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밥상 대화로 '노동조합'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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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밥상 대화로 '노동조합' 어떤가요?
[신년기획대담] 민주노총 김영환 위원장 인터뷰...차별과 재벌 적폐를 극복해가야...사회 다변화, 사회적경제 허브 역할 기대
  • 2018.02.09 11:55
  • by 강찬호 기자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내부 역동성을 끌어내고 노조의 사회연대적 역할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31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이하 노사정위원회)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양대노총이 노사정위원회 참여한 것은 8년2개월여만이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 선거에서 위원장으로 당선되고 당선증을 받은 지난 해 12월29일 문재인 대통령과 면담을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19일 양대노총 위원장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회동했다. 노상정위원회 참여 등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국면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선거에서 79만2899명 선거인단 중 32만8630명이 참여한 결선투표에서 21만6962표(66%)를 얻어 당선됐다. 김 위원장은 철도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91년 옛 철도청에 입사해 노동조합 운동과 연을 맺었다. 당시 27살이었다. 2006년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시절 KTX 여승무원 파업에 함께했고, 철도위원장 시절인 2013년 수서발 KTX 민영화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이끌었다. 그동안 3번 해고를 당했고, 2번 구속됐다.

라이프인은 8일 신년대담 기획으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을 인터뷰했다. 대담은 송경용 라이프인 발행인과 대담 방식으로 오전 9시30분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진행됐다. 사회적경제와 안전 이슈를 주제로 진행됐다. 

"우리사회가 민주노총이 이야기 하면 일단 들어보자. 옳던 그르던 일단 들어보는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 또 하나는 가족이 모이면 노조 이야기를 하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1시간 넘게 진행된 대담을 마무리하면서, 임기 3년을 마친 후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대한 김 위원장의 답이다. 대중으로부터 지지 받는 노동운동을 만들어 내겠다는 다짐이다. 대담 서두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총이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방식을 경계하면서, 민주노총 내부 조합원의 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리더십을 발휘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내부의 역동성을 끌어내면서 그 힘을 통해 민주노총 안팎의 개혁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적극적인 사회적연대와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촛불 민심, 재벌과 차별의 거악 극복해가야...최저임금제 논란, 을과을이 싸워야 하는 검투사의 장 안돼...을과을의 연대를 위한 대화 필요...노동안전 대책 더 적극적으로

김 위원장은 "거악의 상징인 박근혜가 구속되고, 이명박 구속이 목전인 상황에서, 촛불이 만든 시대정신은 '차별과 재벌'이라는 또 다른 거악을 극복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을 없에고, 재벌개혁을 통해 재벌의 사회적책임을 다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동헌법, 노동법 개악 철폐와 전면개정을 통해 우리사회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논란처럼 "을과 을을 검투사의 장으로 몰아가는 현실이 아닌, 을과 을의 연대를 통해 문제해결을 찾아가겠다"며 소상공인연합회와 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농민, 빈민계급의 문제에 대해서도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해결정책을 요구해가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생명안전, 노동안전 문제에 대한 민주노총의 책임을 보다 분명하게 하고, 조직 내부의 위상도 더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연대를 지속하고, 생명안전 분야에 대한 사회적연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산재를 당하는 이들이 모두 우리의 가족이라며, 생명 안전, 작업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현실을 적극적으로 개선해가겠다고 밝혔다. "이윤, 속도경쟁을 통해 수익률 높이는 경쟁은 안 된다. 속도 늦추고, 경쟁 늦추고, 인력 늘리고, 수익률 낮추는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공인프라 투자에서 100퍼센트 안전투자하고, 사람의 실수까지도 감안하면서 대응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며 획기적인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동 현장에서는) 방진복 장치도 엉터리이고, 안전모 기능을 하지 못하는 안전모를 착용하고 일한다. 방진복은 껍데기이고 허당이다. 이런 조건에서 작업을 해야한다. 대기업 수익률을 위해 하청업체의 단가를 깎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 단가 경쟁이 아닌 신뢰의 관계로 가야 한다. 정규직 휴식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시간을 늘려나가는 방식도 문제이다. 과로사회 문제로 이어진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시선도 문제이고, 그들의 감정노동도 문제이다. 민주노총은 이러한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삼고 연대하고 해결해가겠다"고 밝혔다.

사회 다변화 흐름에서 '사회적경제' 허브 역할 기대...노동과 사회적경제의 대화 필요 공감...생명과 안전 위해 기업, 강력하게 처벌해야

노동운동과 사회적경제의 협동과 연대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우리사회가 다변화되면서 대기업, 공공기관 중심의 경제를 바꾸려면 허브역할이 필요한데, 그것이 '사회적경제'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며, "무게 중심을 어디에 실을 것인가에 대한 견해차이는 있을 것이지만 차별, 차이를 극복해가는 우리사회에 대한 상을 함께 그려가는 일을 통해 생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고 업그레이드 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영국, 스페인 등 서구 유럽의 역사에서 노동운동이 전개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 협동조합, 노동자정당, 노동자협동조합 등 노동자의 요구를 수렴하는 경로는 나라마다 차이가있지만 치열하게 토론하고 논쟁해 온 역사가 있었다며, 적극적인 토론과 논쟁, 모색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회적경제와 함께 사회적금융, 사회적대화기구가 발달되어 있는 프랑스나 캐나다 퀘백의 사례에 대해서도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아직 컨텐츠나 준비정도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지만, 노동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말고 사회개혁, 국가개혁에 더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기에 어떤 틀, 프레임을 짜가야 할지 적극적으로 내부토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왼쪽 첫번째 라이프인 송경용 발행인, 우측 김명환 위원장. 송 발행인은 민주노총이 캐나다 퀘백 모델을 벤치마킹해 사회적경제와 사회적금융 그리고 사회적대화에 대해 적극적인 고민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적극적인 내부토론을 통해 모색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에 대해서 '예외없이 폐지해야 한다'며, 이 조항으로 인해 400만 노동자들이 상대적 박탈감, 노동시간 양극화 문제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해서는 대형 사고, 산재를 내는 등 생명안전을 위협하고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에 대해서는 설령 해당 기업을 국가가 관리하는 한이 있더도 기업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게해야 기업 운영자들이 마인드를 바꾸고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시종일관 열린 태도와 함께, 원칙을 견지하는 입장을 취했다. 노동연대기금, 노동금고 등 사회적금융에 노동이 참여하는 문제, 퇴직 조합원들이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문제, 노조가 사회공헌에 참여하는 문제 등등 다양하게 제기되는 요구들에 대해 노조가 가져야 할 원칙과 함께 방법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대화와 실천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내부의 역동성을 끌어내고, 외부와 사회적연대를 넓혀가면서 노동운동의 대중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가 곳곳에서 읽혔다. 산적한 노동문제도 버거운 현실에서 더 큰 연대를 말하고, 더 큰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것은 결국 사회적연대와 지지가 함께해야 노조의 힘도 더욱 커진다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3년 후가 아닌, 곧 오는 2018년 설날밥상에서부터 노동현실, 노조, 노동운동, 민주노총에 대해 가족 간 대화를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편집자주 - 대담 전문은 후속기사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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