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B, 사회문제 해결할수록 돈이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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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B, 사회문제 해결할수록 돈이 벌린다?
'제56회 스파크포럼-한국에서의 SIB의 현황과 활용 방안' 개최
  • 2020.07.01 07:43
  • by 노윤정 기자
ⓒ라이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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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역 12개월 미만 단기 재소자들의 1년 이내 재범 발생률 약 60%. 2010년 영국이 주목한 통계다. 확연하게 높은 재범률과 거기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쳤다. 영국의 사회 투자 기관인 소셜 파이낸스(Social finance)는 법무부와 함께 피터버러(Peterborough) 교도소 단기 재소자의 재범률을 6년간 7.5% 이상 감소시킨다는 큰 틀을 짰고, 록펠러재단 등 17개 투자기관이 참여해 500만 파운드(한화 약 73억 7천만 원)의 사업비를 조성했다. 민간의 6개 기관(MIND, Ormiston Children and Families Trust, SOVA, St. Giles Trust, Through the Gate Training CIC, YMCA)이 사업수행기관이 됐으며, 영국 정부는 목표치를 달성할 경우 투자 원금과 성과금을 보상하기로 했다. 10년 전 시작한 최초의 사회성과연계채권(Social Impact Bond, 이하 SIB) 사업은 이와 같은 모델로 시행됐다. (사업 평가 당시 파악한 재범률 감소율은 약 9%로, 목표치를 웃도는 성과를 이뤘다)

SIB(사회성과연계채권, Social Impact Bond)는 민간의 투자를 받아 공공사업을 수행한 뒤 성과목표를 달성했을 때 정부가 예산을 집행하여 투자자에게 원금과 함께 성과금을 상환하는 계약을 말한다. 정부와 운영기관, 민간투자자, 사업수행기관, 평가기관 등으로 운영구조가 성립된다. 공공부문이 참여하는 다른 정책과 비교했을 때 ▲성과기반 ▲사후적 예산집행 ▲사전예방적 사업에 집중 ▲사업 결과에 대한 리스크를 투자자들이 나누어 부담 ▲민관협치 실현 등의 특징이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시가 지난 2016년 SIB 사업을 처음으로 시행했으며, 이는 아시아권에서 이루어진 첫 SIB 사업 사례다.

24일 진행된 '제56회 스파크포럼-한국에서의 SIB의 현황과 활용 방안'에는 국내 1호 SIB 사업에 각각 운영기관, 사업수행기관, 투자기관으로 참여했던 팬임팩트코리아, 대교문화재단, 엠와이소셜컴퍼니(MYSC)가 참석해 SIB 사업 수행 결과와 임팩트 투자·혼합금융의 역할 등에 대해 발표했다.

국내 첫 SIB 사업인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시설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서울 시내 아동복지시설 내 경계선 지능 아동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경계선 지능은 지능지수(IQ) 71~84로, 지적장애(지능지수 70 이하)로 분류되지 않아 적절한 사회·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시설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은 바로 이 대목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경계선 지능 아동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프로그램은 인지능력과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교육을 3년간 동일한 교사에게 받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국내 첫 SIB 사업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참여 아동 중 52.7%가 인지능력과 사회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최대 성과목표로 잡았던 42%보다 10%가량 높은 수치다. 사업 평가 결과에 따라 서울시는 운영기관인 팬임팩트코리아에 사업비 10억 3천만 원, 인센티브 3억 1천만 원(30%) 등 총 13억 4천만 원을 지급했다.

■ SIB, 사회문제 해결 위한 민관협치의 새로운 모델

▲팬임팩트코리아 곽제훈 대표. ⓒ라이프인
▲팬임팩트코리아 곽제훈 대표. ⓒ라이프인

팬임팩트코리아 곽제훈 대표는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시설 아동교육 사회성과보상사업'의 의의에 대해 "첫 번째, 아시아의 첫 SIB 성공 사례다. 국내외 SIB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면 경계선 지능 아동의 개선이 가능하다는 점을 실증한 첫 사례다. 세 번째, 역할을 확실히 분담하고 모든 참여자가 이익을 얻는 구조로써 민관협치의 새로운 모델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곽 대표는 민관협치 모델로서의 SIB에 대해 "중앙정부가 성과 보상자이자 제도 형성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지방자치단체로도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기관이 사업수행기관으로 참여하는 모델에 대해서는 "좋은 모델이 아니다"며 "사실상 공공기관이 민간의 자본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구조가 되지 않나. 또, 성공 인센티브를 사업수행기관이 같이 받는 경우도 많은데, 그럴 경우 공공이 민간의 자본으로 사업도 하고 세금으로 보상까지 받는 형태가 된다. 때문에 피치 못 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공기관이 사업수행기관이 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부연했다.

