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몬스터레코드, 죽어있는 공간 즐거움으로 채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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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몬스터레코드, 죽어있는 공간 즐거움으로 채우다
몬스터레코드 이강민 대표 인터뷰
  • 2020.09.01 12:07
  • by 전윤서 기자
▲ 에제르파크에서 7월 25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인디음악페스티벌. ⓒ몬스터레코드
▲ 에제르파크에서 7월 25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는 인디음악페스티벌. ⓒ몬스터레코드

■ 사회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캠핑장! 엄마, 아빠의 휴식처 
도심 속 작은 산봉우리 소래산. 그 초입에 자리잡은 에제르파크는 도심 속 작은 휴식처이다. 에제르파크의 에제르(ezer)는 '구원자'라는 의미를 가진다. 에제르파크를 운영하는 (주)몬스터레코드의 이강민 대표는 "아이들에게 성지가 되고 엄마, 아빠들에게는 구원을 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에제르파크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장소이며, 그 틈을 이용해 부모들은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휴식처이다. 글램핑이 가능한 캠핑존,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피크닉존, 알록달록 눈이 즐거워지는 카라반, 아이들이 힘차게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 시원한 수영장과 놀이시설이 잘 갖추어진 키즈존. 에제르파크에서 먹고, 자고, 뛰어놀며 하루를 완전히 휴식으로 채워 넣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동 취사장, 샤워실, 세탁실, 공연무대, 작은 도서관, 오락실, 해먹, 카페 등 편의시설과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 (左)운동장 (右)지역 예술가가 그린 카라반 그래피티. ⓒ라이프인
▲ (左)운동장 (右)지역 예술가가 그린 카라반 그래피티. ⓒ라이프인
▲ (左)에제르파크 글램핑장 (右)오락실. ⓒ라이프인
▲ (左)에제르파크 글램핑장 (右)오락실. ⓒ라이프인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가 심화되면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취소하는 사람보다는 일정을 미루는 사람이 많았다. 신기하게도 그렇게 일정이 비워진 날짜는 금방 또 예약이 찬다"는 이 대표의 말에서 캠핑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에제르파크는 문화기획사이자 사회적기업인 몬스터레코드가 운영하는 캠핑장답게 풍성한 공연무대도 준비되어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취소도 없이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인디음악페스티벌이 바로 그것이다. 에제르파크는 캠핑장이기도 하지만 무대가 있는 장소가 귀한 몬스터레코드에게는 지원사업에 의지하지 않고 공연을 열고 예술가들과 협업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시민들과 만날 기회가 더욱 적어진 예술가들에게는 이 무대가 더 특별하다.

■ 죽어있는 공간을 살리는 몬스터레코드
몬스터레코드는 문화기획으로 사람과 사람을 연결한다는 소셜미션을 가지고 있다. 시민들과 접점을 찾기 힘든 지역 예술가와 시민들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문화 기획자를 발견하고 이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며 성장을 도모하는 일도 빼놓지 않는다. 

행사를 주로 수행하는 몬스터레코드는 날이 풀리는 3월부터 추워지기 전 11월까지 일이 몰리고 이후 3개월간은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다. 이렇게는 안정성과 자생성을 가질 수 없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카페사업을 계획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고 목 좋은 자리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공간이 바로 2014년 인천 아시아게임 이후 사용 빈도가 낮아진 계양구 아시아게임 사이클 경기장 안에 있는 심판 대기실이었다. 몬스터레코드는 인적이 드문 이 자리에 카페를 기획해 운영해 보겠다고 제안했다. 이곳에 만들어진 카페 '아비앙또'는 활성화가 되지 않았던 경기장 안쪽에 사람을 끌어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몬스터레코드가 운영하는 카페 아비앙또. ⓒ라이프인
▲ 몬스터레코드가 운영하는 카페 아비앙또. ⓒ라이프인

