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분야 주목할만한 성과를 분석하다(4) 소셜벤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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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분야 주목할만한 성과를 분석하다(4) 소셜벤처
소셜벤처 분야 - 테스트웍스, 점프, 트리플래닛
  • 2020.03.18 11:53
  • by 정화령 기자

사회적경제분야의 주목할만한 성과에 대한 사례분석 세 번째 파트는 소셜벤처 영역이다. 사례로 선정된 테스트웍스, 점프, 트리플래닛은 설립 10년 미만의 비교적 젊은 사회적기업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대표성과 분석 리뷰를 마무리하며 그 의의에 대해 되짚어보고자 한다.


8. 테스트웍스

'직원, 고객,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회사'라는 미션을 가지고 2015년 설립한 테스트웍스는 발달장애인을 적극적으로 고용해 사회적·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대부분의 발달장애인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지 못해 부모에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특정 부분에 있어 집중력이 높고, 비장애인보다 반복작업에 대한 싫증을 적게 느낀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쉽게 지나치는 오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테스트웍스는 이러한 특징을 장점으로 살려 인공지능 관련 데이터셋 가공 업무에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 개발회사의 인공지능에 대용량의 데이터를 제공할 때 수십만 장의 도로사진과 동영상을 보면서 각종 항목을 구분한다. 그 자료를 가지고 행인과 신호등 및 노면의 종류 등의 세부사항을 일일이 구분한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그리고 휴대폰의 소프트웨어에 버그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1,000회를 반복적인 수작업으로 구동하는데, 이 경우에도 발달장애인들의 결과물이 비장애인보다 낮을 오차율을 달성한다. 

하지만 생활관리 능력이 비교적 부족하기에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생활지도 매뉴얼을 제작하고 발달장애인 사원의 부모 및 가족과 협력하여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결과, 발달장애인 사원들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다. 이 매뉴얼에는 회사에서 비장애인 사원들이 어떻게 소통하고 돌발행동 때는 어떤 방법으로 대응해야 하는지도 나와 있다.

 

▲ 테스트웍스 성과 그래프. ⓒ사회적경제 우수사례 성공요인분석 보고서
▲ 테스트웍스 성과 그래프. ⓒ사회적경제 우수사례 성공요인분석 보고서

이러한 노력을 통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지난 2년간 발달장애인 직원 퇴사율은 0%이며, 업무 숙련도와 지속성도 높아져 회사의 서비스 품질 역시 향상되었다. 그 결과 허니웰,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 클라이언트들의 만족도가 높아져 재무성과 역시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그리고 고용창출도 빠르게 늘고 있으며 전 직원의 50% 이상이 발달장애인을 비롯한 청각장애인, 경력단절여성, 장기실업자 등의 취약계층이다.

단순노무 일자리로 자립을 유도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높은 집중력과 반복작업에 능한 장점을 활용한 사회적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원두를 감별하는 직무를 개발한 ‘커피지아’나 창의적인 예술적 감성에 주목하여 디자이너로 키우는 ‘오티스타’, 먼지에 민감한 반도체기업을 위한 방진복 세탁 작업을 담당하는 SK하이닉스의 자회사 ‘행복모아’ 등이 그 사례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취약계층이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회사는 테스트웍스가 유일하다고 평가한다. 또한 앞으로 정부차원에서도 적극적인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직무개발이 필요한데, 테스트웍스 모델을 참고한 정책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9. 점프

누구나 차별 없이 배움의 기회를 누리고 성장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2011년 설립된 점프는 ▲공정한 교육기회 제공 ▲풍부한 경험의 장 제공 ▲긍정적인 변화 ▲다양한 가치의 중요성을 비전으로 가진다.

경제적 상황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아이들에게는 학원비를 지원해도 공교육보다 빠른 학원 진도를 따라가기가 어려우므로 1대1 또는 1대다 방식이 적합하다 판단했다. 일회성이 아니라 한 학기 이상 지속하도록 지역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제공하고 학습지원을 받는 모델을 만들어냈다.

