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끄랑, 제주] 특별함을 엮어 준비했다…'제주별책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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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끄랑, 제주] 특별함을 엮어 준비했다…'제주별책부록'
제주사회적기업제품 기념품 매장 '제주별책부록' 8월 6일 정식 오픈
  • 2020.07.28 23:17
  • by 전윤서 기자

평화로운 제주올레 길. 6코스의 끝자락이자 7코스 시작점은 제주를 찾는 백패커(backpacker)들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수상한 가게가 등장했다. 여행자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제주올레여행자센터 맞은편에 있는 이 가게는 제주의 기념품을 판매하는 기념품샵, 제주별책부록이다. 단순히 여행을 기념하기 위해 구입하는 기념품이 싫증이 났다면 이곳을 주목해야 한다. 지역자원을 활용하면서 제주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더불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경제기업의 제품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제주의 이야기를 가득 담은 '제주별책부록'의 기념품 ⓒ라이프인
▲ 제주의 이야기를 가득 담은 '제주별책부록'의 기념품 ⓒ라이프인

산업통상자원부의 혁신성장사업 일환인 '제주특화상품개발 및 플래그십 매장을 통한 로컬 브랜드 육성' 사업은 비즈니스 비R&D(연구·개발) 사업으로 제주사경센터가 맡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제주사회적경제조직의 요구에 따라 크게 ▲브랜드 컨설팅 ▲제품개발지원 ▲상품고급화 지원 ▲온‧오프라인 마케팅 지원으로 기획됐다. 기술지원은 기업이 기술에 필요한 자가품질검사, 인증ㆍ분석, 효능평가 등을 실시할 때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상품등록, 특허와 같은 지식재산에 대한 비용 지원도 포함하고 있다. 브랜드패키지 지원은 BI(brand identity, 브랜드 이미지 통합화), 브랜드 개발, 패키지디자인 등 브랜드를 만들기 위한 전략 수립을 돕는다. 브랜드패키지 지원은 올해 4개의 사회적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며 현재 모집 중이다. 특히 제주사회적경제 기업들의 판로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기념품샵 '제주별책부록'은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제주사경센터)의 지원을 받아 (사)제주올레가 운영하고 있다. 

제주사경센터는 센터가 설립된 이후 프리마켓, 직거래 마켓 등 제주사회적경제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마켓이 열릴 때마다 반응은 좋았지만 정작 '제주의 사회적기업 제품들은 어디에 가면 살 수 있나요?'라고 물으면 그 장소가 부재했다. 정지형 제주사회적경제지원센터 사업지원팀 과장은 "올해는 사회적경제기업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고자 했다"며, "제주별책부록을 통해 제주지역의 감성과 자원을 브랜드화시켜 로컬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넘어 소비하고 싶은 사회적경제 상품의 가치를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형성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 左(사)제주올레 이영일 사무국장 右제주별책부록 매장 호야 매니저 ⓒ라이프인
▲ 左(사)제주올레 이영일 사무국장 右제주별책부록 매장 호야 매니저 ⓒ라이프인

제주별책부록을 주관ㆍ운영하는 (사)제주올레는 2007년 올레길 1코스를 개장하면서 발족했다. 이후 매월 자원봉사자와 함께 올레길 위 쓰레기 줍기 및 꽃밭을 가꾸기 등 환경을 재정비하는 '클린 올레 캠페인'을 전개하고 제주올레걷기축제를 일회용품 없는 축제로 만들면서 관광으로 인해 무분별하게 훼손되는 제주의 자연을 지키는 데에 힘을 쓰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주요 관광지에 재활용품 자동수거 보상기를 설치하는 '나한티ᄑᆞᆸ서 캠페인',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종이컵을 나눠주고 이를 다시 회수해 재활용하는 '세상을 바꾸는 우리(세바우)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제주올레는 스스로 물었다. (사)제주올레는 올레길만 잘 가꾸면 되는가? 그 대답은 '아니다'였다. 이영일 (사)제주올레 사무국장은 "올레길에는 수많은 마을이 이어져 있다. 이것이 제주를 이루는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했고 청년에 대한 고민, 환경에 대한 고민으로 확장되었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적기업과 손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일반기업이 아닌 사회적기업과 연대하는 이유를 밝혔다. 

▲ 제주별책부록의 오픈 기획전 "여행은 핑계고 술 마시러 왔습니다."는 제주 맥주, 흑돼지 육포 등 술과 관련된 로컬브랜드 상품을 모아 판매하고 있다. ⓒ라이프인
▲ 제주별책부록의 오픈 기획전 "여행은 핑계고 술 마시러 왔습니다."는 제주 맥주, 흑돼지 육포 등 술과 관련된 로컬브랜드 상품을 모아 판매하고 있다. ⓒ라이프인

이 사무국장은 제주별책부록을 '공동체와 자연에 책임감 있는 특별한 제품을 골라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게 소개함으로써 사회적기업에 도움이 되는 점빵'이라고 소개했다. 제주의 자원을 얼마나 활용하는가, 제주에 얼마나 선순환되는가, 소비자에게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기준으로 추려진 제주별책부록의 특별한 기념품들. 제주별책부록을 찾는 이들은 이러한 제주별책부록이 지닌 색다름과 특별함에 놀란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제품을 진열하는 방식이다. 빡빡하게 물건들을 채워놓는 일반 기념품샵과는 달리 기념품에 담긴 이야기를 잘 감상할 수 있도록, 해설문과 넉넉한 배치로 마련되어 있다. 사회적기업제품은 보이는 겉모습보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가 잘 전달되어야 만드는 사람의 마음과 구입하는 사람의 마음이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 제주별책부록은 담당 매니저를 두어 사회적기업 제품의 담긴 이야기를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제주별책부록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제주사회적기업 제품으로는 ▲게스트하우스 '제주 올레스테이'와 다양한 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퐁낭'이 만든 업사이클링(up-cycling) 간세인형 ▲제주에서 생산되는 허브로 비누와 화장품을 제작하는 '꽃마리협동조합'의 천연 비누, 화장품 ▲산방산 인근 무릉2리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무릉외갓집'의 제철농산물 무릉꾸러미 ▲제주지역 사회문제인 해양오염 문제를 예술가들의 작품과 연결하여 기념품을 만드는 '파란공장'의 기념품 등이 있다. 

▲ 지나가는 여행객들의 눈길을 끄는 제주별책부록의 상품진열창 ⓒ라이프인
▲ 지나가는 여행객들의 눈길을 끄는 제주별책부록의 상품진열창 ⓒ라이프인

제주별책부록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체험형 매장이다. 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버려지는 옷을 활용해 나만의 간세인형 만들기, 제주지역 농가에서 판매하고 있는 허브로 핸드워시 만들기 등 제주지역 사회적경제 조직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 소통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더불어 제주별책부록의 의미 있는 제품들을 다른 지역에 소개하는 '별별나들이'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무국장은 "일반 기념품 매장은 하르방 또는 감귤 모양의 상품을 제주의 상품으로 팔고 있다. 그러나 사실 그 상품들은 육지 공장에서 똑같이 찍어내어 가져온 물건이다. 이 물건으로 행복한 사람은 기념품샵 주인뿐이다. 이런 단편적인 소비는 그저 소비에서 그친다. 그러나 제주별책부록은 소비를 환류(還流)하는 것이 목표이다"라며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을 강조했다. 또한 "제주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행복하기 위해 마을과 함께하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구성해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8월 6일 정식 오픈을 앞둔 제주별책부록. 이 공간이 제주를 찾는 사람들과 아름다운 제주를 지켜나가는 사람들을 이어줄 수 있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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