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끄랑, 제주] 지금, JDC는 무엇을 개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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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끄랑, 제주] 지금, JDC는 무엇을 개발하나?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사회가치추진실 김경훈 실장 인터뷰
  • 2020.08.11 14:30
  • by 전윤서 기자

일 년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기, 하계 휴가철이 다가왔다. 많은 사람들이 무더위를 피하고 한 해 동안 열심히 달려온 스스로에게 충전의 시간을 주기 위해 잠시 일상에서 벗어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누군가는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누군가는 낯선 도시로 향한다. 다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만큼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이들이 많다. 이에 제주도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 역시 증가했다.

우리에게 친숙한 관광지인 제주도를 조금 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여행을 보다 의미 있게 즐기고 여행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올여름, 제주도를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지역, 사회와 연대하며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곳들을 방문하는 것은 어떨까. 라이프인은 제주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회적경제조직과 소셜벤처가 운영하는 장소를 소개하고, 제주 지역 사회적경제 분야를 지원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는 공공기관과 중간지원조직을 알아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봉끄랑'은 가득차다, 풍요롭다, 빵빵하다는 의미의 제주도 방언이다.

 

그간 제주도는 크고 작은 진통을 겪었다. 국제자유도시를 꿈꾸며 2005년 '특별자치도'로 지정된 이래로 1분 43초당 비행기 한 대가 이착륙하며 한 해 1,500만 명(2019년 12월 기준)의 관광객이 찾는 매력적인 섬이 되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그동안의 개발을 두고 눈부신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는 의견과 그 개발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는 의견이 분분한 상태. 

제주도민 223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제주국제자유도시 성과 및 한계(2016년)'에 따르면 제주 도민은 국제자유도시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인식했다. 하지만 문화 정체성을 간직하면서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사업, 도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상승과 지역발전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에 창립 18주년을 맞이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eju Free International City Development Center 이하 JDC)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부동산 개발이 아닌 공동체와 환경, 청정, 공존 개발에 눈을 돌리며 2월 10일 사회가치추진실이 신설되었기 때문이다. JDC는 국제자유도시 조성에 필요한 관광산업 개발,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국제교육 기관 유치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의 공기업이다. 라이프인은 JDC 사회가치추진실 김경훈 실장을 만나 도민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들어보았다. 

▲ JDC 사회가치추진실 김경훈 실장 ⓒ라이프인
▲ JDC 사회가치추진실 김경훈 실장 ⓒ라이프인

■ 사회가치추진실, 도민의 행복을 위해 만들어지다.

2017년 12월 경영평가제도가 사회적 가치, 공공성을 중심으로 전면 개편되면서 JDC 또한 큰 변화를 맞이했다. 그중 가장 큰 변화는 대규모의 조직개편이었다. 혁신실, 홍보실, 국제화지원처 세 군데 부서에서 각각 흩어져 진행했던 업무를 기관장 직속의 사회가치추진실을 만듦으로써 효율성을 높였고 모든 부서가 사회가치 관련 업무를 추진하도록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다. 

김 실장은 "JDC가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란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통해서 제주 도민의 행복, 국민의 행복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DC는 문대림 이사장 취임 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고 제주와 함께 성장하는 JDC가 되겠다는 취지로 '다시 그리고 함께 JDC'라는 신경영방침을 수립하였다. 또한 사회적 가치 기본법의 사회적 가치 항목을 JDC 관점과 사업에 맞게 재정의하였다. 이를 통해 "성장과 공존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람 중심 국제자유도시 조성"이라는 사회적 가치 비전을 세웠다. 

이러한 비전 아래 JDC는 이사장, 본부장, 외부인사(지역 상생 분야전문가, 대학교수) 등 5명의 사회적가치위원회를 꾸려 ▲국제도시 일자리 창출 ▲지역 가치 증진 ▲도민 참여 안전․환경 보전 ▲제주지역 공정사회 구현 선도라는 사회적 가치 4대 추진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12대 중점추진과제와 성과지표를 설정, 운영하고 있다. 

