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잇다④] 농촌과 도시 그리고 바다 건너 마을을 잇는 '순환 공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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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잇다④] 농촌과 도시 그리고 바다 건너 마을을 잇는 '순환 공생'
농업이주노동을 매개로 한 베트남 마을과의 유기농 네트워크 : 일본 무차차 농원(최종)
  • 2020.06.09 16:00
  • by 신명직 (구마모토 가쿠엔 대학교 교수)

"어린이는 도구를 들고 일하는 대신 연필을 들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이크발 마시흐)" 

이크발 마시흐는 수제 카펫 공장의 열악한 아동노동을 현실을 고발했고, 파키스탄의 1만 명의 어린이들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켰다. 하지만 처참한 생활환경은 시대와 장소를 바꾸어 여전히 동아시아에서 존재하거나 확대되고 있다. '거멀라마 자이 꽃을 보며 기다려 다오'의 저자 구마모토가쿠엔 대학 동아시아학과 신명직 교수는 저서를 통해 네팔의 아동노동의 현실을 알렸다. 그리고 이러한 아동노동과 이주노동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대안으로 '동아시아공생문화센터'를 설립하고 공생무역을 알려왔다. 공생무역의 개념을 확장해 국경을 넘어 동아시아의 마을들을 잇는 로컬-상생과 탈국가적인(transnational) 마을에 대한 가능성을 라이프인에 공유한다. [편집자주]

 

일본과 베트남을 잇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유기농 벨트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그것은 FUV(Farmers Union Venture)가 오랜 노력 끝에 베트남 다크라크 성 반메토트 시를 중심으로 유기농산물의 생산과 유통(라우커우 베트냣, VPN 등), 판매(호치민 시내 백화점과 쇼핑몰)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가능해진 것이었다. 신선한 유기농 채소의 생산과 유통 및 소비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것은 사실상 일본 쪽 유기농가와의 인적 교류 및 실습 준비를 마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고는 하지만 농업 이주노동자(기능실습생)들이 일본 쪽 유기농 농장에서 일을 배워 귀국한 뒤 고향의 유기농 사이클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일본으로 향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가벼울 수 있다. 

▲ 베트남 FUV(Farmers Union Venture)에서 실습을 마친 농업기능실습생들이 일본에서의 실습을 마치고 귀국해 정착하기까지의 과정 [이미지=필자 제공]
▲ 베트남 FUV(Farmers Union Venture)에서 실습을 마친 농업기능실습생들이 일본에서의 실습을 마치고 귀국해 정착하기까지의 과정 [이미지=필자 제공]

하지만 과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힘든 농사일은 일본이나 한국 뿐 아니라 베트남 젊은이들 역시 그다지 좋아하는 일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은 현(県)마다 최저임금도 차이가 난다. 농가가 많은 현은 상대적으로 최저임금이 쌀 수밖에 없다. 참고로 일본에서 최저임금이 제일 낮은 구마모토현 등은 790엔(약 9천 원), 도쿄는 1,013엔(약 1만1500원)으로 200엔 이상 차이가 난다. 농업 이주노동자들이 더 높은 최저임금을 보장해주는 지역으로 불법 이탈(미등록체류화)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는 배경이다.  

이는 동아시아의 유기농 마을 연대를 꿈꾸는 무차차 멤버들이 농업 이주노동을 준비하는 베트남 청년들을 위해 보다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상의 모든 젊은이들이 그렇겠지만, 함께 일하고 성과를 내고 그것을 공유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베트남 청년들이 귀국 후 펼쳐질 꿈만 붙들고 낯설고 힘든 땅에서 버텨내기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이들은 간파하고 있었다. 농업 이주노동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 꿈을 실현시켜줄 몸과 마음의 준비였다. 

