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경] 국경 넘는 세계시민 꿈꾸는 젊은이들, 랜선으로 시작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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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경] 국경 넘는 세계시민 꿈꾸는 젊은이들, 랜선으로 시작을 꿈꾸다
이노캠프-이노트립 참가자 인터뷰
  • 2020.10.07 12:11
  • by 김정란 기자

코로나 시대, 연대의 필요성이 가장 크지만, 내 눈앞의 절박함이 크다 보니 넓은 세계를 품는 것이 욕심처럼 보이기도 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감염병 위기 이전에도 여러 가지 위기는 있었고, 그때마다 더 큰 연대로 위기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해외에 방문하기조차 힘들어졌지만, 랜선을 타고 국제협력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고 있다. 라이프인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송진호 상임이사 인터뷰를 시작으로 코로나시대에도 국제협력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과 조직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주]

▲ 박선경 씨
▲ 박선경 씨

청년들은 늘 새로운 시대의 화두다. 청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고민을 하느냐에 따라 그들이 속한 조직의 미래가 결정된다. 그중 국제협력을 꿈꾸는 청년들이 참가하는 이노캠프-이노트립(주관 더 브릿지) 참가자들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 깊은 고민을 거듭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어떤 생각으로 '국제협력'을 고민하고 있을까?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주최하고 신한은행이 후원하는 청년 사회 혁신 허브 코이카 이노포트의 한 프로그램인 이노캠프-이노트립에 참가한 로컬멘토(기사 '현지 멘토에게 듣는 국제협력, "한국 젊은이들의 아이디어가 실현될 날을 기대하며!"' 참고)에 이어, 국제적인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하는 세 명의 참가자를 만나 왜,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들어보았다.

인터뷰에는 시각디자인을 전공 중인 박선경 씨, 기업 컨설팅 조직에 재직 중인 이지이 씨, UNDP IICPSD (유엔개발계획 이스탄불 민간협력센터)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일하고 있는 정윤성 씨가 참여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일을 하고, 다른 공부를 했지만 모두 국제협력에 관심을 두고, 자신의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국제협력의 새로운 세대가 될 이들은 올해 닥친 코로나19 위기로 랜선으로 국제 문제 해결에 도전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도 안고 있었다. 인터뷰에 참여한 세 청년은 모두 "감염병 위기로 개발도상국과의 국제협력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 이지이 씨
▲ 이지이 씨

청년들에게 "왜 지금 국제협력이냐?"고 물었다. "국내 문제도 시급한데 왜 국제협력이냐"는 목소리에 청년들은 어떤 대답을 가지고 있을까? 윤성 씨는 "얼마 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께서 '세계 기후 변화에 코로나19처럼 똑같은 분열과 혼란으로 대응한다면 최악이 우려된다'고 말씀하신 인터뷰를 봤다. 요점은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 간 협력 부족이 많이 발견됐던 상황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지이 씨는 개발도상국과의 격차에 대해 답해줬다. "우리나라 아이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온라인 교육에 잘 집중하고 있지 못한다는 걱정을 할 때, 개발도상국은 네트워크가 없어 교육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안고 있는 걸 봐서 국제협력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정윤성 씨
▲ 정윤성 씨

■ 랜선으로 만나는 현장, 기대 이상이기도, 아쉽기도

이들은 2박 3일의 이노캠프에 이어 6주간의 이노트립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솔루션을 구체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른 직업을 가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공식 온라인 접속은 매주 주말이었다. 6주간의 주말을 반납한 것. 공식적인 미팅 외의 팀미팅도 해야 하고 그 사이사이 과제를 해내야 하니 힘들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몸이 힘들고 바쁜 것보다 다들 "실제로 적용해보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고 했다. 현장에 솔루션을 만들어 들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이들이 계획한 솔루션은 대부분 온라인 웹사이트를 통한 영상 등으로 대체해 현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간접 경험을 하도록 해야 했다.

선경 씨는 "실제 서비스를 경험하게 하고 어떤 점이 아쉬운지, 여행 가는데 별 도움 안 된다 등 디테일한 의견을 많이 듣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됐다. MVP(minimum viable product, 창업자의 아이디어를 최소한의 핵심기능만을 탑재해 만드는 프로그램 또는 제품으로 아이디어가 실제 시장에서도 유효한지 검증하는 데 쓰임) 테스트 기간이 한 번 더 있었으면 좋겠다"며 못내 아쉬운 표정이다. 

지이 씨도 "MVP를 만드는 중에 불충분하다는 점을 느꼈는데도,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는 점이 너무 아쉬웠다"면서도 "다른 조직도 이렇게 빨리 급하게 MVP를 만드는지 궁금했는데 스타트업들은 1, 2주 이내에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들었다"며 오히려 촉박한 상황에서 결과물을 만들어보는 훈련이 됐다는 측면에서는 배운 것도 있다는 반응이었다.

