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주민참여 담는 저수지되고 물꼬 터 사회혁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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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주민참여 담는 저수지되고 물꼬 터 사회혁신으로”
[인터뷰]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 2020.08.03 08:00
  • by 송소연 기자

사회혁신(Social Innovation)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의미한다. 사회혁신은 문제 해결이 절실한 시민에서 시작해 시민과 다양한 주체 간 협동을 통해 도전하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발전하기 때문에 시민의 참여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을까? 

그 나라의 시민의식 수준은 나눔, 기부, 자원봉사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는데 영국 자선지원재단(CAF)의 세계나눔지수(World Giving Index)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종합나눔지수는 32%로 126국 중 57위(2009년~2018년 누적 기준)에 그쳤다. 기부(38위),  자원봉사(53위), 낯선 이 돕기(78위) 순으로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중하위권 수준이었다. 공동체의 기반과 호혜적인 인간관계의 회복은 사회문제뿐만 아니라 경제문제에서도 점점 중요해 지고 있다. 사회적 자본의 기반이 되는 자원봉사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과 이야기를 나눴다.

▲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 권미영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센터장 ⓒ라이프인

코로나 위기 속에서 빛난 시민의식과 자원봉사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 외신들은 각기 자국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한국을 모범사례로 들었다. 외신들은 한국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주목했는데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정부의 권고에 따라 주요 모임과 대규모 행사를 취소했다. 

또한, 전국 246개 자원봉사센터는 지역 사회 대응 체계를 가동했고, 전국에 65만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자원봉사센터는 예방수칙 공유, 공용시설 방역, 배려문화 조성 캠페인, 취약계층 및 격리자의 물품을 지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지역사회 감염 예방을 위한 소독과 방역 이외에 의료진과 건강 취약계층에 마스크를 양보하는 '착한 마스크 캠페인'과 소외계층에 전달할 안심 마스크를 제작, '안부 묻기 캠페인', 비접촉으로 진행된 '드라이브-스루 기부' 등의 새로운 자원봉사 방식을 시도했다. 

▲ 자원봉사 인프라 ⓒ1365자원봉사포털
▲ 자원봉사 인프라 ⓒ1365자원봉사포털

권미영 센터장은 "모두가 처음 겪는 상황에서 집단지성이 주요했다. 좋은 사례는 즉각적으로 공유해 실행했다. 또한 초기에 심리적 방역의 중요성을 인식해 신뢰, 응원, 기부, 다양한 자원봉사 등 긍정적인 활동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라고 전했다. 

재단으로 전환한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협력 플랫폼으로 리부팅(rebooting)하고 있는 지역자원봉사센터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는 지역자원봉사센터의 허브로 자원봉사활동기본법에 따라 2010년 출범해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어 왔다. 민간위탁 방식은 사업을 집행하는 데 그쳐 운영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고, 지난해 1년간의 준비를 거쳐 올해 1월 재단법인으로 전환했다. 가장 큰 변화는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민관 거버넌스의 구축이다. 이를 통해 코로나 사태 속에서 빠른 대응과 자율성을 통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었다. 재단법인 전환과 함께 올해 처음 기부금단체로 지정되어 코로나 대응 기부금 30억 원으로 취약계층 사각지대에 40만 개의 도시락을 지원하고 위생품과 생필품을 전달할 수 있었다. 도시락의 경우 농협의 우리 농산물로 도시락을 제작하고 이마트24 물류를 통해 배송받아 자원봉사자들이 전달해 자원봉사 중심의 협업 사례를 만들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정도로 인식되던 자원봉사는 지역사회 문제나 국가의 공익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공동체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활동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어 가고 있다. 

자원봉사센터는 '안녕 캠페인'을 통해 달라진 자원봉사 패러다임 속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안녕 캠페인'은 ▲다양한 영역의 안녕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으로 ▲시민 주도의 자원봉사 문화를 만드는 캠페인이다. 넓게는 미세먼지, 고독사와 같은 사회문제부터 좁게는 아파트 내의 층간소음, 협소한 주차공간으로 발생하는 이웃 간의 다툼까지 우리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공의 영역에 주목해 자원봉사자의 주도적인 참여와 다양한 영역과의 협업으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것이 주요 취지다. 이를 위해서 지역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관점을 하나로 모으고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각각의 지원 정책, 사업, 예산을 하나로 묶어 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 2018년 전국 공동행동 '안녕리액션' 캠페인 론칭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 2018년 전국 공동행동 '안녕리액션' 캠페인 론칭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

이와 관련해 권 센터장은 "자원봉사는 주민자치, 마을만들기, 사회적경제, 도시재생, 시민운동 등 다양한 공익활동 속에 존재한다. 무수한 단위사업으로 나뉘는 주민참여의 영역에서 자원봉사는 사업의 영역을 한정하지 않는 저수지"라며 "개인을 연결하고, 분절된 정책의 연결고리를 만들어 누가 어떤 위치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교차점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안녕 캠페인'을 통해 자원봉사센터가 장벽과 칸막이를 허물어 다양한 주체들이 협업할 수 있는 플랫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원봉사의 사회적 가치는 시민사회의 밑바탕 '사회자본' 

자원봉사활동은 강제가 아닌 자유 의제에 의한 선택으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자신 이외에 개인이나 공동체에 혜택을 주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재능, 에너지를 제공하는 일이다.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실천하는 훈련 속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힘을 모아 갈등을 해결한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 속에서 리더십을 키우고 지자체의 행정, 재정, 기업의 다양한 인적 물적 지원을 발굴하고 엮어내는 훈련을 할 수도 있다. 

권 센터장은 "이러한 자원봉사를 통한 경험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좋은 토대를 제공하며, 자원봉사와 사회적경제는 사회문제의 해결이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을 목적으로 시민의 자발적 참여와 섹터 간 파트너십을 중시하는 등의 공통점이 있다"라고 했다. 자원봉사자는 지역사회 사회적 욕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주민으로 다양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지역사회 소중한 인적 자원으로 자원봉사자들의 다양한 재능을 사회적경제 조직의 운영에 유용하게 제공될 수 있다.

자원봉사지원센터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 이를 통한 변화와 성장, 그리고 연대 의식 고취라는 자원봉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 등을 꾸준히 해나갈 계획이다. 권 센터장은 "어려우면 안 된다"라며,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자원봉사센터는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통로를 개발하여 주민 주도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공유했다.

자원봉사를 통해 이뤄졌던 돌봄의 영역은 현재 돌봄 사회적경제 조직과 요양보호사들이 담당하고 있다. 돈을 기준으로 일의 나눈다면 자원봉사의 영역을 빼앗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일의 기능과 역할에 집중한다면 다양한 방식으로 전환되어 확장되고 있다. 자원봉사의 가치를 되새기는 작업과 함께 자원봉사자를 '예우'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자원봉사자의 역량 강화를 끌어낼 것이고 이것이 쌓여 시민사회의 역량이 되고 결국 사회혁신이라는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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