▲ FUV가 베트남에서의 실습과정에서 제일 중시하는 것은 '신뢰'. 두 농촌에서의 지속가능한 연대를 이루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FUV
▲ FUV가 베트남에서의 실습과정에서 제일 중시하는 것은 '신뢰'. 두 농촌에서의 지속가능한 연대를 이루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FUV

기능실습생 준비 마지막 코스는 '고향 집 방문'

FUV가 준비한 다크라크에서의 2개월 농장실습은 미래의 꿈을 키우는 과정인 동시에 자신을 다스릴 몸과 마음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귀국 후 제대로 된 농업 주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도, 일본 농가에서의 고되고 힘든 일을 잘 버티고 배우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 준비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미션은 '신뢰 관계'이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미래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이 프로젝트는 시작조차 할 수 없다. 따라서 2개월 과정을 준비하고 안내하는 역할인 실습지도원 자격은 FUV 사원 가운데 가장 열심이면서도 부드럽고 세심한 사람에게 주어진다고 한다. 

이들의 아침기상 시간은 오전 5시 반. 6시 아침식사를 시작으로 실습지도원의 작업 확인을 마치면 7시부터 농장실습이 주어진다. 11시 점심시간까지 휴게시간을 포함해 오전 4시간,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다시 2시간을 포함해 모두 6시간(3회)의 농장실습이 있다. 오전에는 주로 힘을 쓰는 단순 작업을, 오후에는 섬세하고 복잡한 작업을 한다. 몸이 안 풀린 상태에서 복잡한 작업을 하면 작업을 그르치기가 쉽기 때문이다. 2개월(8주) 준비작업도 2주씩 4단계에 걸쳐 진행되는데, 1단계와 2단계는 '기초체력'(퇴비 생산과 청소/세탁/요리)과 '협력'(효율적 일 배분 등)에 중점을 두고, 3단계(5주~6주 차)에 들어서야 도구와 기자재 사용법 및 관련 비용에 대해 배운다. 마지막 4단계는 함께 일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스템과 상담, 보고 등 의사소통을 이루기 위한 시스템에 관한 실습을 한다. 

▲ 아침에 어떻게 농사일을 설계할 것인가를 배우고 있다. ©FUV
▲ 아침에 어떻게 농사일을 설계할 것인가를 배우고 있다. ©FUV
▲ 농장 실습장에선 오전에 퇴비 만들기와 같은 힘쓰는 일을, 오후엔 섬세한 일을 배운다. ©FUV
▲ 농장 실습장에선 오전에 퇴비 만들기와 같은 힘쓰는 일을, 오후엔 섬세한 일을 배운다. ©FUV
▲ FUV 실습농장의 농산품-계란을 든 FUV 스태프 뒤쪽에 탁 트인 양계장이 보인다.©FUV
▲ FUV 실습농장의 농산품-계란을 든 FUV 스태프 뒤쪽에 탁 트인 양계장이 보인다.©FUV
▲ FUV실습농장은 모두 합해 약 1ha. 더운 여름을 견뎌야 제대로된 채소와 과일을 얻을 수 있다. 실습생 옷에 적힌 tempi(天日)는FUV의 베트남 브랜드 명이다. 안심할 수 있는 농업이 베트남과 일본 모두를 밝게 비춰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FUV
▲ FUV실습농장은 모두 합해 약 1ha. 더운 여름을 견뎌야 제대로된 채소와 과일을 얻을 수 있다. 실습생 옷에 적힌 tempi(天日)는FUV의 베트남 브랜드 명이다. 안심할 수 있는 농업이 베트남과 일본 모두를 밝게 비춰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 ©FUV
▲ FUV가 개발한 농산품들. 벌꿀, 계란, 후추, (맨아래 왼쪽부터)허브티, 모링가 차, 버터플라이 피 차 ©FUV
▲ FUV가 개발한 농산품들. 벌꿀, 계란, 후추, (맨아래 왼쪽부터)허브티, 모링가 차, 버터플라이 피 차 ©FUV

2천 제곱미터의 유기농 야채 밭과 1천 제곱미터의 과수와 양계장이 실습장의 전부이지만, 실습장은 예전에 비해 훨씬 깨끗해졌다. 일본행을 준비하는 실습생들이 예전엔 자재 창고 같은 곳에서 자거나, 식사도 인스턴트 국수 같은 것으로 때웠지만, 지금은 깔끔한 식당과 기숙사는 물론 주방과 샤워실 등도 갖췄다. 준비과정이 불안하면 미래를 향한 이들의 꿈도 흔들리기 십상이란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더 빠트릴 수 없는 것은 '일본어 습득'이다. 

