 시장에 좀 더 관심을 두고 듣고, 소셜벤처는 해보고 싶은 것이 있을 때 당사자 얘기를 많이 들어보길 권한다. 국제 협력 관련 창업가들에게는 현지를 잘 모르고 "(경제적으로)못 살거야"라는 편견을 갖는 부분을 지적해드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학교에 안 나올 때, "돈 벌어야 해서 일하러 갔나"라고 미리 넘겨짚은 채로 솔루션을 만들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을 현장에 가서 깨부수고 오시도록 안내를 해드린다.

▲영주-가끔 느끼는 불편한 지점은 계몽하려고 하는 태도가 아직까지 있다는 점이다. 심각한 문제를 인지하고 직접 행동을 하려다 보니 '고쳐줘야 더 좋아진다'고 생각하는 것을 이해는 한다. 하지만, 국제협력에 대한 시민들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 대중이든 소비자든, 일반 시민들의 수준을 높게 봐줬으면 좋겠다. 그걸 못하면 이 일을 하기가 힘들 것이다.

또 국제협력 영역이 아주 빠르게 세분화되고 있다는 점도 알아뒀으면 좋겠다. 내가 국제협력 분야 일을 시작했을 때와 달리, 자기 영역을 잡고 최고를 뽑아내는 사람들이 인정받는다. 10년 전에는 한 사람이 다 잘 알고 직접 해야하는 사람들을 많이 찾았다면, 이제 다르다. 긴 호흡으로 보되 실제 행동은 명확한 분야에서, 자기 일을 책임감 있게 하는 사람이 인정받는다는 것은 어느 분야든 다르지 않다. 옛날에, 20년 전 개발협력할 때는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적다보니, 한다고만 하면 뭐든 잘하는 듯 보였을 수 있다. 이제는 세분화되어서 전문가가 잘하지, 대표가 모든 일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그래서 본인의 전문성을 가지면서 변화에 의연하게 대처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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