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통신] 온라인 '전환의 경제 세계사회포럼(WSF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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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통신] 온라인 '전환의 경제 세계사회포럼(WSFTE)'
사회적경제부터 연대경제까지 : 스페인으로 부터
작성자 : 히로타 야스유키(廣田 裕之). 발렌시아대학교 사회적경제 박사이자 스페인 사회적화폐 연구소 공동창설자
  • 2020.07.20 13:00
  • by 히로타 야스유키(廣田裕之)

2020년 6월 25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세계 각지의 사회연대경제 관계자가 모이는 <전환의 경제 세계사회포럼(WSFTE,World Social Forum of Transforming Economies)>이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세계적 확산에 따라 온라인 포럼으로 변경되었기에 이번에는 그 온라인 개막식 내용을 전하고자 한다.

개막 행사에서는 먼저, 개최지 대표로 바르셀로나시와 바르셀로나주 의회, 그리고 카탈루냐 자치지방 대표가 인사를 했다. 바르셀로나의 아더 쿨라우(Ada Colau) 시장은 Covid-19가 만연하기 이전의 "normal"이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빈부격차 확대와 투기형 경제 등으로 인해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경제를 바로잡기 위한 이번 포럼의 의의를 강조했다. 카탈루냐 자치지방의 '대외·기관 간 관계 및 투명성' 부서의 버르낫 술레 이 버릴(Bernat Soler i Barril)는 전 세계에 퍼진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따른 협력이 필수임을 강조했다. 카탈루냐 자치지방 '노동·사회 문제·가족' 부서의 샤키르 엘 홈라니 레스파르(Chakir El Homrani Lesfar)는 사람중심 경제이자, 노동에 있어서의 민주주의나 마을만들기와 관련된 사회연대경제의 의의를 강조하고, 카탈루냐는 사회연대경제 자치지방법 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다음으로, 어스플루거스 더 류브러갓(Esplugues de Llobregat) 시장이자 바르셀로나주 의회 국제관계 담당자인 필라르 디아스 로메로(Pilar Díaz Romero)는 사회 전환을 언급하면서, 시민사회가 주역임을 인식한 다음에 특히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에 따라 전환형 경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탈루냐에는 이미 기초지자체 수준의 협력 네트워크가 존재하지만, 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아더 쿨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의 인사 장면 [이미지=WSFTE 캡쳐]
아더 쿨라우 바르셀로나 시장의 인사 장면 [이미지=WSFTE 캡쳐]

그 후, 강연자 5명이 간단히 발표를 진행했다. 먼저 커먼즈(공유재) 형성을 위한 대 인간협력제도의 구축에 매진하는 P2P 재단의 설립자로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미셸 보웬스(Michel Bauwens, 벨기에 출신 태국 거주)가 1)공적인 커먼즈 협력 협정서 작성(감염 확산으로 분절됐던 유통망을 시민사회가 보완했으나 시민사회가 생산하는 제품을 행정이 받아들이는 협력관계가 부족하여 향후 정비 필요), 2)글로벌 도시 커먼즈 축적(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은 유기 농업이 활발하지만, 사례 간 협력이 부족하여 비효율적인 부분이 나타나므로 제휴 관계 구축이 필요), 3)공공 장부(ledger) 만들기(지역의 공유재를 구축하는 사람들에 대한 보상제도 설립)라는 세 가지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미셸 보웬스 [이미지=WSFTE 캡쳐]
미셸 보웬스 [이미지=WSFTE 캡쳐]

다음으로 토빈세(금융거래에 과세하여 그 세수로 사회 구축을 위한 각종 비용을 충당하는 세제) 도입을 주장하는 ATTAC(Association for a Taxation of financial Transactions in Assistance to the Citizens: 국제금융관세연대)의 회원이자 환경운동가이기도 한 주느비에브 아잠(Geneviève Azam, 프랑스)의 발표가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만연 전부터 생명을 최우선으로 한 경제 운영을 해야 했던 점이나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위기와 같은 문제를 지적하고, 나아가 먼 외국과의 무역이 아니라 지산지소(地産地消)형으로, 또 사치품에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과 학습, 노인 돌봄 등 필수 불가결한 것을 생산하는 경제로의 이행을 호소하며, 때로는 로우테크(low tech)한 연대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누비에브 아잠 [이미지=WSFTE 캡쳐]
주누비에브 아잠 [이미지=WSFTE 캡쳐]

세 번째 강연자는 현지 카탈루냐의 비크(Vich)대학에서 유기농업을 가르치고 있는 에코페미니스트 마르타 리베라(Marta Rivera)였다. 그녀는 교육, 각지의 다양한 사회적 투쟁, 비폭력 직접행동, 자주 운영 프로세스 등의 도구를 풀뿌리가 사용하고 있는 반면, 산지 직거래 제휴농업 사례는 많지만, 사례 간 협력이 부족한 현상, 연대경제 사례에서 페미니즘의 이념 실천의 결여, 식량 주권을 기반으로 한 도시에서 농촌으로의 이주와 농업 진흥의 결여라는 세 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마르타 리베라 [이미지=WSFTE 캡쳐]
마르타 리베라 [이미지=WSFTE 캡쳐]