▲ 김 실장은 "JDC가 추구하는 사회적가치란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통해서 제주 도민의 행복, 국민의 행복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인
▲ 김 실장은 "JDC가 추구하는 사회적가치란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통해서 제주 도민의 행복, 국민의 행복을 도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프인

■ 상생을 위한 사회 공동사업

매년 12억 정도의 예산을 편성해 운영하는 마을 공동체 사업은 제주도의 마을 특성과 매력을 드러낸 사업이다. 특히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사업에 참여한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 사업 초기 어려움을 해결해주기 위한 컨설팅 등 마을별로 1억 원의 예산으로 필요에 따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14년 마을의 농ㆍ특산물을 판매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는 서광서리의 '별난가게'가 1호점으로 개점했다. 이후 평대리 마을 전설을 들려주는 공간을 카페로 승화시킨 '당근과 깻잎', 드론을 활용한 제주도 지도 만들기를 구상 중인 '제주날다드론' 등 마을의 성장과 더불어 제주의 문화를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다양한 마을 공동체들이 생겨났다.  현재 총 33군데가 선정되었으며, 24개의 마을 공동체 사업이 오픈을 했다. 올해는 사업 규모와 사업 형태를 재검토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JDC가 주목하고 있는 지역 상생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중장년 일자리 창출이다. 지역 내 은퇴 이후의 만 50~70세 신중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이음 일자리 지원사업은 1년 6개월의 기간 동안 JDC에서 급여를 제공한다. JDC의 신입사원인 신중년은 오름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는 해설사, '오름 매니저'로 양성된다. 육지에서 오름 매니저가 되기 위해 제주를 찾아올 정도로 은퇴 후 적적한 나날들을 보내던 중장년층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사업이다.

관광산업이 발달한 제주는 코로나19가 창궐하자 관광객이 크게 줄어 타격이 컸다. 실제로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3월 제주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5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JDC는 코로나19 긴급 대응 사업으로 전면 돌입하였다. 침체된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JDC 사원이 함께 나선 것이다. '제담이가 장에 데려다 드림!' 캠페인은 임직원의 급여 일부를 지역상품권으로 구매하게 한 뒤 제주 전통시장을 방문해 1억 7천만 원 상당의 지역 상품권 소비를 이끌어 냈다. 일정 금액 이상을 구입한 임직원에게는 학교 급식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채소들로 만든 채소 꾸러미, 사회적기업에서 만든 화분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하기도 했다. 캠페인이 자율적인 참여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의 50% 이상이 참여했으며 '뜻깊다', '재밌다'는 직원들의 반응도 이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혁신성장센터 '낭그늘'을 조성하며 제주도 내 청년들의 취ㆍ창업을 지원하고, 유명 브랜드만 입점이 가능했던 면세점 내에 사회적기업을 입점시키는 등 도민과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해 도민 소득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 JDC면세점 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매장 '이치(each)'  ⓒ라이프인
▲ JDC면세점 내 사회적경제기업 제품 매장 '이치(each)'  ⓒ라이프인

■ JDC의 K-뉴딜은 그린뉴딜과 휴먼뉴딜!

한편, 코로나19로 줄어든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추진되고 있다. 제주도는 산업 특성상 서비스업 종사자 비중이 높다. 일자리를 잃은 이들과 청년 구직자 등 대상으로 비대면 마케팅 관련 교육을 하고 제주지역 양질의 상품을 발굴해 리마케팅(remarketing)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 실장은 "일자리도 창출되고 기술도 배울 수 있는 이번 사업으로 서비스업에만 종사했던 분들이 새로운 일자리에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열심히 기획을 진행 중이다."며 결의가 가득한 각오를 내보였다. 이어서 "코로나19로 사회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명료하게 제시된 이론도 없는 상황에서 공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공공성이 드러나는 좋은 전초 사업을 만들어 여러 기관 또는 민간에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향후 JDC는 비대면 사업, 사회적경제기업에 펀드 형태의 지원금, 국제화 인력 양성, 지역 대학 연계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며 나아가 학생, 연구기관, 연구, 기업, 교육기관을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으로 구축하는 지역경제발전 통합플랫폼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실장은 끝으로 "JDC가 앞으로 실행하는 개발은 부동산 개발이 아닌 사회가치를 창출하는 개발이 될 것이다. 또한 청정과 공존이 제주의 가장 큰 이슈인 만큼 그린뉴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인권, 평화, 일자리 창출을 포함하는 휴먼뉴딜에도 비중을 둘 것이다."고 덧붙였다. 

공동체와 제주도민들의 행복을 개발해나갈 JDC. 제주가 환경과 사람을 아끼며 지속가능한 발전을 모색할 때, JDC가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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