그 성과로 6년간 ‘H-점프스쿨’을 통해 학습지도를 받은 2,225명의 청소년 중 73.5%가 성적 향상을 이루고, 78.4%는 정서적 안정이 확립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H-점프스쿨과 협력하는 전국의 지역아동센터 및 아동복지기관은 18억 원 이상의 강사 채용비를 절감하고, 대학생 교육봉사자를 파견받아 교육 인력 및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총 44개소의 지역 학습센터와 협력관계를 맺어왔으며 학습센터 담당자의 H-점프스쿨 추천도가 99.9%에 달할 만큼 그 만족도가 높다.
이만큼 사업이 안정화 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현대차그룹, 교육기관, 정부 및 지역자치단체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하는 다자간 협력 모델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 H점프스쿨. ⓒ점프
▲ H점프스쿨. ⓒ점프

 

점프의 이의헌 대표는 ▲공급자 중심의 봉사 프로그램 ▲건물과 컴퓨터 등 하드웨어를 중시하는 분위기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는 교육봉사 모델을 현재 교육지원 프로그램의 문제점으로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청소년뿐 아니라 강사로 참여한 592명의 대학생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소프트 스킬을 향상했다고 보고서는 분석한다. 그리고 사회인 멘토로 참여했던 현직자들이 내적성장을 할 기회를 마련했으며, 여러 학생과의 멘토링을 통해 삶에 대한 동기부여를 가지게 하는 등 참여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다.
점프 사례를 통해 정부기관, 기업, 비영리조직이 함께 협업하여 만들어낸 선순환구조는 일방적 지식기부로 수행되던 기존의 하향식 방법들보다 더욱 효율적이고 강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리고 소득 불균형이 교육 불평등을 초래하는 사회에서 소득에 상관없이 양질의 교육을 모두에게 제공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10. 트리플래닛

기후변화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해결이 필요한 시급한 문제로 다가왔다. 트리플래닛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되었으며 지금까지 나무를 심고 숲을 만드는 솔루션을 제시해 왔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무를 심는 데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 이를 확산하는 것’을 사회적미션으로 삼고 있는데 ▲모바일 게임앱을 통한 나무 심기 ▲연예인의 팬클럽과 함께 하는 스타숲 만들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반려나무 입양 프로젝트 ▲B2B 기반의 커피나무 농장 조성 등 다양한 형태의 솔루션을 시도해왔다.

▲ 모바일 게임앱 화면. ⓒ트리플래닛
▲ 모바일 게임앱 화면. ⓒ트리플래닛

그 결과로 모바일 게임앱이 글로벌 소셜벤처 경진대회에서 수상하고, 스타숲 조성의 일환인 sTREEt 캠페인은 2013년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상 본상을 수상하는 등 주목할만한 성과도 보였다. 10년간 다양한 사업모델을 개발하면서 ‘재미있는 방식으로 나무를 심는다’는 본질은 놓치지 않았다.
다양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도 성공했다. 초기 게임 기반 솔루션을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한화, 네이버, 페이스북 등 기업과 NGO, 정부기관 및 UN, UNCCD 등 국제기구까지 함께 협력했다. 최근에는 KOICA와 함께 네팔 커피나무 농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국내 커피브랜드인 테라로사와 콜라보하여 스페셜티 커피를 출시했고, 전국의 위워크(WeWork) 오피스에 고품질의 커피를 납품하는 안정적인 B2B 모델을 구축하기도 했다.

▲ 세월호 기억의 숲. ⓒ트리플래닛
▲ 세월호 기억의 숲. ⓒ트리플래닛

 

2019년 10월 기준 전 세계 13개국에 262개의 숲을 조성하면서 86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왔다. 2016년 6억 8,000만 원에서 2017년 8억 3,000만 원, 2018년 16억 원으로 성장하는 매출액 또한 주목할만하다. 보고서에서는 무엇보다 새로운 솔루션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실험하는 혁신성을 높이 평가한다.

앞으로 정부에서는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녹색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려는 시점이다. 환경분야 사회적기업들에게는 큰 기회이므로 트리플래닛과 같은 혁신적인 모델이 더 나올 수 있도록 공공-민간부문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사회적기업진흥원의 보고서를 통해 사회적경제분야에서 주목할만한 10곳을 소개했다. 저자는 대표사례를 유형별로 선정하고 성과의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사회적경제섹터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하기 위함을 연구목적으로 두고 있다. 연구책임자 장종익 교수(한신대학교)는 향후 “이 보고서에서는 다루지 못한 주택과 문화, 프리랜서, 소상공인, 농촌, 중간지원조직 및 지역주민지원조직 등을 분석할 계획에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 전문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홈페이지 내 알림마당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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