네 번째 발표자는 연대경제에 정통한 브라질 철학자 에우클리지스 만시(Euclides Mance)였다. 그는 먼저 인간의 해방과 인간의 필요라는 두 개념을 화두로, 필요가 충족되지 않은 인간은 해방된 상태가 아님을 지적했다. 다음으로 타인의 필요를 충족하여 자유를 확대하는 인간의 사용가치 창출능력을 주제로, 생산 활동이 증가하면 필요가 끝없이 복잡해진다고 말하며, 이를 부엔 비비르(Buen Vivir, 남미 원주민이 탄생시킨 개념으로, 대자연과 조화를 이룬 형태로 필요가 충족되는 삶의 방식을 일컬음) 및 자주운영과 연결시켰다. 억압적이고 수탈적이며 인간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는 현행 경제의 성격을 비판하고 '자기를 해방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브라질 교육학자 파울로 프레이리(Paulo Freire 1921-1997, 그의 대표작 《페다고지》는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있음)의 말을 인용하여 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형태로 연대경제의 각종 실천과 기본소득을 통한 공동해방을 주창했다.

에우클리지스 만시 [이미지=WSFTE 캡쳐]
에우클리지스 만시 [이미지=WSFTE 캡쳐]

마지막으로, 인도에서 다양한 대안을 실천하고 있는 아시시 코타리(Ashish Kothari)가 발표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기로 인해 기존의 정부와 대기업 중심의 경제 운영과 정부의 감시, 기존 사회제도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많은 시민이 연대하여 수많은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인도에서는 대도시에서 실직한 이주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도시에 남아 새로운 업종의 일을 시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불가촉천민 계층에 속하는 여성 농민 5,000명이 힘을 합쳐 종의 보존과 지식공유 등의 식량주권 관련 활동을 한 사례, 삼림권 요구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와 경제를 확립한 원주민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그 실마리로 경제의 민주적 관리, 민족자결·민주주의의 심화, 사회정의, 문화·지식, 환경과 그 회복력이라는 다섯 가지를 언급했다.

아시시 코타리 [이미지=WSFTE 캡쳐]
아시시 코타리 [이미지=WSFTE 캡쳐]

바르셀로나 시청과 카탈루냐 자치지방 정부는 최근 5년 사이 적극적으로 사회연대경제 지원에 나섰다. 구체적으로는 바르셀로나 시청이 매년 10월 연대경제박람회를 지원하고, 주 정부가 각지의 인큐베이터 센터 <어터네우 코퍼러티우(ateneucooperatiu)>를 설립하는 등 시민사회주체형 경제를 추진하려는 의욕이 느껴진다(이 때문에 세계 각지의 관계자가 현지를 방문하고 그 모습을 직접 목격할 기회였을 이번 포럼이 개최되지 못한 점은 매우 유감이지만, 감염의 심각도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

중국에서의 대규모 감염 발생 이후 반년이 지나도 세계적 감염 상황은 끊이지 않고, 경계 상태가 얼마나 계속될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지금까지의 경제모델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특히 감염증 확산 방지 차원에서 세계 각국이 해외 입국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관광과 국제회의 등은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상황이 나아질 조짐도 없다. 특히 항공업과 숙박업 등의 관계자는 명백한 불가항력으로 말미암아 경제활동의 기회를 빼앗기고 있다. 아잠 여사가 말한 것처럼 필수적인 물건이나 서비스(식료품과 돌봄 등)의 생산과 소비에 중심을 두는 경제로의 전환, 그리고 이를 위한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한, 연대경제 추진의 성패에 관해서는 코타리가 언급한 바와 같이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각 지역사회가 얼마나 바라는지에 대한 관점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자본주의 기업의 은총 덕분에 살아남은 것이라는 스톡홀름 증후군과 같은 생각이 아니라, 그런 기업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실례를 만들고 평소 생활에서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실천하여, 그러한 개념이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이전에도 존재하긴 했지만, 온라인 회의가 매우 친밀한 것이 되어, 특히 스페인어권에서는 국경을 넘어 스페인과 중남미 각국을 연결한 웨비나가 자주 개최되게 된 점은 Covid-19로 인한 새로운 이점으로 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외국에 있는 사람에게 강연을 요청할 경우 비싼 여행경비를 지불해야 했지만, 온라인 회의는 이러한 비용이 불필요하다. 또, 자체적으로 통역을 해결할 경우 언어의 벽을 넘은 연구회도 실현 가능하여, 필자 또한 통역과 사회를 겸하는 방식으로 세계 각지에 강연을 부탁하는 형태로 일본인 대상 연구회를 매달 개최하여 그 영상을 업로드(일본어)하고 있다(앞으로는 한국에서도 누군가 같은 노력을 해 주기를 희망하지만). 사회연대경제 분야에서 향후 새로운 국제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방식을 활용하여 여행 없는 인적 교류를 심화할 필요가 있다. <전환의 경제 세계사회포럼> 자체는 10월 말에 개최되는데, 추가적인 논의와 발전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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