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챌린지, 위기를 기회로!] 사회적현상이 대두될 때, 시장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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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챌린지, 위기를 기회로!] 사회적현상이 대두될 때, 시장이 생긴다
함께일하는재단, SEWF 사전행사 '포스트 코로나 챌린지, 위기를 기회로' 개최
  • 2020.07.24 22:39
  • by 김정란 기자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의 사전행사 '포스트 코로나 챌린지, 위기를 기회로'가 23일 개최됐다. 함께일하는재단이 주관하고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코로나19로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있는 사회연대경제 조직들의 사례가 소개됐다. 서울 동교동 청년문화공간 '주(JU)'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온라인으로도 송출돼 코로나로 인해 직접 행사장을 찾지 못한 사람들도 실시간 질문을 통해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세 세션으로 나눠 구성된 이날 행사 세션1, 2에서는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실제로 변화하고 있는 사회연대경제조직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위기라고 생각했지만 빠른 전환에 성공하면서 사업의 방향을 튼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가 그저 구호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을 눈으로 확인시키면서 참석자들과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포스트코로나챌린지, 위기를 기회로'에 참여한 연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라이프인
▲ '포스트코로나챌린지, 위기를 기회로'에 참여한 연사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라이프인

■ 위기에는 그에 맞는 시장이 있다

마음명상앱을 개발해 주목받은 '마보'의 유정은 대표는 "사회적현상이 대두하면 시장이 생긴다"고 했다. 도심에서도 할 수 있는 명상에 주목했던 마보는 올해 초 '위즈덤코리아 2.0'이라는 행사를 준비하던 상태에서 코로나19 위기를 맞았다. '위즈덤 2.0'은 한국에서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10년 동안 개최되었던 명상에 관한 글로벌 콘퍼런스라는 것이 유 대표의 설명. 그는 "우리가 이 행사를 위해 정신없이 달려갈 때 코로나19로 행사 연기라는 위기를 맞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 고립감에 빠진 사람들에 의해 우리의 명상앱이 다시 주목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취소했던 위즈덤코리아 2.0 행사를 올해 10월에 개최하기로 했다. 노들섬, 야외로 자리를 옮겨 단순히 연사들의 이야기를 듣는 행사가 아니라 참가자들이 텐트 안에서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하고 토론하는 형식의 콘퍼런스를 만드는 방식으로 준비된다. 결국 행사 자체의 새로운 방향을 찾는 계기가 됐다.

방역 소독이 주력인 사회적기업 가온IPM 도귀영 대표는 "가온IPM은 2015년 3월 설립했지만 바이러스 방역에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메르스 사태를 맞이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경험을 그냥 넘기지 않은 것이 도약의 계기가 되고 있다. 도 대표는 "바이러스가 2~4년 주기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메르스 사태가 마무리되면서 다음 바이러스에 대비했다. 코로나19는 예방차원에서의 방역과 의심환자와 접촉자 발생했을 때, 확진자 발생했을 때의 방재전략 모두 다르다는 점에 집중해 방역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또 효과가 3일간 지속되는 살균티슈나 초경량으로 여성들이 들어도 무겁지 않은 무선 장비를 개발하는 등 기술개발에 집중했고, 2018년에는 드론 자격증을 취득해 방역 사업에 적용하기도 했다. 도 대표는 "인체에 미치는 해는 최소화하면서 여러 바이러스의 실험을 한 시험성적서를 보유한 약품을 찾았고, 좋은 품질을 선보일 수 있는 바이러스 작업에 최적화된 장비를 개발했다. 여러 언론사에서 다른 자치구에 다녀가도 가온만한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다며 오늘은 어느 현장에서 작업하고 있는지, 내일은 어디에서 작업할 것인지 문의전화가 쇄도 했다"고 그간의 준비로 인한 결실을 보고 있다는 부분을 설명했다.

■ 사업 방식의 변화, 속도가 생명이다

코로나19 챌린지에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기업들은, 특히 오프라인이었던 서비스를 최대한 빠른 속도로 온라인으로 전환했고, 영업 방식을 B2B에서 B2C 서비스로 전환하는 등 위기에 빠른 속도로 대응한 것이 공통점이었다.

