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패션으로 '미닝아웃'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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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 패션으로 '미닝아웃'하기
[사회적경제쨈있는인터뷰(20)]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g:ru) 이미영 대표... 패션이 만든 문제는 패션이 엣지있게 해결한다
  • 2018.01.29 09:50
  • by 송소연 기자

‘미닝아웃(Meaning out)’이 2018년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미닝아웃은 좀처럼 드어내지 않았던 자기만의 취향과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커밍아웃'하는 현상을 뜻하며 전통적인 불매운동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소비자 운동이다. 미닝아웃은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특히 패션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예를 들어 슬로건이 적힌 티셔츠로 사회문제를 알리고 천연소재, 재활용으로 환경을 보호하고 공정무역으로 생산자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지지할 수 있다. 윤리적 패션은 “덜 소비하고 더 가치 있게 자신이 존재하는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허브(이하 허브)’의 개소가 매우 뜻깊다. 허브는 작년 11월 서울 디지인 재단 5층에 자리를 잡고 친환경 소재, 폐기물 제로 디자인, 공정무역 등 윤리적 가치를 실현하는 패션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g:ru) 이미영 대표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누군가에게 ‘패션’은 로망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열악한 현실

 

 

Q 패션산업에 어떤 그늘이 있는가? 
옷은 사람의 손끝을 거쳐야 완성이 된다. 인건비가 대부분 옷의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에 많은 의류공장이 저개발국가로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저개발국가의 일자리가 생겼지만, 환경오염, 인권문제도 함께 발생했다. 의류공장이 있었던 지역은 공장이 떠나면서 점차 쇠락하게 되었다. 그리고 제조공동화 현상도 생겼다. 디자이너가 옷을 만들고자 할 때 소량 생산할 수 있는 공방이 사라져 의류공장이 있는 저개발국가에서 대량 생산만 가능한 상황이다. 패션이 풀어야 하는 문제다. 

Q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들이 있는가?
유럽의 ‘MADE-BY’는 패션, 소재 업체 제품의 제조 과정이 사회, 환경, 지속가능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윤리적 패션 기업을 인증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의 윤리적 패션포럼은 130개국 8천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온라인 플랫폼 ‘SOURCE’를 통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패션 관련 소싱, 생산 및 비즈니스를 손쉽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해준다. 미국의 ‘Manufacture NY’의 경우도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공급체인을 창출해 미국 패션 산업을 혁신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윤리적 패션이 생소하던 2012년부터 패션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패션 기업들이 모여 한국윤리적패션네트워크(KEFN, 이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네트워크는 윤리적 패션 포럼, 공동 전시 및 판매, 윤리적 패션 인증 가이드 개발 등 공동사업을 진행해왔다. 그 결실로 2016년 6월 인가를 받았고, 현재 네트워크가 허브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Q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허브’에서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작년 7월 입주 기업을 모집했고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를 포함해 총 9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독립된 사무공간과 회의실, 교육장 등 공동시설을 지원해 윤리적 패션의 공유·협업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다. ‘윤리적 패션’을 알리기 위해 11월 개소식을 시작으로 ‘위드어스 위드어스(with earth with us)’ 패션행사도 개최했다. 국내 최초로 윤리적 패션 편집숍 ‘SEF(Seoul Ethical Fashion)’을 오픈했고, 윤리적 패션쇼는 2회나 진행했다.

한국 봉제산업은 FTA 이후 생산기반 50%가 붕괴했다. 디자이너가 옷을 소량으로 만들기 어려운 현실이다. 입주 단체인 ‘오르그닷’도 패션산업의 그늘 중 ‘유통’문제에 문제의식을 많이 느껴 ‘디자이너스&메이커스(designers&makers)’라는 플랫폼을 통해 신진·영세디자이너가 손쉽게 봉제 장인을 만날 수 있도록 연결해왔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허브에 입주한 기관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교육·훈련 프로그램으로 브랜드와 디자이너 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고, 인큐베이팅을 통해 윤리적 패션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두타 4층 SEF(Seoul Ethical Fashion) 전경

Q SEF(Seoul Ethical Fashion)에서 대해 소개해 달라
‘지속 가능한 윤리적 패션 공동판매장’으로 두타몰 4층에 자리 잡고 있다. 윤리적 패션을 시민에게 알리고, 윤리적 패션 브랜드와 바이어·소비자를 연결하는 ‘쇼룸’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지속가능한 윤리적 패션허브’의 입주기업을 포함한 23개의 브랜드의 상품을 판매한다. 매월 20일 심사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입고시키고 있다. ▲친환경(친환경 소재 사용, 오염 최소화) ▲공공성(노동자가 존중되는 근로 환경, 지역 환원) ▲경제성(소비 축소, 노동자가 존중되는 근로 환경, 지역 환원) 등 40개 항목 중 6개 이상의 요건을 갖춘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SEF(Seoul Ethical Fashion)에서 만날 수 있는 윤리적 패션 브랜드

Q ‘지속가능 윤리적 패션허브’의 올해 중점 사업 무엇인가
다양한 주체들이 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거점이 될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윤리적 패션’과 ‘지속 가능한 윤리적 패션 허브’를 집중적이고 체계적으로 알리는 것이 큰 과제다. 또한 글로벌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해 하반기에 윤리적 패션의 글로벌 리더를 초청하는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Q 대표직을 맡고 있는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의 올해 계획은? 
우리의 소셜 미션은 공정무역이고, 사회적기업으로 10년간 운영해 왔다.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면서 제품군을 다양하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새롭게 선보인 ‘그루테라피’ 유기농 아르간 오일 화장품이 큰 인기를 얻었고 올해 네팔 치우리 버터 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작년 리빙브랜드 ‘꼬말핫(힌두어로 따뜻한 손길을 의미)’도 안정적으로 런칭했다.

매년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해 만들어가는 것은 매력 있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최근 ‘사리블랭크’가 큰 인기였는데 헌 사리(인도 여성들의 전통의상)를 리사이클링해 5겹을 손바느질해서 만든다. 단 하나밖에 없는 제품이다. 많은 물량을 가지고 오고 싶어도 생산량이 적다. 의미 있게 천천히 성장하는 것이 우리 정체성에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올해 슬로건은 “더욱 공정무역답게”다. 아시아 여성들이 자신의 전통방식을 지키고 한 땀 한 땀 정성 다해 만든 수공예가 우리의 차별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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