에히메(愛媛) 아케하마(明浜) 지역의 무차차 농원 마을을 찾아갔을 때의 일이다. 농업 이주노동자(실습생)의 출신국을 살펴보았더니 베트남보다 필리핀이 더 많았다. 의아해서 그 이유를 물었더니, 문제는 '일본어'라는 답이 돌아왔다. 일본어가 안 될 때 그나마 의사소통이 가능한 영어로 대화를 하게 되는데, 베트남보다 필리핀 쪽이 영어로 의사소통하기 더 편하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일본어 의사소통이 중요한데, 2달 동안의 실습 과정에서 일본어 학습 목표는 N5 자격증 취득이다. 5단계 일본어 능력 시험의 제일 낮은 단계지만 사실 그마저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저녁 7시부터 취침할 때까지 일본어를 배우곤 있지만, 짧은 기간 동안 높은 성과를 내기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 베트남에서의 일본어 학습을 하고 있는 모습. 해외 농업기능실습생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언어학습이다.  ©muchachaen
▲ 베트남에서의 일본어 학습을 하고 있는 모습. 해외 농업기능실습생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언어학습이다. ©muchachaen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선 일본어보다 더 시급한 것들도 물론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빼놓을 수 없는 게 FUV 멤버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고향 집 방문'이다. 두 달 동안의 짧은 준비과정에서 다른 실무적인 부분들이야 이후 채워나가면 되는 것이지만, 가족들이 그를 일본에 보내는 목적과 귀국 후 가족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함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가 만만치 않을 수 있다. 신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도, 귀국 후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서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정이다. 

고향마을에서 생산해내는 주 농작물은 무엇인지, 돌아오면 함께 그 농작물을 생산할 건지, 가정형편은 어떠하며 도항비 마련은 어떻게 했는지 등등을 묻고 또 확인한다. 무차차 농원에서 실습 중인 사촌 형 때문에, 혹은 지난해 후추 농사가 붉은곰팡이병으로 전멸한 터라 가족 생계를 돕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베트남 중부 고원 지역의 소수민족 출신은 베트남어가 제2 언어이기 때문에 일본어 배우는데 어려움이 없다고도 하고, 또 고엽제 피해가 많은 지역 출신으로 형편이 어렵다 보니 가족 모두 외양간에서 지내왔는데, 자기 집 마련을 위해 농업이주 노동을 하러 가게 되었다는 청년도 있었다. 

대학을 갈까 일본으로 농업실습을 갈까 망설였다는 농업이주 준비생부터, 친척이 일본으로 떠날 도항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원했다는 준비생까지 저마다 사정은 다양했다. 이들은 후쿠오카(福岡), 시마네(島根), 가고시마(鹿児島), 고치(高知) 등에 마련된 유기농 현장에서 금의환향은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귀환을 꿈꾸며 현재 농업 기능실습생(이주노동자)으로 일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유기농 후추 농원을 꿈꾸다

베트남 다크라크 FUV에서 농업에 관한 사전 실습을 마친 기능실습생들을 일본 유기농 관련 농장에 배치하는 역할을 맡은 곳은 '서일본 유기농업 생산조합'이다. 서일본 FU(Farmers Union) 유관단체로, 농업 관련 기능실습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자체 정관을 고쳐 2018년에 설립된 회사이다. 나라(奈良)현에 본부가 있고, 무차차 농원이 있는 에히메(愛媛)현 지부는 무차차 농원 관련 마을 단체들이 한군데 모여 있는 '가리에 소(笑)학교'(폐교된 가리에 小학교에 들어선)에 위치해 있다. 