문화기획을 통해 장소의 특수성을 살려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재주가 있다는 소문은 빠르게 퍼져 에제르파크를 운영하는 소유주의 귀에 들어가게 되었다. 에제르파크는 개인이 운영하던 캠핑장이었다. 2019년 5월 25일 개장했지만 미흡한 홍보,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비수기인 12월부터는 문을 닫았다. 죽어있는 이 공간을 올해 3월 15일부터 몬스터레코드가 위탁 운영하게 되었다. 이 대표는 "죽어있던 공간을 살리는 성공사례로 많이 소개되고 있다. 공간이 변화하는 것을 보는 사람들이 '이 장소가 다른 가치로도 움직일 수 있구나' 하고 느끼는 것 같다. 도시재생에도 장소의 장단점을 파악해 이를 잘 살릴 수 있는 기획과 홍보가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 즐거움을 주는 건강한 사회적기업
몬스터레코드는 종종 '사람들의 즐거움을 기획하는 기업'이라고 소개된다. 이 대표는 사람들에게 왜 즐거움을 주고 싶은가? 라는 질문에 "다들 즐겁고 싶잖아요"라며 주저 없이 말했다. "사람이 가진 감정 중에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감정"이라는 것이 부연 설명이다. 

이 대표는 실용음악과 보컬 전공으로 개인 지도를 하기 위해 2010년 연습실 대관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계양구에서 유일한 연습실이었지만 이후 너도나도 생겨나는 연습실로 인해 시설은 더 좋아지고 대여료는 저렴해지는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운영이 힘들어지자 연습실을 녹음실로 리모델링해 '몬스터레코드'를 만들게 되었다. 이때 지금 이사를 맡고 있는 2명의 든든한 조력자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문화 기획자의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이 대표는 "원래 사회적기업에는 관심이 없었다. 우리가 무엇으로 돈을 벌어서 생계를 유지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사회적기업을 만든다는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일단은 자생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충분히 고민하고 실행해본 다음에 생각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신으로 2018년까지 다양한 지원사업을 진행했고 지역 문화 관련 부서에 몬스터레코드가 할 수 있는 일을 제안했다. 

▲ 몬스터레코드 이강민 대표가 카페 아비앙또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라이프인
▲ 몬스터레코드 이강민 대표가 카페 아비앙또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라이프인

4년간 꾸준히 자생력을 기를 수 있는 일을 찾아 준비한 결과 오히려 계양구청 일자리경제과에서 "문화 관련된 일을 잘하는 몬스터레코드가 결국 사회적 가치 실현을 하는 것 아닌가? 왜 사회적기업을 하지 않느냐?"고 먼저 연락이 왔다. 사회적기업을 추천받은 몬스터레코드는 2018년 3월 육성지원사업을 거쳐 4월 예비사회적기업, 11월 인증사회적기업이 되었다. 현재는 직원 15명, 아르바이트생 12명과 임원 3명 등 총 30명이 함께 일하는 기업이다. 이 대표가 말하는 건강한 사회적기업이란 '직원들이 안심하며 다닐 수 있는 안정감 있는 기업'이다. 따라서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기업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다. 이 대표는 "안정적인 회사 안에서 직원들이 안심하고 다니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업이 건강한 사회적기업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몬스터레코드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30세이다. SNS에 비친 구성원들의 모습에서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 대표는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불행을 느낄 필요가 없지 않나"라며 재밌게 일하는 회사를 강조했다. 유연한 회사 분위기에 힘입어 몬스터레코드에는 만능 재주꾼이 많다고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이고 하고 싶은 일, 잘하는 일을 찾아 재능을 발견해낸다. 이로써 작곡가가 커피도 만들고 디자인도 하는 다재다능한 인재가 양성된다. 이 대표는 "직원들이 '네? 갑자기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 캠핑장을 운영한다고 했을 때도 그랬다. 캠핑장을 운영해본 직원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자유로운 회사 분위기가 만들어놓은 문화 덕분에 다들 바로 적응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갔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에게 소외되었던 곳을 문화기획으로 재생시키는 몬스터레코드. 이를 통해 예술가와 시민들의 사이는 좁혀지고 있다. 공연장을 넘어 공간, 카페, 캠핑장 등 시민과 예술의 다리를 놓아주고 있는 몬스터레코드의 다음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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