이번 프로그램은 공식적으로 온라인을 통해서만 진행됐다. 현지에 갈 수 없는 것은 물론 국내 팀원들도 마음대로 만나기 힘든 상황에서 팀워크를 기대할 수 있을까? 세 사람은 대체로는 "기대보다 괜찮았다"는 의견이었다. 지이 씨는 "첫날 아이스 브레이킹을 했는데 온라인으로 될까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 '온라인으로 가능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생각보다 효율적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도 "우리 팀은 한 번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만났는데 확실히 나누는 깊이가 또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훨씬 빨리 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윤성 씨의 경우는 이스탄불 현지에 있다 보니 이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진행되지 않았다면 참여할 수 없었던 경우다. "이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진행된 것은 나에게는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만난 다음, 온라인으로 협업하는 병행인 것 같다"고 했다. 선경 씨 팀은 "2박 3일의 짧은 이노캠프를 오프라인 위주로 진행해 팀워크를 다지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뒤 많이 친해진 상황에서 이노트립은 온라인으로 진행해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 이노트립에 참여한 청년들과 현지 멘토가 팀미팅을 하고 있다.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이노트립에 참여한 청년들과 현지 멘토가 팀미팅을 하고 있다. 온라인 화면 갈무리

■ 생각못했던 부분 짚어준 현지의 멘토들

지난 기사, '현지 멘토에게 듣는 국제협력, "한국 젊은이들의 아이디어가 실현될 날을 기대하며!"의 현지 멘토들은 이들의 솔루션이 현지에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도왔다. 지이 씨는 "처음에는 현지의 교육문제를 해결하자고 했을 때, '콘텐츠'를 먼저 생각했다. 그런데 로컬 멘토는 '콘텐츠보다 디바이스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어줘서 접근 방향이 다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참여한 캄보디아 지역은 수도인 프놈펜에서 5km 떨어진 지역인데도 55%가 온라인 교육에 필요한 장비가 없다고 응답했다. 내 상식으로 생각할 때 문제라고 본 것과 실제 문제가 달랐다는 점을 멘토가 짚어줬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로. MVP 만들면서도 예상 못 한 문제가 나왔다. 이 프로그램에서 웹페이지 반응을 살펴봐야 했는데 웹페이지 개발자들도 많이 사용하는 오픈소스 코드를 가져왔는데도, 그게 캄보디아어로 돼 있는 경우는 없더라. 예를 들어 장바구니 같은 것조차도 캄보디아어로 된 게 없어서 또 하나의 과정이 추가되고, 거기에 쓸 예산이 없는 등의 예상치 못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했다. 현지와 우리나라 사정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직접 체험한 것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들이 얻은 것이다.

윤성 씨는 "우리 팀 아이디어는 멘토와의 대화를 통해 나왔다"고 했다. "현지의 음식물쓰레기 처리 솔루션을 고민했는데, 로컬 멘토와의 인터뷰를 통해 네팔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특성을 알게 돼 이를 디지털 분야로 가져와 비즈니스화하는 아이디어를 냈다"는 것. 윤성 씨는 "멘토를 통해서 한국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알게 됐다. 한국의 인터넷 검색이나 머릿속 구상만으로는 알 수 없던 것인데 로컬멘토가 있어서 새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며 현지 멘토와의 협력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다는 반응이었다.

선경 씨는 "우리는 네팔 밀레니얼 세대의 여행 장비 임대 아이디어를 냈는데 이에 대한 네팔 현지 상황을 바로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실제로 사업하는 현지 멘토가 시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많은 조언을 해줬고, 인터뷰 내용과 설문조사 결과. 네팔 사람들의 생각에 대한 해석이 우리와 다른 부분이 있더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 더 큰 연대를 위한 시작

6주간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트레이닝은 사실 이들이 국제협력 경력에서의 시작점에 가깝다. 실제 개발도상국들의 사회문제와 솔루션 도출 경험을 가져본 이들이 5년 후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인 윤성 씨는 "나는 그때도 데이터사이언스 일을 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전과 이 프로그램 후의 자신은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개발협력을 원조나 지원 프로그램으로 생각하지 않고 비즈니스로 풀어나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문제 해결 접근에 새로운 시각을 줬다. 이전에는 개발 원조 프로그램의 단면만 볼 수 있다면, 비즈니스 모델에는 한 팀이 시장가능성, 자금조달, 비즈니스 현실화 요소를 직접 테스팅해 데모까지 만들다 보니 한가지 문제 해결의 다양한 요소를 배운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이 많은 도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뜻맞는 사람들과 꾸리거나 스타트업 투자 발굴하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는 지이 씨도 국제협력에 대한 자신의 자세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전에 나는 언젠가는 개도국에 가서 현지인과 일하겠다는 삶을 생각해왔다. 지금 다른 일을 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두 달 안에 MVP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겪다 보니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진로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인터뷰 참가자 중 가장 막내인 선경 씨는 "저는 사실 5년 후라도 아직 20대라서"라고 말해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그는 "이번 프로그램하면서 디자인하는데 원동력이 많이 됐다"면서도 "그때까지도 고민을 완벽하게 끝내지는 못했을 것 같다. 가치가 있고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일 하고 있으면 좋겠다"며 푸릇한 청춘을 한껏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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