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혁신로드 ⑬] 동네 가게와 지역을 위해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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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혁신로드 ⑬] 동네 가게와 지역을 위해 예술가가 할 수 있는 일
  • 2020.09.04 10:00
  • by 정지연 (에이컴퍼니 대표)

서울시 혁신정책의 사례와 경험을 '여행'이란 형식을 빌려 진행해온 '서울혁신로드'가 올해로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서울혁신로드'는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등 관심 테마에 따라 전담 인솔자와 함께 현장을 탐방하는 서울시 정책연수프로그램이다. 일회성의 벤치마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역과의 상생을 모색하고자 긴 안목으로 접근한 서울혁신로드가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서울시의 다양한 혁신정책 현장을 마주했던 3년간 15,000명의 연수 참가자, 서울 혁신 기관의 담당자, 혁신정책 운영하고 있는 공무원, 지역별 지역협력관까지. 라이프인과 '공감만세'가 서울의 혁신기관과 연수 참가 이후 각 지역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소개한다. [편집자 주]

 
투자를 목적으로 유명작가의 작품이 거래되는 일은 종종 발생하지만 신진 예술가의 작품이 팔리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렇다 보니 미술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이 예술가가 되기를 포기하고, 그들의 재능과 열정은 발휘되지 못한 채 사라져 버린다. 에이컴퍼니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예술가가 예술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해왔다.   

예술가는 남다른 관찰력과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자신만의 표현법을 생각해 낼 줄 아는 사람들이다. 작품을 사는 사람이 없다면, 예술가의 재능을 캔버스 위가 아니라 다른 곳에 펼쳐볼 수는 없을까. 예술가는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예술가에게 좋은 일거리란 무엇일까. 

에이컴퍼니는 2016년부터 3년 동안 서울시와 함께 예술가와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우리가게 전담예술가>를 운영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정해진 시간에 문을 열고, 손님을 기다리고, 정해진 시간에 마감을 하는 작은 가게들은 고된 성실함에도 불구하고 생존이 쉽지 않다. 그래서 가게의 디자인이나 불편한 점을 개선할 여유가 없다. 회화, 판화, 조소, 도예, 미디어 등을 전공한 청년 예술가들이 미용실, 식당, 카페, 호프집, 당구장, 세탁소, 노래방, 꽃집, 부동산 등 다양한 업종의 가게들과 연결되었다.

▲ 중앙 쌀 상회 before, after ⓒ 에이컴퍼니
▲ 중앙 쌀 상회 before, after ⓒ 에이컴퍼니

예술가들은 가게를 관찰하고, 자영업자와 대화하며 동네의 작은 가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나갔다. 본인이 공감하고 동의하는 방식으로 낡은 간판이나 오래된 디자인을 변경하고, 어울리는 그림을 그려 공간에 생기를 더했다. 지저분한 수납을 가리도록 가림막을 설치하고, 메뉴와 가격이 바뀌어도 메뉴판 걱정이 없도록 자석으로 메뉴판을 만들기도 했다. 작은 가게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꾸려가도록 로고와 유니폼을 제작하기도 했다. 

예술가의 재능이 작업실 밖으로 나와 결국 예술가와 자영업자 양쪽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가 만들어졌다. 그동안의 사례와 그로부터 발견한 가능성 덕분에 사업은 서울시의 각 자치구로 확대되었고, 일자리 사업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좀 더 자유로운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소상공인이 부담하던 재료비도 서울시에서 가게별 10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에이컴퍼니는 <우리가게 전담예술가>의 자치구 버전인 <우리동네가게 아트테리어> 사업도 계속하며 관련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나가고 있다. 

▲ 블루헤어샵 before, after ⓒ 에이컴퍼니
▲ 블루헤어샵 before, after ⓒ 에이컴퍼니

사업이 좋은 평가를 받고 언론에 소개되면서 기업과 지자체에서 문의가 오기도 한다. 도시재생이나 마을 만들기 사업에도 적용이 가능할지, 개별 가게를 넘어 거리를 바꾸는 데에도 예술가의 재능이 효과적으로 발휘될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전의 대덕구에서는 구청장님을 비롯해 여러분들이 '서울혁신로드' 프로그램을 통해 중랑구의 사례를 직접 보기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간판을 바꿔 달라, 벽화를 그려 달라-는 식으로 처음부터 답을 정해놓지 않고 예술가가 스스로 관찰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한다면, 예술가는 우리가 기대한 것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는 존재들이다. 우리가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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