중장년의 취업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상우리'의 신철호 대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해야겠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줌, 행아웃 등 사용하면서 우리 내부에서 효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이걸 중단된 사업에 적용해보자고 결론이 났는데 여기에 생각보다 많이 참여하셨고, 아기를 안고 교육을 듣는 분들도 있었다. 상담도 구글 미트와 줌 등을 통해 진행하면서, 코로나로 인해 어려워서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도 되겠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특히 중장년층 취업 매칭이라는 업종 특성상 온라인 기피에 대한 우려에 대해 "중장년들의 온라인 접속이 어려우리라 생각했는데 우리 회사 직원 절반 이상이 중장년이다. 이들을 통해 시험해본 결과 그렇게 어려워하지 않았다. 또 아주 자세한 절차, 설명을 만들어 제공하면서 다들 쉽게 접속하시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는 모두에게 똑같이 다가왔지만, 빠른 속도로 상황에 적합한 영업 방식을 전환한 기업들이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 이날 소개된 기업들의 또 다른 공통점이다. 건강한 식습관 개선을 위한 푸드 큐레이션 기업 위허들링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 간 거래)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로 변경했다. 주로 아침복지서비스로 제공됐던 서비스는 코로나19 발생하면서 재택근무가 늘고, 사회적거리두기가 늘어나면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위허들링의 배상기 대표는 "푸드 퀄리티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함으로써 사무실에서 혹은 집에서 위 잇 푸드를 드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다행스럽게도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아침식사에서 '위 런치', 점심 서비스를 시작했다. B2C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코로나 이후에 B2B를 일단 멈추고, B2C 중심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허들링은 코로나19 시작 이후로 현재 월 10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시드투자에 이어 프리씨리즈A 투자도 유치했다.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는 연사들. 왼쪽부터 세션 1 사회를 맡은 협동조합 살림 이무열 이사장, 마보 유정은 대표, 가온IMP 도귀영 대표, 상상우리 신철호 대표,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 ⓒ라이프인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는 연사들. 왼쪽부터 세션 1 사회를 맡은 협동조합 살림 이무열 이사장, 마보 유정은 대표, 가온IMP 도귀영 대표, 상상우리 신철호 대표,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 ⓒ라이프인

■ 상상력이 필요한 포스트 코로나 챌린지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이 관광, 여행업계다. 공정여행사 공감만세의 고두환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앞으로 공정여행을 비롯한 여행, 관광업계가 어떠한 방식으로 바뀌어나갈 것인지에 관해 이야기했다. 고 대표는 "여행으로 예를 들면 완벽한 생계를 하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문화예술 하시는 분들이나 농민들이나 이런 분들이 여행으로 전업해서 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은 코로나19 이후에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런데 자기 본업을 유지하면서 여행과 관련돼 있는 사업들이 부가적으로 붙게 되면 자기 일도 훨씬 더 집중하면서 자기의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식들이 있어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라든가 아니면 중앙정부의 정책들이 이런 형태로 많이 바뀌어야 되지 않나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사례로 베트남의 예를 들었다. 베트남 커피 생산지는 1년 농사를 지으면 환경상 1년을 쉬어야 했고, 그래서 낮에는 밥 팔고 저녁에는 술 파는 곳처럼 1년은 농사를 짓고 1년은 여행을 하는 형태의 조직으로 리폼한 것.

고 대표는 "처음에 이것을 만들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과연 여행을 누가 올까'였는데 생각보다 유럽이나 미국에 커피를 사 먹거나 이 설탕을 사 먹는 사람들이 여행을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매우 많은 사람들이 오지는 않지만 그런 사람들이 와 완전고용이 가능해졌다.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공정관광 관련된 조례들은 기초자치단체나 중앙에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이런 흐름으로 바뀔 것이라고 생각하고 저희도 이런 데에서 사업을 변화시켜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명 연예인의 결혼으로 유명세를 치른 바 있는 '대지를 위한 바느질'도 새로운 사업에 대한 접근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경제 대표는 웨딩 사업 외에 사업 분야인 친환경 항균 유니폼 사업에 관해 설명하면서 "글로벌하게 서비스산업이 굉장히 상향되고 있고 서비스산업 부분을 보다 보니까 이런 유니폼 시장, 병원복 시장 규모가 굉장히 매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또 친환경 소비에 대한 성장률도 시장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그래프를 보인다. 우리가 경쟁자로 선정한 미국 브랜드는 2013년에 상장했는데 성장률이 9000%가 넘는다"라고 말했다.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대학교 졸업하고 회사 다니면서도 한 번도 '병원복을 디자이너가 디자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음을 반성하게 됐다"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이 위기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사례를 보여줬다.