예비 농업 기능실습생들을 '서일본 유기농업 생산협동조합'에 보내는 일을 맡은 베트남 쪽 파트너는 HCT(Hoan Cau Training)다. 해외 기능실습생 파견과 관련해 워낙 많은 문제점들이 존재하고 있는 터라 가능하면 모든 과정들을 투명하게 처리하기 위해 최근에 새롭게 설립된 회사이다. 모집, 면접과 사전 트레이닝 과정은 물론, 일본 입국과 일본 유기농 현장 실습(이주 노동), 베트남 귀국과 귀국 이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HCT가 관리하고 있다. 하노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일반 송출기관에서 실무경험을 익힌 FUV 출신이 현재 대표를 맡고 있다. 

일본 유기농 현지 실습을 마친 이들의 귀국 후의 자립을 지원하는 일 역시 '서일본 유기농업 생산조합'의 일이다. 다크라크 성에 귀국한 이들이 귀국 후 전념하는 농산품은 후추다. FUV는 이들이 후추 재배 과정에 안착할 수 있도록 생산공정 관리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들이 후추 재배에 특히 공을 들이게 된 것은 이 지역이 세계 최대의 후추 산지이기 때문이다. 1970년 연간 500톤 정도 생산하던 것이 2000년엔 4만 톤, 2018년엔 21만 톤을 생산할 정도로 후추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현재 97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세계 후추 생산량의 40% 이상이 이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다.

FUV를 통해 2015년부터 일본 가고시마(鹿児島)현의 한 유기농장에서 기능실습을 마친 뒤 다크라크 반메토트로 돌아온 탄탄 씨 역시 후추 농장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부모님이 후추 농사를 짓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본에서의 기능실습 경험을 살려 FUV의 생산공정에 맞는 농사 틀로 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산관리는 FUV가 담당하고 있으며, 생산된 후추는 일본 생협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6천 제곱미터에 650그루의 후추나무에서 연간 약 2톤 정도를 수확하고 있는데, 농장이름은 대표 이름을 딴 '탄탄 후추농장'이다. 회사 소재지이자 세계 최대의 후추산지인 다크라크 반메토트 시를 중심으로 FUV가 30명 정도의 후추농가와 깊은 유대관계를 맺고 전 생산공정의 관리체계를 사전에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 '탄탄후추농원'을 설립한 귀환이주노동자 탄탄 씨와 부모님 ©muchachaen
▲ '탄탄후추농원'을 설립한 귀환이주노동자 탄탄 씨와 부모님 ©muchachaen

농촌과 어촌과 바다 건너 마을을 잇는 '순환 공생'

물론 농업 이주노동자를 매개로 한 '국경을 넘는 유기농 연대'가 생각처럼 쉽게 진행되는 건 아니다. 언어의 장벽도 있고, 농사일이란 게 한국이나 일본만의 기피 업종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없는 업종이다 보니, 귀환 농업 이주노동자를 제대로 키워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특히 휴대폰의 영향이 크다. 휴대폰의 정보력과 더 높은 임금을 추구하는 이주 노동의 속성을 능가할만한 메리트를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차차 농원은 '글로벌 유기(가족)농 연대'를 실현하기 위해 '근대'가 그어놓은 '국경'을 넘어 멋지게 '포스트 근대'를 열어젖히고 있다. 