또한 SIB는 운영기관과 사업수행기관의 역할을 구분하고 사업수행기관의 자율성을 보장함으로써, 전문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각 참여자가 자기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모델이 된다. 이와 관련하여 곽 대표는 "SIB 운영 구조에서 해당 사업 분야 전문가는 사업수행기관이다. 운영기관은 정부와 협상하고 사업을 설계하고 투자자를 모집 및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해당 사업 분야에 대해 운영기관이 진행하는 조사는 사회비용, 성과기준을 설계하는 데 목적이 있고, 프로그램 설계는 전문가인 사업수행기관이 맡는다"고 밝혔다.

■ "SIB는 더 확산돼야 한다"…왜?

▲엠와이소셜컴퍼니 김정태 대표. ⓒ라이프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김정태 대표. ⓒ라이프인

엠와이소셜컴퍼니 김정태 대표는 '임팩트 투자와 혼합금융'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임팩트 투자와 혼합금융의 역할에 관해 이야기했다. 김 대표는 "임팩트 투자는 선행투자이자 촉매투자, 인내투자다. SIB는 이 세 가지 성격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에서 선행적으로 투자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프로그램이 진행되도록 사업이 이루어지고, 과거에 해보지 못했던 방법들을 시도한 후 성공 사례들을 공유하면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노하우가 널리 알려지도록 한다는 의미다.

이어 김 대표는 사례를 들며 혼합금융 모델에 관해 설명했다. 엠와이소셜컴퍼니가 지방자치단체와 형성하고 있는 임팩트 펀드에 대해 언급하면서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기부로 펀드 조성에 참여하고, 우리와 일반 투자자들이 들어가는 형태다. 실제 투자가 이루어졌을 때 손실이 발생한다면 기부금에서 우선 충당하면서 다른 투자자들을 보호한다. 이런 방식으로 진입벽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그랜트(보조금) 방식도 있다. 일례로, 코이카(KOICA)와 베트남 등에 있는 현지 기업에 지분투자를 진행한 적이 있다"며 "우리가 그랜트로 지급한 보통주, 코이카에서 지급한 지원금 등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낸 곳들에는 다시 매칭 그랜트를 주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현지 기업에 2억 원가량을 지원했고, 그 기업은 연 매출 10억 원 이상을 올리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그랜트를 조성할 재원이 있는 조직의 경우에는 그랜트를 주는 프로그램을 접목해서 혼합금융을 설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대교문화재단 양은희 팀장. ⓒ라이프인
▲대교문화재단 양은희 팀장. ⓒ라이프인

현재 서울시는 제2호 SIB 사업 '서울특별시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사회성과보상사업' 시행을 준비 중이다. 청년 실업 해소의 한 방안으로 SIB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처럼 서울시가 SIB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SIB에 관심을 두는 지자체 역시 증가한 추세다.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는 벌써 10곳이다. 관련 법안 역시 지난 국회 때 제정법과 개정법이 각각 2개씩 총 4개가 발의됐었다. 또한 사회성과보상사업지방정부협의회에 행정안전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특별회원으로 가입돼 있는데, 행정안전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방정부협의회 회원이 된 유일한 사례다. 그만큼 SIB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의미다. 따라서 SIB 사업은 꾸준히 증가하고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와 사회공헌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는 점이, 정부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예산부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 SIB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높이지 않을까. 특히 곽 대표는 코로나 이후 SIB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방역은 사후 조치다. SIB는 예방 조치다"며 "때문에 코로나 이후에 SIB가 더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사회 문제가 증가할 테고, 예방 정책의 중요성 역시 증가할 것이며, 정부의 재정 적자가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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