이 대표는 "대지를 위한 바느질은 지난 2018년에 처음으로 병원복을 납품했고, 4년 연속으로 키네스라는 국제의료기기 박람회에 참여해 현재까지 16곳 병원에 친환경 병원복을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다. 작년 말에 코트라 지원을 통해서 뉴욕과 LA에서 패션쇼를 통해서 미국 진출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친환경, 글로벌 인증을 준비하면서 올 10월, 핸드플러스 유니폼 브랜드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로운 상상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현황을 소개했다.

▲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는 연사들. 왼쪽부터 세션 2 사회를 맡은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 위허들링 배상기 대표, AUD사회적협동조합 이형렬 팀장,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이경제 대표. ⓒ라이프인
▲ 질의응답에 참여하고 있는 연사들. 왼쪽부터 세션 2 사회를 맡은 임팩트스퀘어 도현명 대표, 위허들링 배상기 대표, AUD사회적협동조합 이형렬 팀장, 대지를 위한 바느질 이경제 대표. ⓒ라이프인

■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도 놓치지 말 것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문자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이유디(AUD)사회적협동조합 이형렬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학습이 늘어나면서 속기사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들의 학습권 이슈가 부각됐다"면서 "대학교에는 문자 통역사, 속기사가 있지만, 문자통역사, 속기사는 가지고 있는데 비대면 환경에서 어떻게 자막을 제공해야 하는지에 대한 솔루션이 없었고, 우리에게는 원격으로 청각장애인이 원하는 기기로 자막을 쏠 수 있는 솔루션이 이미 있어 대학교에서 연락을 많이 받았다"며 "쉐어타이핑 원격 문자 솔루션을 후원하자는 결단을 내리고 20개 대학 86명의 학생에게 473만 원 가치의 서비스를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지난 3년간 교육청에 솔루션을 제공해 왔었는데 이슈가 되기 전에는 지자체에서 청각장애 학생에게 제공해야 하겠다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학습권이 부상하면서 저희가 7개 지자체에서 19명의 학생을 지원하게 됐다. 비대면 수업이, 사실 초, 중, 고등학생들이 대면 수업에서도 지금 온라인 등교와 현장 등교를 번갈아 가면서 하고 있는데 현장 등교에서도 오히려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소개된 사례들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았지만 혹시 모를 과제에 대해서도 기업들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형렬 팀장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문제가 쉽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사각지대에 있어서 크게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들에게 의견을 들을 수 있고 당사자의 의견을 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가 있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이 기회가 지나가면 그분들의 목소리는 더 작아지고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희망을 밝혔다.

환경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경제 대표는 "우리가 다회용 마스크를 개발하고 있다. 굉장히 다행스럽게 우리는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보호받고 있는 나라 시스템 안에서 살고 있지만 그런 편익으로 인해서 나중에 오게 될, 우리 후손 세대에게 오게 될 피해에 대한 생각도 정부와 소비자가 같이 참여해 만들어나가는 생태계가 구성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소개된 기업들은 온라인 참가자들과 극복에 대한 아이디어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과제에 대한 질의응답을 나누면서 두 세션을 마무리했다. 이 행사는 사회적기업의 대표적인 국제행사인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의 사전행사로 기획됐다. SEWF는 2008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시작되었으며 매해 대륙별로 돌아가며 진행되고 있다. 2014년에는 함께일하는재단의 주최로 서울에서 진행됐고, 올해는 캐나다 할리팩스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9월 21일부터 25일까지 디지털 포럼으로 대체되며 현지 행사는 내년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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