이 대목에서 연재를 맺는말을 갈음해서 무차차 농원이 멋지게 넘어선 또 다른 근대의 경계를 하나 더 소개해야겠다. 농업과 어업, 곧 근대가 만들어낸 농촌·산촌과 어촌의 경계이다. 무차차 농원이 위치한 아케하마(明浜)지역은 급경사를 이루는 중산간 지역의 감귤 농원만 있는 게 아니다. 급경사는 곧바로 바다와 연결되는데, 그렇기에 이곳은 농촌과 어촌, 농민과 어민의 경계가 늘 애매한 반농반어의 지역이다. 근대는 이 둘을 구분지어 경계를 분명히 하려 했지만,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린 '지역 협동조합 무차차 농원'은 이 둘의 경계를 지워버렸다. '농사조합법인 무차차 농원'과 '바다의 생산자'를 함께 품어 안게 된 것이다. 이들은 이렇게 말한다. '숲은 바다의 연인'이라고. 숲이 농약으로 가득 차면 바다도 숨을 쉴 수 없기에,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밀감농원을 친환경 농원으로 만드는 것은, 곧 바다를 친환경 바다로 만드는 것이라고.  

▲ 숲은 바다의 연인. 친환경 농원이 깨끗한 미역을 만든다. 같은 마을 안에 공존하는 농촌과 어촌의 지역순환 공생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바다건너 마을과의 순환공생을 어찌 이룰 수 있겠는가. @muchachaen
▲ 숲은 바다의 연인. 친환경 농원이 깨끗한 미역을 만든다. 같은 마을 안에 공존하는 농촌과 어촌의 지역순환 공생도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바다건너 마을과의 순환공생을 어찌 이룰 수 있겠는가. @muchachaen
▲ 감귤 농원이 있는 숲이 건강해야 좋은 해산물을 얻을 수 있다. (왼쪽) 2주에 한 번씩 조개 청소를 한다. (오른쪽) 진주가 만들어진 조개 @muchachaen
▲ 감귤 농원이 있는 숲이 건강해야 좋은 해산물을 얻을 수 있다. (왼쪽) 2주에 한 번씩 조개 청소를 한다. (오른쪽) 진주가 만들어진 조개 @muchachaen

하여 이들이 시작한 사업은 미역과 진주 양식이다. 숲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에 서식하는 것이 조개와 미역인데, 농약으로 찌든 숲을 친환경으로 바꿔냈으니, 가까운 바닷가의 신선하고 오염되지 않은 어산물들은 모두 보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생선 양식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바다를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오염된 바다는 다시 숲을 오염시키고 오염된 숲은 다시 바다를 오염시킨다. 산과 바다와 농·산·어촌과 도시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순환 공생론'이 이들의 신념이다. 그렇기에 농원과 어장이 하나로 연결되고, 도시와 농어촌 산지와 바다 건너 또 다른 마을이 서로 연결된, 지속가능한 '순환 공생권'을 일궈내는데 이들은 지난 45년의 세월을 바친 것이다. 

▲ 베트남을 출발하기 직전의 농업기능실습생들 ©muchachaen
▲ 베트남을 출발하기 직전의 농업기능실습생들 ©muchachaen
▲ (왼쪽)다크라크의 후추 생산자들과 함께 한 FUV의 설립자 가타야마 모토오사(片山元治)대표(아랫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muchachaen (오른쪽)바다 너머 마을과의 연대를 기원하는 설립자이자 FUV 대표인 가타야마 씨의 메시지 ©FUV
▲ (왼쪽)다크라크의 후추 생산자들과 함께 한 FUV의 설립자 가타야마 모토오사(片山元治)대표(아랫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muchachaen (오른쪽)바다 너머 마을과의 연대를 기원하는 설립자이자 FUV 대표인 가타야마 씨의 메시지 ©FUV

그런 의미에서 '지역협동조합 무차차 농원'이 일궈낸 친환경 '커뮤니티 산지 직거래(産直)'모델은, 바다 건너 베트남 다크라크에 일궈낸 '파머즈 유니온 벤처(FUV)'모델과 함께, 완성된 형태의 지구촌 최초의 '순환 공생'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비로소 시작된 21세기 포스트 근대, 포스트 코로나 지구촌을 '순환 공생'의 세계로 안내할 이들 길잡이에 거는 기대가 특히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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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직 (구마모토 가쿠엔 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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