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노인 돌봄, 핵심은 '지역에서 협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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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노인 돌봄, 핵심은 '지역에서 협력하며'
  • 2020.05.09 23:37
  • by 정화령 기자

의료와 보건의 발달로 기대수명이 늘어난 건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맞물려 전례를 찾기 힘든 속도로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82.7세로, 전문가들은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국내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이 5년여밖에 남지 않았다고 전망한다. 가족구조의 변화와 함께 그간 가족 내 노인 돌봄을 주로 맡아온 중장년층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아지는 형태로 사회 구조도 변화했다. 이는 전통적인 효 사상에 기반한 가족 간 돌봄을 유지하기 어려워졌음을 시사한다. 이런 흐름에 맞추어 지금 시점에 ‘돌봄’이 가지는 의미와 방향은 무엇이며 그 안에서 사회적경제 영역에는 어떤 역할이 기대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 신생아에서 노인 돌봄까지 수행하는 사회적경제 조직

사회적기업 부산돌봄 사회서비스센터는 간병분야 자활사업을 시작으로 20년간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해왔다. 2001년 간병인 사업을 시작으로 2006년에는 저출산 해소를 위한 제도인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를 파견하는 사업을, 2008년에는 노인장기요양제도를 기반으로 재가요양사업을 추가했다. 부산돌봄 안혜경 센터장은 "많은 사업들이 개별적으로 진행 중인데, 돌봄에 대한 종합적인 니즈를 한 곳에서 해소할 수 있는 기관을 지향한다"라고 밝혔다. 사업영역에서 알 수 있듯 돌봄분야는 제도가 서비스를 이끌어가는 경향이 강하다. 서비스 이용 추이의 변화를 묻는 질문에, 출산율은 줄었지만 지원제도가 늘어나면서 이용자 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설명이다.

부산은 광역시 중 고령자 수가 가장 많고 증가 추세도 빠른 만큼 서비스 종류 또한 다양해지고 있다. 재가서비스와 주간보호센터뿐 아니라 요양원도 많이 개방되어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다. "돌봄분야에서 원래 하던 영역만 고수하기는 점점 어려울 것이다. 주간보호, 방문요양, 방문간호 등 여러 연계 서비스가 가능한 형태로 진행 중이다. 어르신들이 지역에서 편히 생활하실 수 있도록 지역의 자원들을 연계하는 것이 중요한데, 거기에 사회적경제가 가지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거주가 필요한 어르신이 계시면 주거나 위생에 전문성을 가진 사회적경제 조직과 협업하여 문제를 해결한다"며 앞으로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통합적인 돌봄이 가능할 것임을 전망했다.

ⓒ부산돌봄 홈페이지
ⓒ부산돌봄 홈페이지

 

■ 노인 돌봄 정책의 방향

문재인 정부의 2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모두가 누리는 포용적 복지국가 완성’을 위해 현재 지역사회 통합돌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시군구에서는 지역의 주요 복지관과 보건소 해당부서 및 행정에 커뮤니티 케어 전담조직을 두고 서로 협업하여 다각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지역에서 실효성 있는 돌봄이 가능하려면 사회적경제 조직 등 지역자원과 행정이 얼마나 협업하느냐가 핵심이다. 현장에서는 부서 간 칸막이를 없애고 통합돌봄에 적합한 체계 구축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서울시 돌봄 SOS센터를 통해 13개 자치구에서 '우리동네 나눔반장'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회적경제를 포함한 지역기반 조직들이 식사지원·이동지원·주거편의 등 일상영역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 서울시 전체로 확대될 이 사업 역시 복지분야 외에 다양한 정책과 협업하여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 가까운 일본은 효율을 앞세운 '복지 일원화'를 목표로

일본은 이미 94년에 고령사회, 200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돌봄과 관련하여 최근 추세로는 보육원 등 유아 시설과 노인 돌봄 시설이 하나로 합쳐진 '유로(幼老)복합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세대 간 교류를 통해 어르신들은 어린이와 함께하며 느끼는 즐거움과 역할 의식이 커지며 생기는 보람, 활력증진을 효과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어린이에게는 여러 세대와 접하면서 교육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육원, 유치원, 초등학생까지 대상으로 하는 어린이 시설과 데이서비스, 특별요양노인홈, 치매그룹홈, 고령자시설이 복합적으로 합쳐져 다양한 형태가 나타나며 개중에는 장애인 시설을 함께 운영하는 곳들도 있다.

일본 정부에서는 인구감소와 지역사회의 변화로 인해 사회보장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기 위해 '지역공생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방침을 세우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린이, 노인, 장애인 복지의 일원화를 목표로 하기에 유로복합시설도 그중 한 가지 시도로 보인다.

ⓒ사회복지법인 그린코프 홈페이지
ⓒ사회복지법인 그린코프 홈페이지

큐슈에 위치한 그린코프생협에서도 사회복지법인 그린코프를 통해 오히라키(おひらき)를 포함해 다수의 복합시설을 운영 중이다. 노인, 어린이, 장애인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다양한 연령의 어린이나 노인과 마주치며 배려심 있는 어린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한다는 목표를 강조하고 있다.


■ 사회적경제 영역은 '지역에서 협력하며'

지난 4월 24일 경기도 사회적경제 정책추진단에서 진행한 정책제안 온라인 토론회 중 두 번째 세션은 '사회적경제가 준비하는 고령사회'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발표자인 임종한 사회적경제 정책추진단 노인·돌봄·의료분과장은 "유례 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초고령사회에서 노인 빈곤가구는 OECD 평균의 6배에 이를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건강불평등 해소가 시급한 상황에서 도시 속 고립된 섬처럼 단절된 관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노인 통합돌봄 빌리지(新 카라박) ▲경기도 건강 취약계층 통합 건강관리사업 ▲사경센터 내에 사회서비스 전담팀 신설 ▲종합재가센터-사회적경제 협력 시범사업 ▲경기도 돌봄 협동조합 프랜차이즈라는 다섯까지 과제를 내놓았다.

먼저 의료와 돌봄을 통합해야 하는데 이는 협동조합에서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이므로 민관이 협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합서비스 구축을 위해 마을 주치의 센터를 두고 1차 의료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서비스를 한 기관에서 모두 수행하기 어려우므로, 방문진료·재활·영양·주거지원·이동지원·호스피스·장례지원 등 여러 분야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협력해야 함을 설명했다.

현재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안산 의료사협의 우세옥 부이사장은 라이프인과의 인터뷰에서 "노인 이용자 중심으로 의료와 복지영역을 진단해서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하고 있다. 다만 전체 컨트롤타워 역할을 공공에서 하고 있는데 시범사업별 담당 부서가 달라 민간이 주체적으로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며 지역 돌봄의 주체이자 민관 거버넌스 파트너로서 독립성 담보를 과제로 들었다. 

그리고 다른 사회적경제 조직을 인큐베이팅하는 경기쿱'으로도 지정되어 통합돌봄 분야 조직들의 성장을 돕고 있는데, 현장의 어려움을 묻자 "통합돌봄에서는 의료지원이 필수적인데 사회적경제에서 그 역할에 가장 적합한 것이 의료사협이다. 단순히 사업 간 연결하는 역할이 아니라 전반적인 지원이 가능하려면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통합돌봄지원센터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체적인 운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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