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난민을 품은 사회적경제 "난민과 함께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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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 난민을 품은 사회적경제 "난민과 함께 걷는 길"
  • 2020.06.20 12:50
  • by 전윤서 기자

1951년 UN(국제연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발생한 난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을 맺는다. 이 조약에서는 난민을 '인종, 종교, 국적 또는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견해 등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로 인하여 자신의 국적국 밖에 있는 자로서, 국적국의 보호를 받을 수 없거나 그러한 공포로 인하여 국적국의 보호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아니하는 자'로 명시하고 있다. 

이후 각지에서 발생하는 난민에 대응하기 위해 1967년, 126개국이 '난민의 지위에 관한 의정서'를 체결했다. 한국은 1992년 '난민 지위협약'에 가입하고 2013년에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난민법을 시행하게 되었다. 난민에 관한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 2001년부터 6월 20일을 세계 난민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6월 20일 '세계 난민의 날'을 맞아 난민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회적경제조직들의 활약을 살펴본다. 우리사회가 난민 문제를 개인의 비극이 아닌 세계가 함께 풀어야 하는 숙제로 바라볼 수 있길 희망한다. 또한, 단순 지원을 넘어 난민의 자립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고민에 동참할 것을 권하고 싶다. [편집자 주]

 

사회적경제는 이윤보다는 구성원 또는 지역사회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며 특히 소외계층을 보듬는 데에도 애쓰고 있다. 사회적경제는 어떻게 난민을 품고 있을까?

"경제적 양극화 즉, 잘사는 나라가 못사는 나라에 강제로 그것을 빼앗아 버려 전쟁이 난다. 기후변화 등 환경적 측면에서도 난민을 양산하는 원인이 된다. 한국 사회도 난민이 발생하는 원인에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난민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일깨움을 주었는가? 에 대한 한국디아코니아 협동조합의 홍주민 상임이사의 대답이다. 난민은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우를 일으키듯, 한국 사회와 연결되어 있고 이에 대한 책임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디아코니아 협동조합은 제주 예멘 난민 사태 이후, 경기도 오산과 수원에 난민 쉼터를 마련해 식사 지원, 일자리 지원, 의료 지원 등 난민 처우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또한 모금 운동을 벌여 예멘 난민들에게 2층 침대 20개를 제주 이주민 센터에 기증하기도 했다. 

▲ 수원역 인근 한국디아코니아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YD케밥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압둘라(2019.05.22). ⓒCBS 뉴스
▲ 수원역 인근 한국디아코니아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YD케밥하우스에서 일하고 있는 압둘라(2019.05.22). ⓒCBS 뉴스

홍 이사는 "한국은 2년 전에 예멘 난민 500명을 수용했다. 그뿐만 아니라 난민이 한국에 3만여 명이 있었다. 그런 사실을 잘 몰랐다. 그러다 예멘 난민들을 직접 만날 기회가 있었고 난민이라는 존재가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접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7천만 명의 난민이 있다"며 난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수원역 인근 한국디아코니아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YD케밥하우스가 사회적기업진흥원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5월 개업하기도 했다. YD는 'Yemen Diakonia'의 줄임말로 예멘인을 섬긴다는 말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표준근로계약서를 쓴 예멘 난민 1명이 취업을 한 상태이며 현재는 자원봉사로 일하는 난민이 2명까지 늘었다.

홍 이사는 "한국 사회에서 살기 어려운 난민들을 채용하고 여력이 생기면 기금을 만들어 이들 나라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들의 나라가 안정되고 평화로워져서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은 재정착 난민 가족들을 돕고 있다. 재정착 난민은 일반 난민과는 다르다. 재정착 난민을 수용하는 방식은 해외 난민캠프에서 본국이 아닌 제3국으로 영구 이주를 희망하는 난민을 유엔난민기구(UNHCR) 추천을 받아 심사 후 수용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주로 미얀마 재정착 난민들로 가족 단위로 수용되며 정서적으로도 안정적이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은 2세대인 중도입국 청소년들에게 멘토링은 물론 한국어, 영어 등 다양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 21명으로 구성된 '하울림' 합창단도 운영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교육, 자녀 진로 교육, 지역사회 연계를 통한 의료비 지원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달 세계인의 날을 맞이해 국무총리 단체 표창을 받았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달 세계인의 날을 맞이해 국무총리 단체 표창을 받았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지난달 세계인의 날을 맞이해 재정착 난민들과 다문화 가구를 대상으로 인식 개선·진로 교육은 물론, 지역사회와 연계해 의료비·장학금 지원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무총리 단체 표창을 받았다. 이병철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재정착 난민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고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재정착 난민 2세들이 한국에서 잘 적응하고 1세대 부모들의 직업을 물려받지 않게 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들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콩고 아티스트 미쇼와 에코팜므 스텝 비디아가 만든 디자인. 에코팜므는 "Far but Close Refugees: 멀지만 가까운 난민"이라는 주제로 난민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에코팜므
▲ 콩고 아티스트 미쇼와 에코팜므 스텝 비디아가 만든 디자인. 에코팜므는 "Far but Close Refugees: 멀지만 가까운 난민"이라는 주제로 난민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에코팜므

2009년 설립된 사회적기업 에코팜므는 난민들에게 예술교육을 하고 이들이 만든 작품을 판매해 난민을 지원하고 있다.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던 지난해, 난민 당사자이자 에코팜므의 활동가였던 미야가 신임 대표가 되었다. 지원을 받는 대상에서 지원하는 주체로 성장한 것이다. 

에코팜므는 노동 시장에서 특히나 취약한 난민 여성들을 대상으로 도예, 캘리그라피 등 미술을 교육을 진행한다. 이로써 아티스트 양성은 물론 그들의 작품으로 에코백, 텀블러, 티셔츠, 카드와 같은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난민 여성들은 자신감도 회복하고 경제적인 이익도 얻게 된다. 

▲ 에코팜므 페이스북
▲ 에코팜므 페이스북

더불어 생계지원, 물품 지원, 한국어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는 후원금을 모아 코로나19 긴급생계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개인 46명, 단체 2곳의 후원으로 816만 5천 원이 모였고 이 후원금은 동두천과 안산, 시흥에 거주하는 9개 난민 가정, 40명에게 돌아갔다. 에코팜므는 난민 가정을 위한 긴급생계지원금이기 때문에 이를 운영비로 사용하지 않았고 1월 말부터 사업 수익은 0원이며 30%씩 적자가 쌓였다고 토로했다. 현재 에코팜므는 "아직 할 일이 많다"며 에코팜므가 살아가기 위해 생존기금을 모으고 있다.

한편, 난민들의 사회 인식 개선을 위해 그동안 난민을 용감한 이웃(RefugeeTheBrave), 재주꾼 (RefugeesGotTalent) , 목소리를 지닌 주체(RefugeesVoice)이라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만연한 사회에서 '거리' 그리고 '연결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Far but Close Refugees: 멀지만 가까운 난민"이라는 주제를 선정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전 세계 난민이 7천80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31일 기준 한국의 누적 난민 인정자는 미얀마 335명, 에티오피아 131명, 방글라데시 119명 등으로 1,022명이며, 인도적체류자는 시리아 1,197명, 예멘 647명 등으로 2,203명이다. 법무부는 우리나라에 난민 인정 신청을 하려는 외국인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난민에 대한 보호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다. 이 신뢰를 견고히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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